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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5 (일)

아슬아슬 정국혼란, 줄타는 한국경제…새해에도 조마조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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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수출, 작년 역대 최대실적 6838억불…반도체 44% 증가

지난해 한국 수출이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반도체 수출이 역대 최대를 기록하면서 전체 수출 중 20% 이상 차지했다. 지난해 12월 수출도 6.6% 증가하며 15개월 연속 플러스를 이어갔다.

1일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2024년 12월 및 연간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수출은 전년 대비 8.2% 증가한 6838억달러로 집계됐다.

수입은 국제유가 등 에너지 가격 안정화로 에너지 수입이 줄면서 전년 대비 1.6% 감소한 6426억7000만달러를 기록했다. 무역수지는 518억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연간 수출은 기존 역대 최대 실적인 2022년 6836억달러을 뛰어넘었다. 일평균 수출(25억3000만달러)도 기존 역대 최대치(25억1000만달러)를 넘어섰다.

15대 주력 수출품목 중 총 반도체, 자동차 등 8개 품목 수출이 증가했다. 반도체 수출은 전년보다 43.9% 증가한 1419억달러로 기존 최대실적인 2022년 1292억 달러를 경신했다. 지난해 4분기 들어 범용 메모리 가격 하락에도 DDR5·고대역폭 메모리(HBM) 등 고부가 품목을 중심으로 수출이 확대되면서 연말로 갈수록 우상향했다는 분석이다.

자동차는 하반기 주요 완성차·부품업계 파업 등에 따른 일부 생산차질 영향으로 전년 대비 0.1% 감소한 708억 달러를 기록했지만 2년 연속 700억달러를 돌파했다. 선박은 2021년 높은 선가로 수주한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대형 컨테이너선 등 고부가 선박이 본격 수출되면서 18% 증가한 256억 달러를 기록했다.

석유화학은 하반기 유가 하락으로 수출단가가 하락했지만 수출물량이 확대되면서 5% 증가한 480억달러로 집계됐다.

이외에 디스플레이(0.9%), 무선통신기기(11.2%), 바이오헬스(13.1%), 컴퓨터(76.7%) 등의 수출도 증가했다. 이차전지(-16.5%), 철강(-5.4%), 일반기계(-4.1%), 섬유(-4.0%), 석유제품(-3.3%) 등 품목 수출은 하락했다.

15대 주력 품목이 아닌 품목 중에선 농수산식품(117억달러)과 화장품(102억달러) 수출액이 처음으로 100억달러를 돌파해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전 세계적으로 K-푸드, K-뷰티 선호가 확산된 영향이다.

주요 9대 수출시장 중 미국·중국·아세안 등 7개 지역 수출이 증가했다. 대(對)미 수출은 10.5% 증가한 1278억 달러, 대중 수출은 6.6% 증가한 1330억 달러로 집계됐다. 특히 대미 수출은 미국 빅테크 기업의 데이터센터 투자와 연계된 반도체 수출 증가 등으로 7년 연속 역대 최대실적을 경신했다.

지난해 12월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6.6% 증가한 613억8000만달러, 같은 기간 수입은 3.3% 증가한 548억9000만달러다. 수출이 15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가면서 무역수지는 64억9000만달러 흑자로 19개월 연속 흑자를 지속했다. 특히 지난해 12월 반도체 수출은 전년 동기보다 31.5% 증가한 145억달러로 월간 기준 역대 최고치를 찍었다.

안덕근 산업부 장관은 "미국 신정부 출범에 따른 대외 불확실성에 대해 부정적 영향은 최소화하고 새 기회 요인은 최대한 활용해 우리 경제와 기업들을 전방위적으로 뒷받침하겠다"고 말했다.

머니투데이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025년 을사년 새해 첫날인 1일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을 찾아 현충탑 참배 뒤 이동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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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내수부진 지속 우려…올 1%대 성장 전망 암울

12·3 비상계엄 사태와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로 촉발된 정치적 불확실성 해소를 위한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정치적 판단'에도 새해 국내 경제에 대한 우려는 여전하다. 최 권한대행의 헌법재판관 2명 임명에 여당과 대통령실이 반발하는 등 정치적 혼란이 저성장을 탈출하기 위한 위기 대응에 발목을 잡고 있어서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주요 IB(투자은행)들은 한국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하고 있다.

실제 골드만삭스와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는 올해 한국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2%에서 1.8%로 낮춰 잡았다. UBS는 2.1%에서 1.9%로, 노무라는 1.9%에서 1.7%로, JP모건은 1.8%에서 1.7% 등으로 한국 경제에 대한 기대치를 낮췄다.

문제는 지난달 발생한 12·3 비상계엄 사태 및 탄핵 정국 여파가 본격화하며 이보다 실제 성장률이 더 떨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정부 역시 올해 우리나라가 잠재성장률(2%)에 못미치는 1%대 성장에 그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

한국 경제에 대한 비관적 전망이 커지는 건 정치적 불확실성 확대 국면이 최소 몇 달 간 이어질 수 있단 우려 때문이다.

당장 여당 지도부는 전날 최 권한대행의 헌법재판관 후보자 3명 중 2명(여야 추천 각 1명) 임명을 두고 '독단적 결정'이라고 연일 비판하고 있다. 또 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을 비롯한 대통령실 수석비서관급 이상 참모 전원이 최 권한대행에 재차 사의를 표하기도 했다. 일부 국무위원은 전날 국무회의에서 헌법재판관 임명에 반대한 것으로도 전해진다.

그나마 탄핵을 남발하던 더불어민주당이 나머지 헌법재판관 후보자 1명에 대한 임명을 계속 주장하면서도 추가적인 최 권한대행 탄핵엔 '자제' 입장을 밝힌 게 국내 경제에 몇 안되는 호재로 꼽힐 정도다.

무엇보다 최 권한대행이 '1인 다(多)역'을 맡아야 하는 탓에 경제 리더십 공백 우려가 크다. 실제 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 대응 과정에서 새해 경제정책방향 일정이 연기됐고 거시경제금융현안간담회(F4회의)가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주재로 열리기도 했다.

아울러 오는 20일(현지시간) 재취임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쏟아낼 각종 경제통상 정책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미국 신행정부와의 통상외교 리더십이 부재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한국 경제 버팀목인 수출이 흔들릴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실제 한은은 올해 재화 수출 증가율이 지난해 6.3%에서 올해 1.5%로 낮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수출 증가세 둔화에 따라 경상수지 흑자 규모도 줄어든 것이란 관측이다. 한은은 경상수지 흑자 추정치가 지난해 900억달러에서 올해 800억달러로 줄어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내수도 문제다. 더디지만 회복 조짐을 보이던 소비 위축 우려가 높아지고 있고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소비심리가 코로나19(COVID-19)가 확산하던 2020년 3월 이후 최대폭 떨어진 상태다. 이에 더해 '무안 제주항공 참사'로 추가적인 소비심비 위축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당장 유통가에선 국가애도기간에 맞춰 각종 마케팅 행사를 취소·축소하고 있다.

최 권한대행은 전날 국무회의에서 "지난 24일 글로벌 신용평가사 피치(Fitch)는 분열 장기화에 따라 재정건전성이 악화될 경우 신용등급 하락을 경고했다"며 "부디 헌법재판관 임명을 계기로 정치적 불확실성을 털고 2025년 새해에 사고 수습과 민생 안정을 위해 여야정이 함께 힘을 모아 앞으로 나아가길 간절히 호소드린다"고 밝혔다.

세종=최민경 기자 eyes00@mt.co.kr 세종=박광범 기자 socool@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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