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마지막 날…슬픔과 탄식 교차한 무안공항
영문 모르는 꼬마아기, 임시텐트 사이 뛰어 놀기도
지난 31일 무안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희생자 유족들은 2024년 마지막 날을 슬픔과 탄식 속에서 보냈다. [무안=이용경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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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무안)=이용경·김도윤 기자] 무안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희생자 유족들은 2024년 마지막 날을 슬픔과 탄식 속에서 보냈다.
유족들은 무안공항에 마련된 임시 텐트 안에서 남은 가족들과 부둥켜안고 울었다. 이틀 밤을 지새운 이들의 얼굴에는 눈물자욱이 선명했고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 그렇게 유족들의 시간은 여전히 2024년 12월 29일 그때에 멈춰 있었다.
사고 발생 사흘째인 지난 31일 오후 한때는 희생자들의 친척과 직장 동료 등이 다수 방문하며 공항 대합실과 임시 텐트 부근이 사람들로 북적이기도 했다. 이들은 슬픔에 잠긴 유족들을 위로하며 함께 서로의 손을 단단히 붙잡았다.
31일 희생자 유족들이 무안국제공항 2층 1번 게이트 앞에서 사망한 가족의 시신을 확인하러 가기 위한 셔틀버스를 기다리며 명단을 작성하고 있다. [무안=이용경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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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족들은 이날도 사망자 시신 확인 및 인도 절차가 지연되는 데 대해 여전히 답답함을 호소했다. 공항 2층 탑승자 가족 지원상담 부스에서는 “사망자 신원 확인 진행 상황을 바로바로 알 수 있도록 조치해 달라”는 유족들의 애타는 요청이 쇄도했다.
일부 유족들은 격앙된 감정을 표출하기도 했다. 하지만 누구도 이들을 말리지 못했다. 무안공항에 있던 사람들은 전부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 누구도 유족들의 참담한 심정을 가늠조차 할 수 없으리라는 것을 말이다.
공항 한켠에서는 유족들을 위해 무안공항에 온 자원봉사자들의 구호 활동이 계속됐다. 프로보노국제협력재단 소속 김예진(24) 씨는 “커피 한잔, 음료 한잔이 별것 아닐 수 있지만, 조금이라도 유족분들에게 마음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31일 공항 2층 탑승자 가족 지원상담 부스에 모인 유족들이 사망자 시신 확인 및 인도 절차가 지연되는 데 대해 답답함을 토로하고 있다. [무안=이용경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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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추모를 위해 무안공항을 찾은 송기춘 10·29 이태원참사 특별조사위원회 위원장은 기자와 만나 “그동안 세월호나 이태원 참사 때도 시신이 적절하게 예우를 받는가 하는 부분 등에 대해 문제 제기가 많았는데, 이번에도 그런 부분에서 유족분들이 아쉬움을 느끼고 계신 것 같다”며 “유족분들이 납득할 수 있는 방식으로 사고 원인에 대한 조사 결과가 나오고, 조속히 수습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날부터는 공항 1층에도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 희생자 합동분향소’가 마련돼 헌화와 추모를 하는 발걸음이 이어졌다.
지난 29일 태국 방콕발 제주항공 여객기 7C2216편이 랜딩기어(비행기 바퀴)가 펼쳐지지 않은 상태에서 무안국제공항 활주로에 착륙을 시도하다 공항 시설물과 충돌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꼬리날개 부분을 제외한 기체 대부분이 화염에 휩싸였고, 탑승자 181명 중 179명이 사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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