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전국적으로 시행되는 대표적인 복권은 '파워볼'과 '메가밀리언'이다. 유타 네바다 하와이 등 5~6개주를 빼고 미 전역 45개주와 수도인 워싱턴 D.C. ,미국령 버진 아일랜드나 푸에르토리코 등에서 동시에 판매된다./LA=황덕준 언론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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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 | 황덕준 재미 언론인] 미국에서 전국적으로 시행되는 대표적인 복권은 '파워볼'과 '메가밀리언'이다. 유타 네바다 하와이 등 5~6개주를 빼고 미 전역 45개주와 수도인 워싱턴 D.C. ,미국령 버진 아일랜드나 푸에르토리코 등에서 동시에 판매된다.
잊을 만하면 접하는 미국의 복권 소식에 귀를 기울이게 되는 건 다름 아닌 어마어마한 1등 당첨 금액 때문이다. 1장당 2달러씩 전국적으로 판매되는 금액에 비례해 당첨금이 불어나고, 1등인 잭팟 당첨이 나오지 않으면 다음 회차 추첨 때까지 상금이 이월돼 쌓인다. 파워볼은 월 수 토요일 등 주 3회 추첨하고 메가밀리언은 화요일과 금요일 등 주 2회 추첨한다. 조 번호 1개와 나머지 숫자 5개를 모두 맞히는 잭팟 상금은 기본 2천만 달러에서 시작해 당첨자가 나올 때까지 순식간에 1억달러를 넘고 심지어 10억 달러도 웃돌아 입을 쩍 벌리게 만든다.
대체로 1억 달러를 넘길 때까지는 복권판매가 느릿느릿해 잭팟 상금도 누적되는 속도가 더디다. 1억 달러를 넘기고 5억 달러를 돌파하면 당첨금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한다. 급기야 10억 달러를 찍으면 미디어가 뉴스로 다루기 시작하고 덩달아 복권판매량도 급증하게 마련이다.
지금까지 미국 복권 사상 10억 달러가 넘는 잭팟 상금은 모두 12차례 있었다. 1992년부터 시작한 파워볼에서 다섯 번, 2002년부터 시행한 메가밀리언에서 일곱 번이다.
그때 그때 환율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10억 달러는 원화 가치로 1조가 넘기에 한국에서도 관심을 갖는다. 지인들이 너도 나도 복권 좀 대신 사달라고 연락해오는 건 잭팟 상금이 10억 달러를 돌파했을 때부터다.(대부분 당첨되면 절반을 준다고 하지만 가끔 0.5%라는 매우 '현실적인 수수료'를 제안하는 사람도 있다. 그는 당첨될 지 모른다고 진심으로 꿈꾸었을 게 틀림없다.ㅎㅎ)
지난해 12월 27일 추첨한 메가밀리언 복권의 잭팟 상금은 12억 2천만 달러(한화 약 1조 8천억원)다. 9월 10일 이후 30번의 추첨에서 잭팟 당첨번호를 맞힌 사람이 없다가 31번째 만에 6개 숫자를 다 맞힌 복권 1장이 팔렸다고 메가밀리언 시행사측이 발표했다. 파워볼과 메가밀리언을 통틀어 역대 9번째로 많은 당첨금으로 돈벼락을 맞게된 주인공이 누구인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고 있다(지난해 말 현재).
1등 복권이 팔린 곳은 캘리포니아주 북부의 코튼우드라는 작은 시골에 있는 주유소 편의점이다. 인구 7천명도 안되는 코튼우드의 주민일 수도 있지만 그 동네가 고속도로에 인접한 곳인지라 지나가다 차에 기름을 넣으러 들른 여행자일 수도 있다.
캘리포니아는 복권당첨자의 신상을 공개하도록 의무화하고 있는 24개주 가운데 하나다. 천문학적인 당첨금을 받으러 누군가 나타나면 새로운 억만장자는 온 세상에 정체를 드러낼 뿐 아니라 태어났을 때부터 지금까지의 생애 전부가 인터넷에 떠돌게 될 것이다.
내친 김에 세금 계산을 해보자. 이번 메가밀리언 복권의 잭팟 상금 12억 2천만 달러는 일시불로 받으면 5억 4천970만 달러(약 8천114억원)가 된다. 미국에선 복권당첨금이 5천 달러가 넘으면 연방세 24%가 원천징수된다. 이를 적용하면 연방세액은 1억 3천192만 8천달러(약 1천947억 2천573만원)다. 이를 빼면 실수령액은 4억 1천777만 2천달러(약6천166억3천147만원)가 된다. 미국에 납세번호가 없는 외국인도 미국에서 복권이 당첨되면 상금을 받을 수 있지만 연방세는 30%를 내야한다.
잭팟 당첨금이 10억 달러가 넘으면 각종 매체는 세금계산 후 실 수령액이 얼마인지부터 '잭팟에 당첨되면 당신이 당장 해야할 일' 따위의 제목을 달아 벼락부자의 행동가이드까지 소상히 알려준다.
대략 3억 분의 1이라는 잭팟 당첨확률을 감안할 때 누구를 위한 안내기사인지 갸우뚱거려진다. 하긴 수천만 명의 복권구입자들은 저마다 '내가 당첨되면…'이라는 생각으로 대박 행운의 주인공이 될지도 모른다는 황홀경에 빠져 있을 것이다. 그들을 생각하면 '공공의 선(善)'을 위한 콘텐츠일 수도 있겠다.
단돈 2달러가 5억 배가 넘는 돈벼락으로 쏟아져내리는 꿈을 잠시나마 꿔보는 일은 가성비가 절대무비인 행복일테니 말이다. 연말연시를 맞아 동화 같은 일이 미국에서 벌어졌다. 혼돈의 현실 세계에서 마음이 헛헛한 여러분들에게도 새해에는 동화 같은 일이 벌어지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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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jktow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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