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 일대에 짓고 있는 TSMC 팹들./TSMC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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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SMC가 대만 임직원 약 1100명이 파견된 미국 애리조나 공장에 자국 직원을 추가로 파견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예상보다 많은 대만 인력의 투입으로 애리조나주 노동조합의 불만이 고조된 가운데, 조직문화와 업무 방식을 두고 대만 직원들과 미국 현지 고용 인력 간 갈등이 심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1일(현지시각)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TSMC 애리조나 공장에는 전체 인력 2200여명 중 절반 이상이 대만인”이라며 “TSMC가 고도로 전문화된 장비를 설치하기 위해 500명의 대만 근로자에게 비자를 요청하자 미 애리조나주 노동조합이 불만을 제기했다”고 보도했다.
TSMC는 애리조나주 피닉스 공장에 3㎚ 이하 최첨단 공정 라인을 설치할 예정이라, 적기에 공장을 가동하기 위해 숙련된 인력을 추가 파견하려는 것으로 추정된다. IT 매체 탐스 하드웨어는 “첨단 장비 설치 및 공장 증설 경험을 갖추지 못한 미국 현지 인력들을 고용하기보다는 자국에 있는 직원들을 파견하려고 할 것”이라고 했다.
애리조나 공장의 P2 시설에는 TSMC의 3㎚ 공정인 N3, P3 시설에는 2㎚ 공정인 N2와 1.6㎚ 공정인 A16 라인이 설치될 예정이다. 현재 대량 양산이 진행되고 있는 공정 중 가장 앞선 3㎚부터 고객사들과 테스트를 진행 중인 2㎚, 선행 기술인 1.6㎚ 등이 전부 신규로 깔리는 것이다. 여기에 첨단 반도체 제조 공정에 적용되는 첨단 패키징(CoWoS) 시설도 들어선다. 급증하고 있는 첨단 공정 수요에 증설 계획을 앞당기고 있는 TSMC 입장에서는 숙련된 엔지니어 파견이 시급한 상황이다.
이종환 상명대 시스템반도체공학과 교수는 “3㎚ 이하 첨단 공정은 설계에 맞춰 장비를 설치하고 가동을 하는 것도 어렵지만, 증설이 완료된 이후에 양산할 제품에 맞게 공정을 최적화하는 과정에도 수개월이 걸리는 만큼 숙련된 엔지니어가 반드시 필요하다”며 “미국 현지에서 이런 엔지니어들을 구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한데, 첨단 공정에 대한 수요가 급증해 생산 시설이 부족한 TSMC 입장에서는 발 빠른 공장 가동과 공정 안정화를 위해 자사 인력을 파견하고 싶을 것”이라고 했다.
TSMC가 대만 인력을 추가로 투입할 경우 현지 고용 인력과의 갈등이 격화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TSMC 애리조나 공장에서는 이미 여러 차례 대만 파견 직원과 미국 현지 고용 인력 간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대만 TSMC 직원들은 미국 근로자들이 자사의 조직문화와 강도 높은 업무 방식에 적응하지 못하고 있다고 불만을 제기한 바 있다. 애리조나주 노동조합은 1000명 이상의 TSMC 대만 직원들이 파견되면서 지역 주민들의 일자리가 빼앗겼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현지 고용 인력과 TSMC 파견 직원 간 소송이 벌어지기도 했다. NYT에 따르면 13명의 애리조나주 전직 직원들은 TSMC가 ‘반미 문화’를 가지고 있다고 비난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NYT는 “소송에 따르면 TSMC는 아시아계나 대만인이 아닌 근로자의 승진 기회를 거부하면서 그들에게 낮은 평가를 내리고 회사에서 쫓아냈다고 주장했다”고 보도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TSMC가 파운드리 산업에서 첨단 공정에 앞설 수 있었던 배경은 임직원들이 필요한 경우 초과 근무도 불사하면서 산업 현장에 뛰어들었기 때문”이라며 “미국에서 고용된 현지 인력들은 이 같은 조직문화가 몸에 배어있는 대만 TSMC 직원과 근무 방식에 있어 입장 차이가 존재할 수밖에 없고 이로 인해 갈등이 격화될 가능성은 언제나 존재한다”고 했다.
전병수 기자(outstanding@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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