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권 2명 제외 전원 지방권서
약대 50명·치대 23명도 정시로
2025학년도 대입 정시모집 원서 접수를 하루 앞둔 지난달 30일 서울시내 한 의과대학 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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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수시모집에서 정원을 채우지 못해 정시에서 다시 신입생을 선발하는 의대가 늘었다. 100명이 넘는 의대 정원이 정시로 넘어오며 사실상 의대 1개가 추가된 수준의 증원 효과를 낼 전망이다. 교육계에서는 올해 급격히 늘어난 의대 증원의 여파가 수험생의 입시 전략에도 영향을 미쳤다는 의견이 나온다. 수시모집을 끝내지 못한 이월 인원의 98%는 증원의 80%를 배정받았던 지방권 의대에서 발생했다.
1일 종로학원이 전국 의약학계열 대학을 분석한 결과, 총 55개 대학(의대 25개·한의대 10개·치대 8개·약대 12개)에서 발생한 정시 이월 인원은 총 198명에 달했다.
의대만 보면 교육부 집계 기준 전국 39개 의과대학에서 특별전형까지 모두 합쳐 105명의 정시 이월 인원이 생겼다. 전년보다 62명 늘어난 숫자다. 올해 확정된 각 의대 정원이 70~163명인 것을 고려하면 사실상 정시 모집에서 1개 대학이 추가된 수준이다. 한의대도 이월 인원이 20명으로 전년보다 두 배 늘었다. 치대와 약대는 23명, 50명으로 각각 1명, 2명씩 줄었다.
의대 25곳에서 1명 이상의 정시 이월 인원이 발생했다. 다만 서울권 의대 대부분은 미등록 충원 과정을 통해 정원을 채우는 데 성공했다. 서울대 의대는 최초합격자 전원이 진학을 선택했다. 고려대와 경희대에서만 각 1명을 정시에서 추가로 모집할 예정이다.
이월된 인원 대부분은 지방권 의대에서 나왔다. 대구가톨릭대 17명, 충남대와 건국대 글로컬 각 11명, 부산대 10명, 고신대 8명, 전북대 7명 등 순이다. 인원으로 보면 98.1%, 대학 수로는 92%가 지방이다.
한 명의 학생이 여러 대학에 원서를 넣는 입시 시장에서 중복합격 시 '입결'이 높은 쪽으로 진학을 선택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서울권 의대와 지방 의대에 동시에 합격한 학생들이 대거 지방을 이탈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올해는 지방 의대에 늘어난 정원의 80%가 배정되며 '안전지원'으로 원서를 넣는 최상위권 학생이 늘었다는 예측이다.
반면 서울대·연세대·고려대 등 3개 상위 대학의 자연계열 정시 이월은 전년보다 크게 줄었다. 종로학원 분석에 따르면 'SKY' 대학의 자연계열 이월은 전년보다 61명(32.3%) 줄어든 128명으로 나타났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의대 원서를 쓸 상위권은 1장이라도 더 의대를 썼고 내신 최상위권 학생들이 이공계보다 집중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의료계는 이월된 인원을 정시 모집에서 뽑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나아가 정시 모집을 중단하고 현 상태에서 의대 모집을 중지해 정원을 조정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이월 인원이 1년 새 3배 늘어난 것이 사실상 입시 시장에서도 늘어난 정원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한다는 입장이다. 수시모집을 통해 선발하는 의대 신입생은 3118명으로 이월 인원 100명 정도를 제외하면 예년 선발과 비슷한 규모다. 현 상태로 모집을 중단할 경우 증원을 백지화하는 것과 비슷한 효과를 낼 수 있는 상태다.
특히 남은 정시 모집에서도 최상위권 모집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지역인재' 전형을 확대한 학교가 17개교 364명(19%)에 이르며 지원자 풀이 좁아져서다. 지역인재 전형은 고교 3년을 대학 소재지에서 모두 다녀야 지원할 수 있다. 이미 최상위권 학생들의 서울행이 수시모집에서 결정된 만큼 정시 모집에서 합격선이 크게 낮아질 가능성도 높다.
chlee1@fnnews.com 이창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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