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홈플러스 등 일부 사업 매각 추진
아워홈·11번가 새 주인 기다리는 중
‘위기설’ 롯데, 올해도 구조조정 계속
지난달 25일 성탄절 오후 서울 송파구 한 대형 쇼핑몰을 찾은 시민들이 에스칼레이터를 타고 이동하고 있는 모습 [연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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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업계가 올해도 새 주인을 찾는 작업을 이어간다. 일부 사업 매각뿐만 아니라 계열사 통째로 손바뀜을 추진하는 곳도 있다. 구조조정을 통해 불경기를 극복하기 위한 실탄을 마련하려는 전략이 엿보인다.
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CJ제일제당, 홈플러스 등은 올해 일부 사업의 매각을 추진한다. CJ제일제당은 그린바이오 사업부 매각을 상반기 중 진행할 예정이다. 그린바이오는 생물체의 기능, 정보, 미생물 발효 기술 등을 이용해 식품 소재를 만드는 기술이다.
잠재 인수 후보에는 KKR, 칼라일, MBK파트너스 등 사모펀드 운용사가 거론된다. 매각가는 6조원 이상으로 추정된다. CJ제일제당의 그린바이오 사업 중 라이신, 트립토판 등 동물 사료 보충제 등을 생산하는 분야는 세계 1위다. CJ제일제당 바이오사업부는 2023년 매출 4조1343억원, 영업이익 2513억원을 기록했다.
홈플러스는 SSM(기업형 슈퍼마켓) 사업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인수자를 물색 중이다. 홈플러스는 지난해 모건스탠리를 매각 주관사로 선정하고, 10여곳에 투자설명서를 배포했다. 하지만 아직 적절한 인수 의향자가 나타나지 않았다. MBK파트너스는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매각가를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의 6~8배 정도인 6000억~8000억원 수준으로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시장은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가치를 그 절반 수준으로 평가하고 있다.
새 주인을 기다리는 기업도 있다. 한화그룹 3세인 김동선 미래비전총괄 부사장이 이끄는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아워홈 인수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워홈 창업주 고(故) 구자학 선대회장의 장남인 구본성 전 부회장(38.56%)과 장녀 구미현 회장(19.28%)이 보유한 아워홈 지분 약 57.84%가 인수 대상이다. 인수 자금은 8000억원 이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자회사 한화푸드테크는 지난해 11월 단체급식 사업본부를 신설했다. 급식업계 관계자는 “한화그룹이 2020년 급식사업에서 손 뗀 이후 아워홈을 통해 다시 재도전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라며 “계열사를 통해 단체급식 수요를 확보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SK스퀘어는 11번가 매각을 재차 추진한다. 지난해 티몬·위메프(티메프) 사태 여파로 적절한 매수자가 등장하지 않아서다. 이커머스 업계 관계자는 “오아시스 등이 11번가 인수자로 나섰지만, 결렬되고 나서 티메프 사태로 인한 시장 침체까지 겹쳤다”며 “티메프도 새 주인을 찾고 있는 상황에서 이커머스 기업 인수합병 시장은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해 위기설을 겪은 롯데그룹도 구조조정을 이어간다. 렌터카업체 롯데렌탈은 1조6000억원에 홍콩계 사모펀드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에 넘긴다. 헬스케어사업은 시작한지 3년여 만에 철수한다. 롯데 유통계열도 체질 변화가 한창이다. 편의점 계열사인 세븐일레븐은 지난해 초부터 현금인출기(ATM) 사업부 매각을 타진 중이다. 롯데백화점은 지난해 6월 마산점을 폐점한 데 이어 부산센텀시티점 매각을 검토하고 있다. 실적이 부진한 점포를 위주로 정리에 나선 것이다. 롯데마트도 지난해 9월 폐점한 수원 영통점을 870억원에 매각했다. 이를 통해 마련한 자본은 신규 출점과 기존 매장 리뉴얼 등에 투입된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최근 고환율 위기에 고물가도 지속해 불경기가 심화하면서 기업들도 비용을 줄이기 위한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며 “부진한 사업을 빨리 정리하고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사업에 투자를 집중하는 작업이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석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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