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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7 (화)

[사설]“가장 큰 공포가 불확실성… 장기화 여파 가늠키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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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기업인 등이 3일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경제계 신년인사회에서 국기에 경례하고 있다. 왼쪽부터 조태열 외교부 장관, 중견기업연합회장인 최진식 SIMPAC 회장, 한국경영자총협회장인 손경식 CJ 회장,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윤진식 한국무역협회장, 류진 한국경제인협회장, 최 권한대행,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인 최태원 SK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 회장.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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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 그룹 총수 등 주요 재계 인사들이 새해 한자리에 모여 정치 안정을 통한 경제 불확실성의 해소를 촉구했다. 3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2025 경제계 신년 인사회’에서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은 “경제에 있어 가장 큰 공포인 불확실성이 장기화하면 그 여파를 가늠하기 어렵다”며 조속한 국정 안정화를 요청했다. 이날 행사에서 주요 기업 최고경영자(CEO)들과 경제단체장들은 경제 불확실성을 걷어내기 위한 입법과 경제정책의 원활한 추진 필요성도 강조했다.

정치적 불안으로 직격탄을 맞은 한국 경제에 대해 세계도 걱정스러운 눈으로 지켜보고 있다. 3∼5일 열린 미국 전미경제학회 연례총회에서 제이슨 퍼먼 미 하버드대 교수(전 백악관 경제자문위원장)는 “정치적 혼란이 경제에 결코 좋을 수 없다”며 “한국 증시 상황이 악화할 가능성도 있다”고 경고했다.

정치적 불확실성을 논외로 치더라도, 한국 경제는 이미 수출 외환 내수 고용 등 대부분의 주요 지표에 비상등이 켜진 상태다. 정부는 올해 한국 경제 성장률을 1.8%로 전망했는데 이마저도 정치 불확실성이 어느 정도 관리될 것을 전제로 한 것이다. JP모건이 한국 성장률을 1.3%로 전망하는 등 글로벌 투자은행(IB)의 눈높이는 1%대 초중반까지 낮아졌다. 정치 불안이 장기화하면 국가 신용등급이 하락할 수 있다는 신용평가기관의 경고까지 나왔다.

개별 기업 차원에서는 생존을 장담하기 어려울 정도로 ‘한 치 앞이 안 보이는 상황’이라는 비명이 나온다. 원-달러 환율이 1500원 가까이 치솟아 원재료 값 부담이 커지면서 아직 새해 사업계획조차 확정하지 못한 기업이 상당수다. 인수합병(M&A) 등 공격적 투자는 엄두도 낼 수 없는 상황이고, 고용계획도 멈춰 섰다고 한다.

한국 경제를 뒤덮은 불확실성의 짙은 안개를 걷어내기 위해서는 정치적 갈등과 혼란이 하루빨리 해소되도록 정부와 정치권이 힘을 모아야 한다. 이를 통해 기업들이 정상적인 투자활동을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해외에는 한국 경제가 건재하다는 것을 알릴 필요가 있다. 어떤 위기에서도 경제의 엔진은 한순간도 멈춰 서는 일이 없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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