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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5 (일)

소부장·뷰티 M&A 맑음 … 유통은 먹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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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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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인수·합병(M&A)시장이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회복세를 보일 전망이다. 대기업이 선제적으로 구조조정에 나서면서 매물이 급증하고 있고, 사모펀드(PEF)도 보유한 자산 중 일부를 팔아야 하는 처지이기 때문이다. 다만 업종별로 희비가 엇갈릴 것으로 보인다.

영업 현금흐름이 지속적으로 나오고 신규 진입에 장벽이 있는 폐기물·가스업체 등 유틸리티 산업은 원매자를 상대적으로 쉽게 찾을 전망이다. 화장품·반도체 등 유망산업 분야도 마찬가지다. 포화상태에 이른 이커머스 매물은 몸값을 낮춘다고 하더라도 원매자를 쉽게 찾긴 힘들 전망이다.

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올해 M&A시장 대기 매물 규모가 연초부터 37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됐다. CJ제일제당 바이오사업부(6조원), 에어프로덕츠코리아(5조~6조원), SK실트론(4조원), 클래시스(3조원), 롯데카드(3조원), HPSP(2조원), 롯데손해보험(2조원), 아워홈·SKIET(1조5000억원), 프리드라이프(1조원 초중반대) 등이 대표적인 매물이다. 이는 2022년 초 대기 매물이 22조원에 불과했던 것을 감안하면 매우 높은 수치다. 지난해부터 SK·롯데·CJ 등 대기업이 경기하방에 대응해 선제적으로 구조조정에 나섰고, PEF가 보유한 기업(롯데카드, 롯데손해보험, 프리드라이프 등)도 매물로 나온 상황이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 PEF의 드라이파우더(미집행약정액)는 2023년 말 약 38조원에 달한다. 지난해에도 국민연금 및 각종 공제회가 수천억 원에서 조원 단위에 이르는 출자를 국내 PEF에 한 상황이어서 현재 드라이파우더는 40조원을 무난히 넘길 전망이다.

관건은 '몸값'이다. 매물은 늘고 이를 뒷받침할 시장 자금도 충분하지만, 2021년 초저금리 시기 '높은 가격'에 팔린 기업의 가치가 떨어지면서 시장은 매우 보수적으로 몸값을 책정하고 있다. 임유철 PEF운용사협의회 회장(H&Q코리아 공동대표)은 "2021년 고점에 형성됐던 몸값이 4년 후인 2025년부터 시장이 받아줄 정도로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당장 올해 1분기엔 CJ제일제당의 바이오사업부 매각 성사 여부가 가장 큰 이슈가 될 전망이다. 매각 측은 EBTIDA(상각 전 영업이익) 7000억원에 약 9배를 곱한 6조원대 초반을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해당 매물의 중국 매출 비중이 약 30%에 이르기에 미·중 갈등 눈치를 봐야 하는 미국계 사모펀드의 인수 의지가 강하지 않다는 것이다.

'한국의 ASML'로 불리는 대표적인 반도체 장비업체 HPSP(고압수소 어닐링 장비 제조)의 경우 매각 측이 이달에 예비입찰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HPSP는 독점적 지위와 50%에 달하는 영업이익률을 기록하고 있어 복수의 전략적투자자(SI)와 재무적투자자(FI)가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유통업종은 홈플러스 익스프레스(8000억~1조원), 11번가(5000억원) 등이 매물로 나와 있지만 원매자가 없는 상황이다.

[나현준 기자 / 우수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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