[무안 제주항공 참사]
제주항공 B737-8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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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항공은 아니지만 같은 기종이라 취소할까 고민돼요"
무안 제주항공 참사로 저비용항공사(LCC)를 향한 두려움이 '포비아(공포증)' 수준으로까지 커지고 있다. 이에 LCC 업계에선 코로나 엔데믹 이후 되살아나던 여행수요가 다시 쪼그라드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1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발생한 제주항공 7C 2216편 사고 이후 제주항공을 비롯한 주요 LCC들의 예약 취소가 잇따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제주항공의 경우 사고 발생 하루 만에 7만건에 달하는 항공권 취소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번에 사고가 난 기종인 보잉사의 B737-800을 주로 LCC에서 사용하고 있다는 점이 알려지면서 불안감은 더 커지고 있다. B737-800은 크기가 작은 협동체(통로가 하나 기재)로 중·단거리를 운항하기에 적합한 기재다. 한국에만 101대가 있는데, 국내에서 해당 기종을 쓰는 항공사는 화물기를 포함 △제주항공 39대 △티웨이항공 27대 △진에어 19대 △이스타항공 10대 △에어인천 4대 △대한항공 2대다.
LCC 업계에서는 이번 사고로 코로나 엔데믹 이후 회복세를 보이던 여행객이 다시 감소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단기적으로는 제주항공의 수요를 가져올 수 있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여행 자체가 줄어들 수 있어서다. 2019년 2664만366명이었던 LCC 여객수는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인 2020년 355만642명, 2021년 20만7377명으로 급감했다가 2022년 451만2237명, 2023년 2419만4155명 등으로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되찾아왔다. 하지만 고환율·고물가 상황에서 LCC 포비아까지 더해질 경우 여행 수요 위축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실제 이미 각종 여행 관련 사이트에서는 제주항공뿐만 아니라 다른 LCC의 항공권 취소글이 올라오고 있다. 한 승객은 "10년 만에 고민 끝에 가족 3명이 여행을 가려고 하는데 취소해야 하나 고민된다"며 "제주항공이 아닌 A사이긴 한데 같은 기종이라 근심 걱정"이라고 했다. 또 다른 승객도 "6남매 부부와 자녀까지 총 15명 여행이었는데 사고로 충격을 받아 전부 취소했다"며 "그냥 무시하고 간다고 여행다운 여행을 할 수 있을 것 같지 않았다"고 적었다.
정부도 이 같은 국민적인 불안감 해소를 위해 B737-800 항공기를 보유한 6개 항공사를 대상으로 특별 안전 점검을 실시하는 등 대책에 나서고 있다. 오는 3일까지 조종사 교육과 훈련 실태 등 항공기 운영체계에 대한 특별점검도 진행할 계획이다.
일각에서는 LCC를 향한 막연한 두려움은 지양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LCC가 국내에 도입된 2005년 이후 LCC가 운영 중인 항공기에서 발생한 인명사고는 이번이 처음이었기 때문이다. 사고 원인으로 지목된 '버드스트라이크'와 무안국제공항 '로컬라이저' 등을 제주항공의 문제로만 볼 수 없다는 의미다.
LCC 업계 한 관계자는 "지금까지 국내 항공기 주요 사고는 대부분 FSC에서 발생했고 이번 사고는 LCC가 도입된 지 19년 만에 처음 발생한 인명 피해였다"며 "LCC가 더 위험하다는 이야기는 '새떼가 FSC만 피해 간다'는 식의 근거 없는 얘기"라고 말했다.
임찬영 기자 chan02@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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