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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5 (일)

'테라 사태' 권도형, 미국서 첫 재판…돈세탁 혐의 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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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포드고리차 AFP=뉴스1) 김종훈 기자 = 테라폼랩스 대표 권도형이 지난 2023년 3월 23일(현지시간) 몬테네그로 포드고리차에 있는 법원 밖으로 나오고 있다. 2023.03.23. ⓒ AFP=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포드고리차 AFP=뉴스1) 김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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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자산 '테라·루나' 폭락 사태의 핵심 용의자 권도형 전 테라폼랩스 대표가 2일(현지시간) 미국에서 첫 재판을 받았다 권씨는 무죄를 주장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권씨는 이날 오후 뉴욕 맨해튼의 법원에 출석했다. 권씨 측 변호인단은 이날 뉴욕 맨해튼 연방법원에서 열린 공판에서 상품, 증권 및 전신 사기 등 혐의에 대해 무죄를 주장했다.

법정에 모습을 드러낸 권씨는 영어를 이해할 수 있다고 인정하는 것 외에 별다른 발언을 하지 않았다. 권씨는 보석 없이 구속 상태에서 재판받는 데 동의했으며 심리 후 브루클린의 연방구치소에 수감됐다.

권씨는 2018년부터 2022년까지 테라폼랩스에 400억달러를 투자하도록 전 세계 투자자들을 속인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이날 법원에 79페이지짜리 분량의 공소장을 제출하면서 권씨에 자금 세탁 혐의를 추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2022년부터 지난해 4월까지 범죄로 파생된 재산으로 1만달러가 넘는 암호화폐 등을 송금한 혐의다. 검찰이 2023년 3월에 권씨를 기소할 때 공소장은 12페이지였고 증권사기·시세조작·사기공모 등 8개 혐의였는데 늘어난 것이다.

공소장에는 "권씨가 구축한 금융 세계는 테라폼 사업에 대해 투자자, 사용자, 비즈니스 파트너, 정부 규제기관을 오도하는 데 사용된 거짓말과 조작 및 기만적 기술을 기반으로 한다"고 적시됐다. 또 "테라폼 핵심 제품은 권씨가 홍보한 대로 작동하지 않았고, 투자자들을 유인하기 위해 제대로 작동하는 탈중앙화 금융 시스템인 것처럼 조작됐다"는 내용도 담겼다.

뉴욕 남부연방지검은 2022년 가상자산 세계를 뒤흔든 싱가포르 기반의 테라폼랩스 '테라·루나' 폭락 사태로 권씨를 기소했다. 이후 이어진 가상자산 침체는 아포화폐 거래소 FTX의 붕괴에도 영향을 미쳤다.

미국 검찰에 따르면 테라 지분 92%를 소유하고 있던 권씨는 자신이 설립한 테라폼랩스 발행 가상화폐 테라USD(UST·이하 테라)의 블록체인 기술과 관련해 투자자들을 속이고 TV 인터뷰와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허위 정보를 퍼뜨린 혐의 등을 받고 있다.

권씨는 또 2021년 5월 테라 가치가 기준치인 1달러 밑으로 떨어지자 '테라 프로토콜'이라는 컴퓨터 알고리즘을 통해 가치가 자동으로 회복됐다고 말했으나, 실제로는 테라폼랩스와 계약한 투자회사가 테라를 몰래 사들이도록 해 인위적으로 가격을 부양한 시세조종 혐의도 받는다.

권씨는 앞서 몬테네그로에 수감돼 있는 동안 형사재판과 별개로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제기한 민사소송에서 이미 패소했다. 권씨는 이후 SEC와 44억7000만달러(약 6조5000억원) 규모의 환수금 및 벌금 납부에 합의했지만 이후 파산을 신청했다.

한편, 권씨는 테라·루나 폭락 사태 직전인 2022년 4월 싱가포르로 출국해 약 1년간 해외 도피 생활을 하다 다음해 3월23일 몬테네그로 포드고리차 공항에서 체포됐다. 그는 위조 여권 사용 혐의로 징역 4개월을 선고받았다.

이 기간에 한국과 미국은 거의 동시에 권씨에 대한 신병 인도를 요청했다. 몬테네그로 고등법원과 항소법원은 한국의 인도 요청 공문이 미국보다 먼저 도착한 만큼 권씨를 한국으로 송환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복수의 국가가 범죄인 인도를 두고 경합하는 경우 법원이 아닌 법무부가 인도국을 결정해야 한다며 원심을 파기했다.

권씨는 불복해 헌법소원을 제기했지만 몬테네그로 헌법재판소는 지난달 24일 재판관 전원 일치 의견으로 기각했고 3일 뒤 보얀 보조비치 몬테네그로 법무장관은 권씨 신병을 미국으로 인도하도록 명령하는 결정문에 서명했다. 권씨는 지난달 31일 포드고리차 국제공항에서 미국 사법 당국과 연방수사국(FBI) 요원들에게 인계됐다.

김하늬 기자 honey@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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