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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최대 실적 달성했는데”…은행권 역대급 희망퇴직 ‘3말4초’ 현실화,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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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시중은행 점포의 모습.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임. [사진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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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한 시중은행들이 역대급 희망퇴직을 단행하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더욱이 희망퇴직 대상이 40대 초반에 이어 30대 후반으로까지 확대하는 모습으로 ‘3말4초(30대말 40대 초반) 퇴직’이 현실화 하고 있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전날 하나은행과 우리은행이 희망퇴직 접수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앞서 NH농협은행, 신한은행, KB국민은행 등도 희망퇴직을 진행한 바 있다.

먼저 하나은행은 오는 6일까지 상반기 준정년 특별퇴직 신청을 받는다. 특별퇴직 대상은 오는 31일 기준 만 15년 이상 근무한 만 40세 이상 일반직원이다.

특별퇴직금으로는연령에 따라 24~31개월치 평균 임금이 지급된다. 지난해 초 진행된 희망퇴직과 같은 조건이다.

1969년 하반기∼1972년생은 자녀 학자금, 의료비, 전직 지원금 등도 받을 수 있다.

매년 상·하반기 실시하는 임금피크 특별퇴직 역시 1969년 상반기생 직원을 대상으로 실시된다. 특별퇴직금으로는 약 25개월치(생월별로 차등) 평균임금이 지급될 예정이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고연령 직원의 조기 전직 기회를 제공하고 급변하는 금융환경에 인력구조 효율화를 위해 준정년 특별퇴직을 시행한다”고 말했다.

우리은행도 오는 7일까지 정규직 입행 후 10년 이상 재직한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고있다.

1969년생 직원은 평균 임금 19개월분을, 1970년생 및 그 이후 출생자는 평균 임금 31개월분 등이 조건이다. 또 자녀 대학교 학자금과 재취업 지원금, 건강 검진비 등이 추가적으로 지원된다. 이는 예년과 유사한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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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매경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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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시중은행들은 지난해 말부터 희망퇴직을 실시하고 있다.

NH농협은행은 지난해 11월 희망퇴직 신청을 마무리했다. 10년 이상 근무자 중 만 40~56세 직원들을 대상으로 신청을 받았다. 특별 퇴직금으로는 연령에 따라 최대 20~28개월치 임금을 지급하는 조건으로, 지난해 수준을 유지했다.

신한은행도 지난달 13~17일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다. 특이한 점은 전년의 경우 44세 이상이 대상자였으나 30대 직원까지 대상자로 확대했다는 것. 신한은행은 38세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고, 총 534명이 신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별퇴직금은 전년도와 동일한 출생연도에 따라 월 평균 임금의 7~31개월분이다.

KB국민은행은 지난달 16일부터 희망퇴직 신청을 받고 있다. 지난해에는 1972년생까지 신청을 받았으나 올해는 1974년생까지로 대상을 넓혔다. 특별퇴직금은 전년도와 동일한 수준인 18~31개월치 임금을 지급키로 했다. 이 외 자녀 학자금, 재취업지원금 등도 별도 지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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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포 디지털화의 한 모습.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임. [사진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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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최대 실적에도 시중은행들이 대규모 희망퇴직을 실시하는 것은 디지털 전환에 따른 점포 감소 등으로 필요 인력이 줄어든 탓이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지난해 9월 말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영업점 수는 3231곳으로 1년 전보다 51개 감소했다.

또 올해부터 금리 인하기에 접어들 것으로 전망되면서 순이자마진(NIM)이 줄어들 수 있고, 경기침체로 대출 수요가 꺾이거나 부실채권 규모가 커질 수 있다는 계산이 깔려있다.

이와 함께 조직 슬림화 속에 목돈을 받고 조기 퇴직하려는 은행원의 자발적 수요도 희망퇴직 확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은행 퇴직자는 평균 5억원, 많게는 9억~10억원 상당 금액을 지원 받는다.

다만, 최근 고용불안 등으로 실제 희망퇴직 신청 인원은 당초 예상보다 많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한편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4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의 지난해 연간 순이익 전망치는 총 16조9245억원으로 17조원에 육박할 전망이다. 이는 2022년 고금리 상황에서 거둔 사상 최대 실적(15조6503억원)을 웃도는 규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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