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아건설, 워크아웃 종료 5년 만에 법정관리 신청
"지난달말 60억 어음 못 갚아, 자금 사정 악화에 높은 부채비율"
작년 건설사, 30개사 부도…올해도 부도 건설사 늘어날 듯
신동아건설 사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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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만기 도래 60억 어음 막지 못해”
신동아건설은 6일 서울중앙지방법원(2025회합102)에 법정관리를 신청했다고 밝혔다. 2019년 11월 워크아웃에서 벗어난 지 5년 여 만에 다시 법정관리 절차를 밟게 됐다.
신동아건설은 이날 임직원께 드리는 글을 통해 “우리 회사는 급격한 자금 사정 악화와 누적된 부채로 인해 더이상 정상적인 경영 활동을 지속하기 어렵다고 판단, 부득이하게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말 만기가 도래한 60억원짜리 어음을 막지 못한 것이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신동아건설은 “법원의 감독과 관리 아래 회사의 영업 가치를 최대한 보존해 향후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하겠다”며 “기업회생 과정에서 회생계획안을 마련해 채권자·관계인들의 동의를 구하고 법원의 인가를 받아 경영 정상화를 추진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설 연휴 이전에 법정관리 개시 여부가 결정될 전망이다.
신동아건설은 1977년 설립돼 작년 시공능력평가순위 58위를 기록한 중견 건설사다. 1985년에는 여의도 63빌딩을 지으며 이름을 알렸다. 특히 신동아건설은 2022년을 ‘성장 모멘텀 구축의 해’로 삼고 수주목표 3조원을 달성하겠다며 14년 만에 주택 브랜드 ‘파밀리에’(FAMILLE) 브랜드를 리뉴얼했다. 2023년엔 우수영 개발사업본부장을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하고, 같은 해 임대사업을 목적으로 분할했던 파밀리에 건설(지분 100% 보유)을 흡수합병했다.
이러한 성장 전략 강화에도 불구하고 건설경기 침체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경남 진주의 신진주 역세권 타운하우스, 의정부역 초고층 주상복합 등 신동아건설이 책임 준공을 맡은 일부 현장에서 대규모 미분양이 발생했다. 경기도 화성시 송산면 송산그린시티 타운하우스 개발사업의 프로젝트파이낸싱(PF)의 본 계약 전환 실패, 공사비 미수금 증가 등이 맞물렸다.
2021년 말까지만 해도 신동아건설의 부채비율은 228.9%였으나 2022년 기준금리 인상기가 본격 도래한데다 건설경기 침체가 본격화하자 2022년 말 부채비율은 349.3%로 급등했다. 2023년 말에는 428.8%로 2년 새 부채비율이 무려 199.9%포인트나 뛰었다. 1년 내 갚아야 하는 단기차입금도 2022년 155억원 규모에서 2023년 319억원 규모로 두 배 가까이 급증했다.
이러는 와중에 유동성도 급격히 약해졌다. 유동비율은 2022년 말 212.7%에서 2023년 말 141.9%로 쪼그라들었다. 보유 현금도 2023년 말 59억 6000만원 수준으로 1년 전인 2022년 말 337억원의 5분의 1 수준으로 감소했다. 금리 인상, 건설경기 침체 속에 공사의 누적원가가 2023년 2조 463억원으로 1년 전(1조 4877억원)보다 37.5% 증가했음에도 공사미수금은 2146억원으로 전년(1056억원) 대비 103.2%나 급증했다.
유동성이 쪼그라드는 상황에서 미분양 상황도 지속됐다. 작년 신동아건설이 분양한 아파트도 미분양됐다. 계룡건설과 함께 시공한 인천 검단신도시 파밀리에 엘리프(AA32블록)는 작년 말부터 올 1월 2일까지 1, 2순위 청약신청을 받았는데 618가구 일반분양에 313가구만 청약했다. 앞서 7월 분양한 의정부역 파밀리에Ⅱ도 120가구 모집에 114가구만 모집됐다.
악성 미분양 늘고 착공물량 줄고
건설사들의 줄줄이 부도 사태는 올해도 이어질 수 있다. 건설산업지식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작년 건설사 30곳이 부도처리됐다. 전년 대비 9곳 증가한 것으로 이는 2019년(49곳) 이후 5년 만에 가장 크게 늘어난 것이다. 지난 달 초에는 전북지역 건설업체 4위 규모인 제일건설이 부도 처리됐다. 제일건설은 주거래은행인 NH투자은행에 7억원짜리 어음을 결제하지 못해 부도 처리됐다.
지난해에는 시공능력평가 24위인 태영건설이 프로젝트 파이낸싱(PF) 관련 유동성 위기로 워크아웃(기업구조개선작업)을 개시한 바 있다.
건설사 입장에선 준공 후 미분양이 해소되지 않아 공사대금을 대거 투입해 건물을 짓고도 자금을 회수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상황에서 신규로 착공하는 물량까지 감소하자 신규로 들어올 자금이 쪼그라들면서 유동성 위험이 커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준공후 미분양, 즉 악성 미분양은 작년 11월 1만 8644호로 1년 전 대비 8179호, 78.2% 증가했다. 주택건설 착공실적은 같은 기간 2만 1717호로 전년동월대비 1만 3021호, 37.5% 감소했다.
김성환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미분양 숫자가 줄어들고 있지만 준공후 미분양은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다. 준공후 미분양이 늘어나는 것은 건설사에 치명적이고 그러다보니 건설사 부도도 늘어난다”며 “착공 물량 등이 줄어드는 것을 볼 때 먹거리가 줄어든다는 측면에서 시공사 입장에선 상당한 부담”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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