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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5 (일)

“출퇴근시간 지하철 자리 팔아요”···이걸 사는 사람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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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상하이판 ‘봉이 김선달’ 논란

경향신문

코로나19 대유행 기간인 2022년 6월 상하이의 지하철 모습. 이번 사건과 직접적 관련 없음. /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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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상하이에서 지하철에서 앉아서 갈 기회를 판매한 회사원이 나타나 논란이 됐다.

2일 지무신문에 따르면 ‘린강 어린왕자’란 이름을 사용하는 한 네티즌은 며칠 전 아침 출근시간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상하이 지하철16호선 디수이후역에서 룽양루역으로 향하는 열차를 탔다”며 각 역 도착 시간과 함께 “좌석이 필요한 사람은 예약하라”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돈을 주면 자리에서 비켜주겠다는 것이다.

저우씨로 알려진 이 남성은 SNS에 다시 글을 올려 두 차례 5위안(약 1000원)을 받고 자리를 파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그는 자신이 상하이 푸둥신구 린강지역에 거주하는 정보기술(IT) 업종 종사자이며 매일 16호선을 타고 출퇴근한다고 밝혔다.

그는 자리에 앉고 싶어하는 사람이 많아 글을 올렸으며, 많은 사람들이 문의를 해 왔다고 전했다. 출근시간보다 퇴근시간대 문의가 더 많았으며, 선불금은 받았지만 자리 양도에 실패한 경우도 있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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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우씨가 ‘린강 어린왕자’라는 이름으로 SNS에 올린 좌석 판매 글 / 화면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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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응은 부정적이다. 저우씨의 글에는 “좀 설렌다. 가격 물어볼까” “역시 대도시에는 기회가 많아” 등 비꼬는 댓글이 달렸으며 ‘암표상’이라는 비난이 쏟아졌다. 상하이지하철공사도 “승객이 지하철 좌석을 판매할 권리가 없다”며 “이런 거래를 지지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사건이 화제가 된 이유는 사회 곳곳에서 암표가 기승을 부리기 때문이다. 온라인 입장권 구매가 일반화되면서 암표 문제는 더욱 심각해졌다. 베이징 고궁(자금성)은 지난해 여름 한때 입장권 현장 발매를 병행했다. 상하이 디즈니랜드는 지난달부터 입장권 실명제를 실시했다.

암표 문제 기저에는 공공이 함께 누려야 할 것을 사고파는 행위를 당연하게 여기는 사고방식이 있다고 지적된다.

지무신문은 “암표상이 테니스장, 문화센터, 연예 공연 티켓, 스포츠 경기, 병원 접수 등으로 확산하고 있다. 심지어 일부 명승지의 공영주차장을 미리 차지한 뒤 웃돈을 얹어 되파는 경우도 있다”면서 “지하철 좌석 매매는 시장이 워낙 협소해 모방 가능성은 적지만 암표상 사고의 확산은 우려된다”고 논평했다.

신경보는 “지하철 좌석이 판매될 수 있다면 버스나 공원 좌석도 판매될 수 있다”며 “거듭된 훈계에도 이런 거래가 계속되면 처벌해야 하며, 승객들도 문명적이지 않은 행동에 저항해서 자신의 권익을 지켜야 한다”고 논평했다.

베이징 | 박은하 특파원 eunha999@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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