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안은나 기자 = 조한창 헌법재판소 재판관 후보자가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출석해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4.12.24/사진=뉴스1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조한창(59·사법연수원 18기) 신임헌법재판관이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헌법재판관이 되면 제일 먼저 헌법재판소 경내의 백송 앞에서 재판관으로서 '정의'와 '공정'을 준수하겠다는 다짐을 하겠다고 했다"며 "헌법재판관의 소명과 책무라는 각오로 앞으로 6년 동안 혼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2일 밝혔다.
조 재판관은 이날 오전 10시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강당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어 "헌법적 가치를 수호하고 국민의 기본권을 보장하며 우리 사회가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고 사회적 공감대를 끌어내는 것이 바로 헌법재판소가 해야 할 일"고 밝혔다.
조 재판관은 "국가적으로 엄중하고 비통한 시기다. 무안국제공항 사고 희생자분들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분들께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라며 취임사를 시작했다.
조 재판관은 "영광스러운 자리이지만, 그보다는 대한민국의 현 상황에서 헌법재판소에 대한 국민들의 시대적 요구와 헌법적 가치에 따르는 책임감과 사명감으로 마음이 무겁고 두렵기까지 하다"고 밝혔다.
또 "인간으로서의 천부적 권리를 확인하고 이를 부당한 권력으로부터 보호하는 과정에서 '헌법'이 탄생하고 발전해왔기 때문에, 저는 우리 대한민국의 헌법이 추구하는 헌법적 가치 역시 기본적으로 권력의 자의적 지배를 배격하는 법치주의를 통해 국민의 기본적 권리를 보장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조 재판관은 "우리 헌법재판소는 1988년 설립된 이래 민주주의와 법치주의를 근간으로 하여 실질적 자유와 평등을 실현하기 위한 많은 노력을 통하여 헌법적 가치를 수호해 왔다"며 "그 결과 헌법재판소는 국민의 기본권을 보장하고 헌법질서를 수호하는 최후의 보루로서 국민들로부터 많은 신뢰와 사랑을 받는 기관으로 우뚝 섰다"고도 말했다.
또 "사회가 고도로 분화되고 발전하면서 다양한 가치관의 충돌과 갈등이 나타나고 있고, 이로 인해 국민들의 기본권 침해 역시 새로운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며 "지역·성별·세대 간 갈등뿐만 아니라 극심한 정치적·이념적 대립, 저출생과 고령화 문제, 기후 위기 등으로 인한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가 침해되는 일들이 빈번해지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헌법재판소 역시 새로운 유형의 복잡한 사건들로 인한 심리지연이나 정치적 영역에서 해결되어야 할 다수의 문제가 민주적 정당성을 지닌 기관들의 합의를 통하여 해결되지 못한 채 사건화되는 정치의 사법화 현상 등으로 어려운 일들이 많이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가 보장되어야 한다는 것이 무엇인지,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수호하고 법치주의를 통한 기본권 보장이 어떻게 실현되어야 하는지 항상 고민하겠다"고 밝혔다.
"배려와 공감을 기본으로 시대적 요구를 반영할 수 있는 유연한 사고를 통하여 우리 사회가 나아갈 방향에 대하여 고민하고 미래를 위한 이정표를 제시하겠다"며 "제 생각에만 매몰되지 않고 설득과 포용의 자세로 선배·동료 재판관님들과 많은 대화를 하겠다"며 "무엇보다도 편향되지 않고 오로지 '헌법과 법률에 따라 양심에 따라 독립하여' 재판하겠다"고도 했다.
끝으로 "오래전에 읽은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초대 헌법재판관이었던 알비 삭스의 '블루 드레스'라는 책 중에서 '국가가 실험대에 올랐을 때 판결을 통해 나라가 근본적으로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지를 말하지 않는다면 판사로서의 소명을 다하지 못한 것이다', '우리는 우리 자신의 판결에 책임을 져야 하고, 우리 자신의 목소리로 말하기를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는 문구를 마음에 깊이 새기며 제 각오를 다시 한번 더 굳게 다지겠다"고 했다.
조 변호사는 경기도 수원 출신으로 상문고·서울대 법학과를 졸업한 뒤 1992년 부산지법 동부지원 판사로 임관했다. △대법원 재판연구관 △서울행정법원 수석부장판사 직무대리 △서울고법 행정·조세 전담부 등을 맡은 후 현재는 법무법인 도올에서 변호사로 활동했다.
법조계에선 행정재판 관련 책자를 발간하는 등 전국 법원에 행정재판의 표준을 제시했다는 평을 받았다.
법조계에 따르면 조 변호사는 보수 성향으로 분류된다. 조 변호사는 사법농단 사건 당시 법원행정처 간부들의 요구를 재판장에게 전달하는 역할을 했다는 비판이 제기되기도 했다. 조 변호사는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사법농단 사건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자신은 단순히 의견을 전달했을 뿐, 개입 의도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임기는 지난 1일부터 2030년 12월31일까지 이어진다.
정진솔 기자 pinetree@mt.co.kr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