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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7 (화)

"데이터센터發 호재" SK하이닉스 ‘中 다롄공장’ 몸집 키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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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용 eSSD 수요 늘어 자본금↑
매각설 등 악재 딛고 ‘캐시카우’로
"QLC 부각되며 다롄 팹 역할 중요"
올해 가격방어용 감산 논의가 변수


파이낸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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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데이터센터발(發) 수요 급증에 따라 차세대 낸드플래시 생산기지인 SK하이닉스의 중국 다롄 팹(fab·공장)이 '미운 오리새끼'에서 '캐시 카우'로 변신하면서 몸집을 키웠다. 다롄 팹은 그간 미·중 패권전쟁과 코로나19 수요 침체 등을 겪으며 '최악의 인수'라는 오명을 쓰기도 했다. 다만, 올해 1·4분기 주력 제품인 기업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eSSD) 가격이 하락하면서 '감산'까지도 논의되는 등 낸드 업황이 변수가 될 전망이다.

■SK하이닉스 中다롄 팹 자본금 증가

5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 다롄 팹을 관리하는 'SK하이닉스반도체(다롄)유한공사'가 최근 경영변경이 발생해 중국 자본시장 당국에 자본금을 기존 26억달러(약 3조8147억원)에서 28억달러(약 4조1081억원)으로 수정해 고시했다. SK하이닉스반도체(다롄)유한공사는 SK하이닉스가 지분 100%를 보유 중인 자회사다.

중국 현지 매체들은 "기업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eSSD)의 수요가 늘면서 이에 따라 SK하이닉스 다롄 팹(fab··공장)의 자본금도 증가했다"고 해석했다. 다롄 팹은 SK하이닉스 팹 중 유일하게 쿼드러플레벨셀(QLC) 낸드를 생산하는 곳이다. 셀당 4개의 비트를 저장하는 고용량 낸드 생산 기술인 QLC 기술은 AI 컴퓨팅을 지원하기 위해 데이터센터들이 차용하고 있는 고용량의 SSD에 적합해 각광 받고 있다.

2020년 10월 인텔로부터 인수한 다롄 공장은 오는 3월 온전히 SK하이닉스 소유가 될 예정이다. 지난해 AI붐으로 데이터센터 구축이 늘자 SK하이닉스의 eSSD 수요가 늘어 전체 낸드의 30%를 담당하는 다롄 공장도 수혜를 입었다. 다롄 팹이 속한 SK하이닉스 자회사 솔리다임은 2021년 2·4분기 이후 쭉 적자를 내다가 12개분기만인 지난해 2·4분기 흑자전환했다.

SK하이닉스 측은 경쟁사 대비 압도적인 QLC 낸드 기술력으로 eSSD 시장 선점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차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로도 꼽히는 QLC 낸드는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전체 낸드 시장에서의 비중이 △2023년 12.9% △2024년 20.7% △2027년 46.4%까지 상승할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4년 새 4배 가량 성장을 점치고 있다.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은 지난해 5월 기자간담회에서 "다롄 공장에서 생산되는 QLC 기반 60테라바이트(TB) eSSD 제품은 전세계 유일한 제품이고, 상당기간 동안 경쟁력 있는 eSSD 포트폴리오를 가져갈 수 있다고 판단한다"고 자신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초만 해도 매각설에 골머리를 썩혀온 SK하이닉스가 AI붐으로 QLC 낸드가 HBM 못지 않은 주요 제품으로 떠오르면서 올해 사업에서 다롄 팹이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면서도 "트럼프 2기 미국과 중국의 반도체 패권 전쟁의 수위와 제재 강도에 따라서 다시 미운 오리새끼로 돌아갈지, 백조가 될지 결정이 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가격 방어 위해 낸드 또 감산하나

한편, 지난해 효자였던 eSSD 가격이 낮아지면서 다롄 팹이 올해 다시 '아픈 손가락'으로 돌아설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소비자용 SSD에 이어 수요가 줄어들면서 낸드 업계가 가격 방어를 위해 업체들이 곧 감산 카드를 꺼내들 수 있다는 분석이 일각에서 제기되면서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낸드 가격이 지난해 4·4분기 3~8% 하락한 이후 올 1·4분기에는 10~15% 떨어질 것으로 분석했다. 특히 올 1·4분기에는 믿었던 기업용 SSD마저 가격이 하락할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해 4·4분기 가격이 0~5% 상승에 그친 뒤 1·4분기에는 5~10% 하락할 전망이다. 반도체 업계에서는 기업용 SSD의 성장세가 주춤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1·4분기 매출까지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더 나아가서는 가격 방어를 위한 대대적인 감산까지 고려하고 있다. 앞서 미국의 마이크론은 기업용 SSD 수요 둔화로 낸드 웨이퍼 투입량을 줄이는 감산에 나선 상태다.

rejune1112@fnnews.com 김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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