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형준 문화방송(MBC) 사장이 지난해 2월14일 서울 문화방송 사옥 사장실에서 한겨레와 인터뷰하고 있다. 박강수 기자 turner@hani.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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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형준 문화방송(MBC) 사장이 12·3 비상계엄 사태 당시 회사 임원들과 “(계엄군이 잡으러 오면) 그냥 잡혀 갑시다”라고 각오를 다졌다는 사실을 공개했다.
안 사장은 지난 2일 공개된 피디(PD)저널과의 인터뷰에서 계엄 당일 (주변에서) ‘계엄군이 엠비시로 갈 테니 피신하라’고 조언했지만 곧장 택시를 잡아 타고 회사로 향했다며 “보도국 후배들을 포함해 직원들이 일하고 있는데, 혼자 피신할 수 없어서 사장실로 올라갔다. 이후 모인 임원들과 ‘그냥 잡혀 갑시다’라고 각오를 다졌다”고 밝혔다.
안 사장은 “과거 비상계엄이 선포되면 언론사와 방송사를 장악하고 (경영진 등을) 끌고 가는 게 일반적이었다. 모인 임원들끼리 유사시에 다른 방안을 모색할 수 있게 흩어져 있자는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 (계엄군에 끌려가지 않은 건) 국회에서 시민들이 맞서서 계엄군의 진입을 막아준 덕분”이라고 했다.
앞서 내란 혐의로 구속된 조지호 경찰청장 변호인 설명 등을 들으면, 문화방송은 윤석열이 조 청장에게 ‘접수할 기관’으로 제시한 언론사 중 한 곳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윤석열 정부는 출범 이후, 특히 2022년 ‘바이든-날리면’ 보도가 나간 뒤부터 문화방송을 상대로 정정보도 청구 소송과 감사원 감사, 방송통신심의위원회를 통한 집중적인 방송심의 등을 벌여 왔다.
안 사장은 문화방송을 겨냥한 ‘방송 장악’ 논란과 관련해 “비티에스(BTS)의 노래 제목 ‘낫 투데이(Not Today)’라는 심정으로 하루하루 버텼다. 우리가 옳고 그렇기 때문에 이길 것이라는 희망을 구성원끼리는 공유하고 있었다. 엠비시가 계엄군의 1차 장악 대상에 포함된 것은 무도한 권력에 대한 감시라는, 언론 본연의 임무를 충실히 해왔다는 반증이라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최성진 기자 cs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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