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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5 (일)

"100원도 비싸요"…웹툰 불법복제 피해액 4465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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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2024 웹툰산업 실태조사/그래픽=김지영


2023년 웹툰 불법복제로 인한 피해 규모가 약 4465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웹툰 플랫폼들이 나서서 불법복제를 단속하고 정부가 관련 제도를 정비하는 중이지만 피해 규모는 계속 늘어나는 모습이다.

2일 한국콘텐츠진흥원은 '2024 웹툰산업 실태조사'에서 한국저작권보호원의 불법복제 이용률을 활용한 웹툰산업 피해 규모를 공개했다. 지난해 불법복제로 인한 피해액은 전년(약 3932억원) 대비 533억원(13.6%) 증가했다. 불법복제 이용률은 2022년 21.5%에서 2023년 20.4%로 소폭 감소했으나 웹툰산업 규모가 커지면서 피해액은 증가했다.

최근 1년간 불법 이용 경로로는 '인터넷 카페, 블로그 등에 올라온 스캔, 캡처 이미지 등 이용'이 20.7%로 가장 높았다. 불법 이용 빈도는 '일주일에 1~2번'이 29.6%로 가장 높았다. 불법으로 이용하는 웹툰의 장르로는 '코믹·개그'가 29.4%로 가장 많았고 남성 이용자는 '액션'과 '성인물' 장르를 각각 30.0%, 25.6%로 많이 이용했고 여성 이용자는 '드라마'와 '코믹·개그' 장르를 각각 33.0%, 32.5%로 많이 이용했다.

웹툰을 불법으로 이용하는 주된 이유로는 '웹툰 유료 결제 비용이 부담되기 때문에'가 32.8%로 가장 높았다. '웹툰은 유료 결제할 가치가 없다고 생각한다'는 응답도 12.2%로 나타났다. 회차별 적정 금액을 조사한 결과 '50원 초과~100원 이하'가 32.5%로 가장 높았다. 웹툰 유료 결제 비용이 부담된다는 응답자 중 45.9%는 경제적 부담이 없을 시 유료 구매 의향이 있다고 응답했다.

웹툰 불법복제 문제는 전 세계적으로 심각한 상황이다. 최근 카카오웹툰이 인도네시아 사업을 철수한 것을 두고 현지 언론에서는 불법복제 사이트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불법복제 문제가 심각해 인도네시아에서 작품활동을 하는 작가들의 인식이 안 좋아졌고 전반적으로 독자에 대한 신뢰도가 하락했다는 분석이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도 사업 철수 사유로 수익성과 함께 불법복제 문제를 언급했다.

국내 웹툰 플랫폼들은 웹툰 불법복제 문제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네이버웹툰은 불법 유통 식별·차단 기술인 '툰레이더'를 도입해 운영 중이고 카카오엔터는 글로벌 불법유통 대응 TF(태스크포스) 'P.CoK'를 설립해 단속한다. 문화체육관광부도 저작권범죄과학수사대를 운영하고 대법원과 양형기준을 협의하는 등 조치에 나섰다.

이런 노력에도 작가들은 여전히 정부의 역할을 촉구한다. 이번 보고서를 위한 FGI(집단심층면접) 조사 결과 작가들은 불법복제 문제를 겪었을 때 플랫폼에 신고했으나 대응에 한계가 있었다고 응답했다. 그러면서 문제가 반복되는 것을 막기 위해 정부가 불법복제 문제를 사회적으로 알리는 캠페인을 진행하고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불법복제는 주로 해외에서 일어나는 만큼 국제 협력 체계를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웹툰 업계 관계자는 "최근 여러 플랫폼과 정부 차원의 노력으로 불법복제 문제가 전처럼 늘어나고 있지는 않지만 여전히 해외에 서버를 둔 불법 사이트가 성행하고 있다"며 "불법 사이트는 단속해도 금방 주소를 바꿔 다시 생겨나기 때문에 운영자를 색출할 수 있도록 국가 차원의 협력을 좀더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정현 기자 goroni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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