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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4 (토)

‘갤럭시S25’ 출시 앞두고 ‘갤럭시S24’ 재고떨이… 온·오프라인 성지서 ‘차비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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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비즈

그래픽=정서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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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럭시S25′ 언팩(출시) 행사가 3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일부 이동통신 대리점(일명 성지)들이 ‘갤럭시S24′에 대한 불법 보조금(공시지원금 상한선을 넘은 보조금)을 살포하고 있다. 신제품인 갤럭시S25 판매에 집중하기 위해 구형 모델인 갤럭시S24에 대한 재고를 미리 소진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특정 지역의 대리점에서 갤럭시S24를 구매하면 최대 120만원 이상의 불법 보조금을 받을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 마포구, 동작구, 영등포구 등 온·오프라인 성지를 중심으로 출고가가 115만5000원인 갤럭시S24가 최대 할인가 마이너스(-) 68만원에 판매되고 있다. 마포구에서 월 요금이 10만9000원인 SK텔레콤 ‘5GX프리미엄’ 요금제를 6개월간 이용하는 조건으로 신용카드 개통, 컬러링 등 부가서비스에 가입한 뒤 갤럭시S24를 번호이동·기기변경 형태로 구매하면, 현금으로 68만원을 돌려받을 수 있다는 의미다.

현재 갤럭시S24에 지급되는 지원금은 최대 53만원이고 추가지원금(공시지원금의 15%)은 7만9500원이다. 성지가 갤럭시S24에 최대 122만5500원(출고가에서 공시+추가지원금을 뺀 54만5500원과 성지에서 받는 현금 68만원의 합) 수준의 불법 보조금을 책정해, 차비폰이 된 것이다. 차비폰은 돈을 받으며 구매하는, 차비 명목으로 돈을 얹어주는 휴대폰을 의미하는 업계 은어다.

최상위 모델인 갤럭시S24 울트라도 일부 성지에서 -22만원에 판매되고 있다. 현재 갤럭시S24 울트라에 대한 공시지원금과 추가지원금 합계가 60만500원이고, 출고가가 169만8400원인 것을 고려할 때, 갤럭시S24 울트라에도 120만원 이상의 불법 보조금이 지급되는 셈이다. 대다수 온라인 성지에서도 갤럭시S24가 공짜폰으로 판매되고 있다. 통신 3사가 판매하는 10만원대 5G(5세대 이동통신) 고가 요금제를 쓰는 조건으로 최대 공시지원금과 추가지원금의 합계인 60만500원에 불법 보조금 54만5000원을 추가로 지원해 공짜폰이 된 것이다.

온·오프라인 성지에서 고액의 불법 보조금까지 감수하면서 출혈 경쟁에 나서는 이유는 플래그십 스마트폰 신제품이 나올 때, 번호이동과 기기변경 가입 수요가 크게 늘기 때문이다.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에 따르면 지난해 7월 갤럭시Z플립·폴드6가 출시된 이후 통신 3사(SK텔레콤, KT, LG유플러스)의 총 번호이동 건수는 37만9823건을 기록했다. 전월(33만9553건) 대비 11.6% 이상 증가한 수치다.

불법 보조금은 통신 3사와 휴대폰 제조사가 성지에 지급하는 판매 장려금에서 나온다. 성지에서 휴대폰 1대를 판매할 때마다 최대 80만원 이상의 판매 장려금을 받는 것으로 업계는 추정하고 있다. 사실상 판매 장려금 전액을 불법 지원금으로 재활용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이동통신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단통법) 폐지안이 통과된 이후 불법 보조금에 대한 단속도 약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단통법 폐지안이 올해 7월부터 시작되면 통신 3사가 지급할 수 있는 지원금에 대한 상한이 없어진다. 통상 방송통신위원회는 주요 플래그십 스마트폰 출시 전후로 불법 보조금에 대한 단속을 진행하고, 소비자 주의보를 발령해 왔다. 방통위는 지난 9월 아이폰16 출시 직전에도 큰 폭의 할인을 내걸고 선택약정 할인, 신용카드 제휴 할인 등을 유도하는 스마트폰 판매 행위에 대한 주의보를 내린 바 있다.

안정상 중앙대 커뮤니케이션대학원 겸임교수는 “단통법 폐지안이 통과된 만큼 방통위에서 불법 보조금 단속에 인력을 쓰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며 “정부의 단속이 느슨해진 틈을 타 대리점들이 재고 소진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김민국 기자(mansay@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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