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링컨 “한국, 민주주의 시험대…헌법·법치 따를 것 믿어”
조태열 “계엄령 선포와 수습 과정, 강력한 복원력 보여줘”
블링컨 “러시아, 북한에 군사 장비·훈련·위성 관련 기술 제공”
조태열 외교부 장관과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6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외교부에서 합동 기자회견을 마치고 악수하고 있다. [연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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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문혜현 기자]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6일 “오늘 한·미 동맹은 어느 때보다도 중요하다고 믿는다”며 “그 역량이 어느 때보다도 강력한 상태”라고 말했다.
블링컨 장관은 이날 한미 외교장관회담 이후 개최된 공동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말하고 “미국이 모든 범위에서 재래식 무기와 핵 능력을 통해 동맹국을 방어하겠다는 약속”이라고 했다.
양국 “한·미·일 삼국 간 새로운 협력의 시대 열어”
그는 회담 중 북한이 동해상으로 탄도미사일 1발을 발사한 것을 두고 “북한이 계속 유엔 안보리 결의안을 위반하고 있다”면서 “그럼에도 우리는 한·미·일 삼국 간 새로운 협력의 시대를 열었다”고 평가했다.
블링컨 장관은 “자유롭고, 번영하고, 안전하며, 회복력있는 인도·태평양 지역이라는 공동비전을 실행할 것”이라며 정기적인 합동군사훈련과 실시간 북한의 미사일 데이터 공유, 공급망 중단에 대한 조기 경보 공유 등 성과를 소개했다.
조태열 외교부 장관도 블링컨 장관 발언에 앞서 “우리는 오늘 한미 동맹의 어떠한 공백도 없음을 재확인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또한 “블링컨 장관이 국무장관으로서 첫 순방국이자 마지막 순방국으로 한국과 일본을 택한 것은 한미일 협력에 대한 미국의 확고한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며 “지난해 말 출범한 한미 사업을 중심으로 3국 협력을 더욱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북한 문제와 관련해선 “북한 비핵화 개혁 노력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는 데 공감하고, 이를 위한 협력을 지속해 나가기로 했다”면서 “오늘 있었던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를 규탄하고 빈틈없는 연합 방위태세와 확장 억제 강화를 통해 북한의 어떠한 도발 가능성에 대해서도 철저히 대비하고 단호히 대응하기로 했다”고 했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6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외교부에서 한·미 외교장관 회담을 마치고 합동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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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링컨 “푸틴, 북한에 핵 용인할 가능성 가까워져”
블링컨 장관은 또한 우크라이나 전쟁에 군사력을 동원한 북한과 러시아에 관한 새로운 정보를 공개하기도 했다.
그는 “푸틴(러시아 대통령)은 수십 년간의 정책을 뒤집고 북한 핵을 용인할 가능성에 가까워졌다”며 “모스크바가 북한에 첨단 우주 및 위성 기술 공유의 의도가 있다는 신뢰할 만한 정보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블링컨 장관은 “12월 말 쿠르스크에서 1000명의 북한군이 사망하거나 다쳤다”면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무력 침공하며 영토 재편성을 시도한 결과물이고, 모스크바와 평양의 협력 심화를 보여주는 사례”라고 분석했다.
블링컨 장관은 그러면서 “한국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인도적 지원 제공 등에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며 “한국과 일본, 호주, 뉴질랜드가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와 협력을 확대하는 노력 등이 문제 해결에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조태열 외교부 장관과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6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외교부에서 한·미 외교장관 회담을 마치고 합동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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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신, 블링컨에 “尹 ‘비민주주의적 권력욕’ 있는 것 몰랐나” 묻기도
이날 회견에선 우리나라 정치적 상황에 대한 블링컨 장관의 평가와 기자들의 질문도 이어졌다.
블링컨 장관은 12·3 계엄선포 이후 한국의 상황을 두고 “최근 몇 주 간 한국 민주주의는 시험대에 올랐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는 미국 민주주의가 역사적으로 도전을 겪은 것과 비슷하다”며 “미국은 한국의 제도에 대한 전적인 신뢰를 갖고 있다. 대한민국이 세계를 선도하는 민주주의 국가로서 헌법과 법치에 완전히 입각해 나갈 것을 믿는다”고 말했다.
블링컨 장관은 이와 관련한 취재진의 물음에도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조치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갖고 있는 것이 있고 이를 전달했다”면서 “그와 동시에 민주주의 회복력과 제도가 강할 것이란 신뢰도 전달했다”고 했다.
이날 외신 기자들은 ‘바이든 대통령과 블링컨 장관이 윤 대통령이 이러한 비민주주의적인 권력욕이 있다는 것을 간과했는가?’라는 물음을 던지기도 했다.
이에 블링컨 장관은 “모든 국가마다 도전이 있다. 민주주의의 징표는 어떻게 응대하느냐는 것”이라며 “긍정적인 대처를 볼 수 있고, 계속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조 장관도 이와 관련해 “계엄령 선포와 그 이후의 수습 과정은 우리 사회의 민주적 취약성과 강력한 복원력을 동시에 보여주었다는 점에서 양면성·이중성을 띤 것”이라며 “우리 국민의 성숙한 시민 의식을 소중한 자산으로 삼아 우리 대외 관계를 조속히 안정화하고, 또 신뢰를 회복하는 데 전력투구할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외신은 조 장관을 향해 ‘윤 대통령이 반국가적인 전복 세력이 있다며 비상계엄을 선포했는데, 이것이 북한의 전제주의, 러시아와 중국의 독재자가 하는 것과 방법이 비슷해 보인다. 왜 대한민국이 적국과 비슷한 입장을 취했느냐’고 묻기도 했다.
이에 조 장관은 “우리나라에서 지난 한 달 전에 일어났던 일을 이해하려면, 우리 사회의 특수한 어떤 정치 문화와 한국이 걸어온 민주주의 역사를 잘 살펴보셔야 할 것 같다”고 답했다.
그는 “우리나라는 굉장히 이른 시일 안에 민주화를 이룩하고 경제 성장을 이룩한 모범적인 사례이긴 하지만 동시에 우리도 미처 탐지하지 못했던 그런 취약성을 안고 여기까지 왔다”면서 “잠재해 있던 요소들이 특수한 상황에서 폭발적으로 드러나서 우리가 예기치도 않고 상상조차 하지 않았던 일들이 일어난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단시일 내로는 어렵다”며 “분열과 갈등의 정치를 극복하고 화합과 통합, 치유의 정치를 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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