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력 회복에 도움되시길... 계속 곁에서 슬픔 함께 할 것”
새해 첫날인 1일 전남 무안군 무안국제공항에서 넷플릭스 요리 프로그램 '흑백요리사'의 안유성 셰프(왼쪽)가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유가족들을 위해 음식봉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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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안공항참사 현장을 찾아 유가족에게 김밥 200줄을 제공했던 명장 안유성 셰프가 새해 첫날, 유가족들을 위해 전복죽을 준비했다.
안 셰프는 1일 오전 11시45분쯤 무안공항에서 전복죽 1000인분, 김밥 200인분, 샌드위치 200인분을 준비해 유가족에 제공했다고 밝혔다. 안 셰프는 대한민국 제16대 조리명장으로 광주광역시 서구에서 일식집을 운영하고 있다.
당초 떡국을 준비할 예정이었으나 유가족들의 상황을 고려해 메뉴를 변경했다고 한다. 그는 SBS 라디오 프로그램을 통해 “새해 첫날 떡국도 의미가 있겠지만 유가족들은 지금 현실적으로 너무 지쳐 계시고 힘들어하신다”며 “음식 하나 목으로 넘기기 힘든 상황이라 조금이나마 기력 회복에 도움이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전복죽을 준비했다”고 했다.
이번 봉사에는 ‘흑백요리사’ 프로그램에 함께 출연했던 최지형 셰프, 방기수 셰프를 비롯해 여러 요리사들이 가게 문을 닫고 동참했다. 안 셰프는 “요리하는 셰프들의 기본 마음은 나눔”이라며 “저희가 음식 봉사 하는 소식을 듣고 너도나도 할 것 없이 (봉사하러) 내려오고 계신다”고 전했다.
지역민인 안 셰프는 사고 발생 직후인 지난달 30일에도 김밥 200줄을 준비해 현장을 찾았다. 그는 “사고 소식에 먹먹하고 답답한 마음에 일이 손에 잡히지 않았다”며 “공항 상황이 어떤지 제가 도울 일이 무엇인지도 잘 모르지만 일단 가보자는 마음으로 김밥을 얼른 말아서 준비해왔다”고 회상했다. 그는 “희생자 중에는 지역민들과 단골 고객, 함께 방송했던 PD도 있었다”며 “한 다리 건너면 아는 분들이어서 더욱 가슴 아프다”고 했다.
안 셰프는 유가족이 공항에 머무는 동안 계속 음식 봉사를 할 계획이다. 그는 “샌드위치 등 기력 회복에 도움이 되는 음식을 계속 찾아보겠다”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음식을 찾으며 계속 곁에 있으려 한다”고 했다. 그는 “(유가족이) 지쳐 계신 와중에도 김밥 한 점을 드시면서 ‘맛있네요’라고 힘없이 말씀해 주시는 모습에 많이 뭉클했다”며 “음식 만드는 재주밖에 없어서 이 재능이라도 기부하면서 곁에서 슬픔을 함께하고 싶다고 마음 먹었다”고 했다.
그는 또 “큰 사고를 견디기 힘든 분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주위의 따뜻한 격려와 지속적인 애정으로 버틸 수 있었다고 한다”며 “국민들의 지속적인 관심과 애정이 절실히 필요한 때”라고 강조했다.
[이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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