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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7 (화)

‘오겜2’ 황동혁 감독 “치아 9개 빠질 정도로 스트레스…시즌3는 6월 공개”[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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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평·혹평 엇갈려도 전세계 시청자 ‘클릭’

기훈의 변절…“꼭 보여주고 싶었던 그림”

분노가 향해야 할 곳 주변이 아닌 권력집단

시즌3에서 모든 서사와 메시지 완결될 것

헤럴드경제

‘오징어게임2’로 돌아온 황동혁 감독을 지난 2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나 인터뷰했다. [넷플릭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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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이민경 기자] 3년3개월 만에 돌아온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게임2’는 전 시즌보다 더 많은 등장인물과 풍부해진 서사를 품고 왔다. 그만큼 황동혁 감독이 던지고 싶은, 꼭 작품을 통해 남기고 싶은 메시지가 많았기 때문이리라.

지난 2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소재 한 카페에서 만난 황 감독은 “시즌2는 시즌1에 비해 이미 신선함이 사라진 후라 처음과 같은 반응을 기대하진 않았다”며 “오징어게임은 시즌3에서 완전히 마무리되는 서사라 이야기를 늘리는 노력을 하기 보다 차리리 제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전부 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황 감독은 가장 먼저 오징어게임 대서사 창작을 온전히 홀로 짊어지면서 느낀 중압감을 털어놓았다.

“시즌1에서 치아가 7개 빠졌는데, 지금 1~2개를 더 뺴야될거 같다. 수명도 한 18년 줄어든 것 같다. 혼자 쓰고 찍는 과정이 물리적, 정신적으로도 너무 힘들었다. 시즌2가 공개되고 나선 외신에서 혹평이 많이 나왔다. 당시 깜빡 잠에 들었는데, 그때 꾼 꿈에서 만난 모든 사람들이 저한테 시비를 걸고 싸움을 걸더라. 아무래도 부정적 피드백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은 것 같다. 시즌3를 끝내면 쉴 생각이다.”

시즌2에서 첫번째 게임은 똑같은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로 시작된다. 이때 성기훈(이정재 분)은 “얼음~!”을 매 구령마다 외치며 모두를 살리고자 한다. 그러나 ‘스페셜 게임’이 시작되기 전에는 “다수를 위해 소수를 희생하자”며 ‘O’(다음 게임을 이어서 하고 싶은 참가자 집단)가 ‘X’(게임을 멈추고 귀가하고 싶은 참가자 집단)를 포크로 살육할 때 침대 밑에 숨어서 참전하지 않기로 결정한다.

극중 모두를 살려서 같이 나가겠다고 공언한 기훈이 급작스럽게 게임 중간 ‘공리주의자’로 변신한 것에 대해 ‘이해가 잘 안된다’는 반응이 많다. 이에 대해 황 감독은 “많은 혁명가들이 결국 변절했 듯 순수한 이상과 신념을 쫓던 사람이 점점 좌절하면서 처음에 품었던 선의마저 변질되고 무너져가는 모습을 기훈을 통해 보여주고 싶었다”고 의도를 밝혔다.

그리고 인호(프론트맨·이병헌 분)의 ‘참전’ 표시 의사는 “이미 망가진 기훈에 대한 안도감의 표시”라고 설명했다.

황 감독은 “인호가 기훈의 변절을 빠르게 눈치채고 ‘그럼 저도 돕겠습니다’라고 답한 것”이라며 “결국 ‘계란으로 바위치기’ 같은 반란이 실패로 끝나고 기훈은 도와주지 않은 사람들에 대한 배신감, 원망 그리고 자기 자신에 대한 죄책감이 뒤엉킨, 완전히 새로운 모습을 시즌3에서 보이게 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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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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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훈이 비록 변절했을지라도 ‘위’를 공격하자는 방항성 만큼은 변함이 없다는 게 황 감독의 설명이다.

“시즌 1이 끝나고 그 사이 세상이 또 빠르게 변했는데, 저는 안 좋은 방향으로 변했다고 생각한다. 극단적으로 서로를 미워하고 공격하는 세상으로 변했다. 그런데 세상이 이렇게 된 원인이 우리 서로에게 있는 건 아니다. 오랜 시간에 걸쳐서 권력을 갖고 있는 사람들 때문이다.”

황 감독은 “정치 권력이 됐든 금융 권력이 됐든 우리의 삶을 황폐화시키는 사람들은 저 위에 있는 사람들”이라며 “기훈의 반란은 그래서 ‘우리끼리 손가락질해서 이 세상이 바뀌지 않는다’, ‘분노는 저 위로 향해야 한다’는 의미였다. 저는 이 이야기를 꼭 하고 싶었다”고 힘주어 말했다.

