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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7 (화)

"매주 대규모 집회로 일상이 마비… 중개소 문도 못 열어" [현장르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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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엄사태후 용산 일대 부동산
작년 11~12월 거래 70% 줄어
서울 평균감소율 45% 비해 과도
탄핵發 한파에 매도인 집 안내놔
매물증감률 -11% 감소폭 최대
신고가 쏟아지는 한남동도 불만


파이낸셜뉴스

지난 3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에 위치한 고가 아파트 '나인원한남' 앞 대로에 경찰 차량이 줄지어 있다. 인근에서는 대통령 체포 관련 집회가 열리는 중이다. 사진=전민경 기자 지난 3일, 오전 10시가 넘었지만 서울 용산구 한강로동 공인중개소 10곳 중 8곳의 문이 닫혀 있었다. 사진=전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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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일 오전 10시를 넘긴 시각, 서울 용산구 한강로동 삼각지역(4·6호선) 인근 공인중개소들은 대부분 문이 굳게 닫혀있었다. 통상 공인중개소가 9시30분에서 10시 사이 업무를 시작하지만 10곳 중 2곳만이 문을 열고 손님 맞을 준비를 하는 중이었다.

■용산구 거래량 3분의 1로 '뚝'

출근 후 바닥을 청소하던 공인중개사 A씨는 "다른 곳도 원래 더 빨리 문을 여는데, 요즘 일이 없으니 다들 느즈막히 문을 여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이어 "집 보겠다는 발길이 줄었다"면서 "사태가 끝날 때까지는 상황이 좋아지기 어렵다"며 한숨을 지었다.

A씨가 언급한 '사태'는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가 있었던 지난해 12월 3일부터 이어진 정치적인 혼란을 일컬은 것이다. 대통령 집무실과 관저가 모두 용산구에 속한 만큼, 이곳 부동산이 직접적인 타격을 받은 양상이다.

실제로 용산구는 계엄 사태 후 거래량과 매물이 모두 크게 감소했다.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아실의 용산구 주택 매매 건수를 살펴보면 지난해 11월 68건에서 12월 20건으로 70.59% 급감했다. 한 달 새 거래량이 3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든 것이다. 서울 전지역 평균 감소율 45.24%(3382→1852건)과 비교해도 큰 폭 하락이다.

지난 2일 기준 용산구 매물증감률은 한 달 전 대비 -11%(3619→3201건·전월세 포함)로 서울에서 가장 큰 감소율을 나타냈다. 공인중개사 B씨는 "시장이 안좋으니 매도인들이 급하지 않은 상태"라며 "물건을 내놓지 않으니 거래량이 떨어지는 것이기도 하다"고 부연했다.

■한남동 부촌도 중개소 업무 마비

같은날 한남동 관저 인근의 공인중개소는 대통령 체포를 두고 대규모 집회가 열리면서 문을 여는 것 자체가 불가능해 보였다.

한남초등학교 인근 육교 통행이 통제되는 등 사실상 마비 상태에 빠진 듯했다. 한남동은 나인원한남과 한남더힐 등 고가의 아파트가 위치한 전통적인 부촌이다. 대형평수 341가구로 이뤄진 나인원한남은 지난해 대부분의 평형에서 신고가가 나왔다. △전용 206㎡ 110억원 △244㎡ 120억원 △273㎡ 220억원 등이다. 600가구의 한남더힐 역시 △177㎡ 74억3000만원 △208㎡ 96억원 △240㎡ 120억 등으로 지난해 최고가가 쏟아졌다.

하지만 최근 정국 혼란에 입지적인 요인까지 더해지면서 한강로동과 한남동 주택 소유주들 사이에서는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다. 특히 집회 장소와 가까이 맞닿아 있는 나인원한남은 입주민들이 이용하는 주차장 입구까지 경찰들과 경찰차량이 줄지어 있는 모습이었다.

공인중개소 C씨는 "집무실과 관저가 들어온다고 할 때부터 집값이 떨어질 것이라고 우려한 주민들이 많았다"며 "지금은 교통까지 혼잡해지니 얼른 상황이 정리되길 바라는 마음"이라고 말했다.

ming@fnnews.com 전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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