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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6 (월)

자연 임신 오둥이 ‘팡팡레인저’… 두 아이 건강하게 퇴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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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으로도 드문 자연임신 다섯쌍둥이로 화제가 됐던 ‘팡팡레인저’ 중 두명의 아이가 퇴원했다.

서울성모병원에 따르면 오둥이 중 둘째(새찬이)와 셋째(새강이)가 각각 3.394㎏, 3.077㎏ 몸무게로 먼저 집에 가게 됐다. 지난 9월 태어난 오둥이는 첫째, 둘째, 셋째가 800~900g, 넷째, 다섯째가 700g대인 체중으로 일반적인 신생아 몸무게 기준(3㎏ 내외)에 훨씬 못 미쳐 인큐베이터에서 각각 치료를 받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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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은 한 날 동시에 태어난 다섯쌍둥이를 신생아중환자실 A,B 2개의 유닛 병동에 나오는 순서대로 한 명씩 번갈아 입원 절차를 진행했다. 각 병동의 의료진들이 시간을 다투어 신속한 의료 처치를 하기 위한 최적의 환경을 사전에 세심하게 준비한 결과다. 많은 관심과 격려속에 태어났던 오둥이 중 둘째 새찬이와 셋째 새강이가 1월 3일 금요일 건강하게 퇴원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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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신생아중환자실 A, B 유닛에서 3개월간 떨어진 채 지내왔던 터에 새찬이가 새강이는 퇴원하면서 처음 만나게 됐다. 새힘이, 새별이, 새봄이도 빠른 시일 내 퇴원하기 위해 준비중이다.

오둥이 엄마 사공혜란씨는 “오늘 아기들을 집에 데려갈 생각에 아침에 눈이 번쩍 떠졌다며 “입원한 아기들 면회를 갈 때마다 건강 상태를 상세히 설명해 주시고, 수술이 있거나 하여 심적으로 힘들어 할 때면 교수님들과 간호사 선생님들이 꼭 안아 주시기도 하며 용기를 주셨다”고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작은 체구의 사공혜란씨는 임신 20주에 들어서면서부터는 오둥이를 품고 있기 힘에 부쳐 매일 울었다. 눕기도, 앉아있기도, 어려웠고, 임신과 합병된 고혈압성 질환인 전자간증 진단까지 받기도 했다. 결국 27주에 제왕절개 수술로 분만하게 됐지만 ‘엄마’는 강했다. 출산 후 몸조리도 다 하지 못한 상황에서 세상밖에 일찍 나와 병원에서 치료중인 아가들 면회를 하루도 거르지 않고 매일 모유를 얼려 전달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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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신생아중환자실에 입원 중 백일을 맞은 새찬이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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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그가 힘들었던 순간은 무너졌던 때도 있었다. 아이들 면회를 위해 집을 나섰는데 막내의 응급수술이 필요하다는 전화를 받았을 때였다. 장에 구멍인 천공이 생겼는데, 구멍의 위치나 크기를 확인하기 위해서 수술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신생아 괴사성 장염이나 태변성장폐색으로 천공이 다발성으로 발생하면 정상의 장 보다 매우 짧은 단장증이 생기거나, 일시적으로 장루(인공항문)를 달 수도 있다는 말에 병원에 오는 길 내내 울며 도착했었다. 다행히 소아외과 정재희 교수의 주도하에 천공이 한곳에만 작게 생겨 그 부위만 꿰매면서 한 고비를 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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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신생아중환자실 간호팀이 백일상 사진에 얼굴 사진을 편집하여 백일사진을 만들며 입원 중 백일을 맞은 셋째 샛강이를 축하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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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치의이자 신생아중환자실장 소아청소년과 윤영아 교수는 “미숙아들을 치료 할 때 마다 내 아이라면 어떤 결정을 했을까 하는 마음으로 매 순간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새찬이와 새강이가 건강히 가족 품으로 돌아가게 되서 기쁘고, 앞으로도 세상에서 더 많이 사랑받고 건강하게 지내기를 바란다”고 축하했다. 그는 이어 “신생아 집중 치료는 오케스트라와 같아, 의사, 간호사, 타과의 협진 등 팀 워크를 잘 이뤄 좋은 하모니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생각하며, 모든 미숙아들이 건강하게 집에 돌아갈 수 있도록 밤낮없이 애써주신 신생아중환자실 의료진 분들에게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덧붙였다.

정진수 기자 je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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