아울러 오징어게임2의 한 축은 타노스(최승현)를 비롯해 남규(노재원), 민수(이다윗), 세미(원지안), 명기(임시완), 준희(조유리) 등 MZ(밀레니얼+Z)세대 참가자들의 서사가 담당하는데, 이 역시도 황 감독이 넣고 싶었던 중요한 메시지였다.

황 감독은 “그간 젊은 세대에서 보여지는 문제들을 그 그룹 속에서 담아보고 싶었다”며 “특히 가상화폐와 마약 얘기를 해보고 싶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제가 최승현씨를 타노스 역에 캐스팅한 것은 그의 복귀를 돕고자 함은 전혀 없었고, 단지 진짜 스스로 마약 때문에 추락해본 사람이 이 역을 하는 게 의미가 있을 것이란 판단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한국에서는 배우 개인사와 더불어 과장된 연기로 타노스 캐릭터 인기가 시들하지만, 막상 해외에서는 트랜스젠더 현주(박성훈)와 더불어 가장 인기가 많은 인물 중 하나다. 황 감독은 “한국 시청자들은 시즌1의 미녀, 덕수처럼 좀 과장된 연기와 캐릭터를 그닥 좋아하지 않는다. 반면 해외에서는 좀 우스꽝스러운 캐릭터를 좋아하는 분위기”라며 “문화권에 따라 연기나 캐릭터를 보는 관점, 호불호가 좀 다르구나 느낀다”고 말했다.

일명 ‘현주팀’이 언더독의 승리를 보여준 ‘5인6각’ 게임과 ‘둥글게둥글게’ 짝짓기 게임도 많은 메세지를 함축하고 있다. 황 감독은 “2002년 (한·일 월드컵 당시) 우리 모두가 하나로 뭉쳤던 게 너무 오래된 이야기 같았다. 그래서 한 순간이지만 말도 안되게 모두가 그 팀을 응원했으면 했다”며 “그래서 누가 먼저 들어오는 게임이 아니라 5분 안에만 들어오면 되는 5인6각 게임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둥글게둥글게’는 유치원 다닐 때 했던 게임인데,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어린아이들에게 상당히 잔인한 게임”이라며 “서로 끌어안게 해 유대감을 형성하게도 하지만 끼지 못한 친구는 배제돼 버림받는 묘한 구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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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오징어 게임’ 시리즈를 연출한 황동혁(앞줄 가운데) 감독과 오징어 게임 2 출연 배우들이 지난해 12월 13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시티칼리지에서 열린 대규모 팬이벤트에 참석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넷플릭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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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징어게임은 ‘안 죽일 것 같은 사람도 다 죽이는’ 시리즈로 유명하다. 시즌2도 동일한 기조를 유지했다. 우리나라 주연급 배우들이 배역의 크기를 가리지 않고 출연하고, 허망하게 죽음을 맞이한다. 누구 하나 서사가 제대로 밝혀지지 않고 ‘빌드업’만 이어가다 갑자기 뚝 끊긴 것은 시즌2가 아쉬운 평을 듣는 이유 중 하나다.

“시즌3를 기다려달라고 밖에 말으 못하겠다. 시즌3까지는 제 나름대로 서사와 결말을 다 쓰려고 노력했다. 출연자 대부분은 캐스팅 대신 오디션으로 뽑았다. 그리고 우리나라에서 유명 배우여도 해외에선 잘 몰라서 (유명 배우 기용의) 이점은 크지 않다. 시즌1에서는 무명배우가 많이 나왔어도 외국에서 흥행하는데 전혀 상관이 없었던 것처럼 (이번 시즌 역시) 오직 연기력과 캐릭터 싱크로율만 고려했다.”

한편 황 감독은 지난 3일 제82회 골든글로브 시상식(현지시간 5일) 참석차 미국 LA로 출국했다. 골든글로브 시상식은 매년 전 세계의 영화와 미국의 TV 드라마를 대상으로 하는 시상식이다.

황 감독은 “시즌2가 (골든글로브)후보에 오른 것만으로 감사하다. 이야기가 완결되는 시즌3로는 수상을 기대하고 싶다”고 솔직하게 밝힌 바 있다. 시즌3는 올해 6월께 넷플릭스에서 공개될 예정이다. 또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인형 영희의 파트너, 철수가 베일을 벗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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