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환주 "고객·사회에 신뢰 파는 은행돼야"
취임 후 첫 행보로 영업점 찾아
서울 영등포구 KB국민은행 본점 취임식에서 이환주 KB국민은행장이 취임사를 하고 있다. /KB국민은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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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ㅣ이선영 기자] 이환주 신임 국민은행장이 2025년 을사년 새해 공식 임기를 시작했다. 이환주 행장은 '금융상품을 파는 은행'을 넘어 고객과 사회에 '신뢰를 파는 은행'이 될 것을 다짐했다.
2일 국민은행에 따르면 이환주 행장은 이날 오전 7시께 서울 여의도 국민은행 본점에 첫 출근했다. 그는 오전 7시 30분 KB금융그룹의 '2025년 시무식'에 참석한 뒤 취임식을 갖고 공식 업무에 들어갔다.
이날 이환주 행장은 따로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취재진을 통한 별도의 메세지도 내놓지 않았다. 여객기 사고 희생자와 유가족들에 대한 애도 기간인 만큼 조용한 시작을 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사회적 분위기를 고려해 별도의 기자 간담회 등 행사는 하지 않을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KB금융그룹은 시무식에 앞서 비행기 사고 희생자와 유가족들에 대한 애도의 시간을 가지기도 했다.
이 행장은 취임식을 통해 "취임사에 앞서 먼저 여객기 사고로 안타깝게 희생되신 많은 분들의 명복을 빈다"고 말했다.
이 행장은 이날 취임사에서 '금융상품을 파는 은행'을 넘어 고객과 사회에 '신뢰를 파는 은행'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행장은 "엄격한 윤리 의식에 기반한 정도(正道) 영업으로 '국민은행은 확실히 다르다'는 것을 고객이 느끼는 것이 중요하다"며 "남다른 결심과 각오로 새롭게 고객과 사회에 대한 ‘신뢰의 길’을 만들어 가자"고 했다.
이 행장은 이어 "고객의 눈높이에서 페인포인트(Pain Point·불편함을 느끼는 부분)를 끊임없이 찾고 과감한 새로고침의 방식을 통해 근원적인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절박한 혁신 과정을 반복적으로 실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행장은 "임직원 모두가 '휘슬 블로어(Whistle Blower·양심적 내부제보자)'라는 마음가짐으로 언제든지 누구의 눈치도 볼 필요 없이 목소리를 낼 수 있어야 한다"며 내부통제 강화를 당부했다.
이 행장은 취임식 직후 첫 행보로 여의도영업부를 방문해 고객과 만남의 시간을 가졌다. KB국민은행과 첫 저축, 첫 월급부터 자녀·손주의 첫 통장을 만드는 순간까지 오랜 신뢰 관계를 바탕으로 30년이상 거래한 고객을 접견하고 감사의 인사와 새해 인사도 전했다.
2일 이환주 신임 국민은행장은 따로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취재진을 통한 별도의 메세지도 내놓지 않았다. /이선영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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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행장은 올해 내부통제 강화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그는 지난해 12월 28일 KB국민은행장 후보로 내정된 뒤 서울 강남 KB라이프생명보험 본사에서 취재진과 만나 "금융의 기본은 신뢰라고 생각한다"며 "국민께 신뢰받고 이해관계자들한테 신뢰받을 수 있도록 내부통제 체계를 더욱 고도화시키고, 또 엄격한 윤리의식을 갖고 다시 한번 신뢰받을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처럼 그는 첫 출근길에 '신뢰'라는 말을 다섯 번이나 강조했다. 이는 국민은행에서 벌어진 대규모 금융사고를 의식한 것으로 점쳐진다.
최근 KB국민은행은 지난해 12월 30일 135억 6290만 원 규모의 업무상 배임 금융사고가 발생했다고 공시했다. 금융사고는 지난해 4월 26일부터 11월 30일까지 약 6개월간 발생했다. 금융감독원의 정기 검사 과정에서 이같은 금융사고가 발견된 것으로 확인됐다. 손실예상금액은 미정으로, 담보 금액은 107억1500만원 수준이다.
해당 금융사고는 집합상가 분양과 관련한 대출 취급 중 수분양자가 아닌 시행사의 이해관계인 등에게 대출이 취급된 것으로 알려졌다. KB국민은행은 관련 직원을 인사조치하고 형사고소할 예정이다.
이번 금융사고를 포함해 지난해 국민은행에서 발생한 금융사고는 총 8건이다. 지난해 3월 104억원 규모, 4월엔 272억원과 125억원 규모의 업무상 배임 금융사고가 발생했다. 9월에는 26억 원 규모의 사기 혐의 금융사고가 발생했고 지난달 10일에도 총 3건, 합계 175억 원 규모의 금융사고가 발생했다.
이환주 신임 국민은행장이 취임하는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은행 본점에 직원들이 출근하고 있다. /이선영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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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가운데 이 행장은 KB라이프생명 대표 재임 당시 푸르덴셜생명보험과 KB생명보험의 통합을 성공적으로 이끌 만큼 조직관리 역량이 뛰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내부통제 시스템 고도화 역시 제대로 추진할 것이란 기대를 모으고 있다.
KB국민은행은 지난해 9월 책임감 있는 내부통제와 개인채무자 보호체계 강화를 목표로 전담 조직 'KB책무관리실'을 신설하기도 했다.
'KB책무관리실'은 준법감시인 산하에서 책무구조도 운영 및 점검 등 은행의 책무관리 업무를 전담하는 조직이다. 'KB책무관리실'의 주요 업무는 △책무 관련 제도의 기획 및 운영 △책무 이행점검 및 책무 관리시스템 운영 및 관리 △내부통제위원회 운영 및 지원 등이다.
한편, 이환주 행장은 1964년생으로 성균관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헬싱키경제경영대학원 MBA를 지냈다. 입사 이후에는 KB국민은행 강남교보사거리지점장, 스타타워지점장, 영업기획부장, 외환사업본부장, 개인 고객그룹 전무, 경영기획그룹 부행장, KB금융지주 재무총괄(CFO) 부사장을 역임했다.
seonyeong@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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