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0년대 나치 부역자들이 만든 자유당의 대표가 연정 구성 이끌어 이끌어
수백 명 시민들, 거리로 나와 항의…"나치는 물러가라"
알렉산더 판데어벨렌 오스트리아 대통령이 수도 빈에서 극우 성향의 자유당 대표 헤르베르트 키클과 회담을 가진 뒤 기자회견에 참석하고 있다. 2025.01.06 ⓒ 로이터=뉴스1 ⓒ News1 정지윤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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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정지윤 권영미 기자 = 오스트리아의 극우 성향 정당 자유당의 헤르베르트 키클 대표가 오스트리아의 새 총리이자 세계 2차 대전 이후 첫 극우 지도자가 될 기회를 잡았다.
AFP통신에 따르면 알렉산더 판데어벨렌 오스트리아 대통령은 6일(현지시간) 키클에게 연정 구성 임무를 부여했다고 밝혔다.
판데어벨렌 대통령은 "키클 대표는 실행 가능한 해결책을 찾을 수 있다고 믿는다"며 "그는 이러한 책임을 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나는 그에게 연방 정부 구성을 위해 국민당과 대화를 시작하라고 지시했다"며 "쉬운 결정은 아니었다"고 덧붙였다.
이는 지난 주말 동안 오스트리아가 제1당인 자유당을 배제하고 중도 보수 국민당, 중도 좌파 사회민주당과 함께 연립 정부를 구성하려 했다가 결렬된 뒤 나온 것이다.
판데어벨렌 대통령은 전날인 5일 연립 정부 구성에 실패하자 키클 대표와 함께 새 정부 구성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판데어벨렌은 "국민당 내에서 키클과의 협력을 반대하는 목소리가 훨씬 더 잠잠해졌다"고 전했다.
자유당은 2000년 이후 여러 차례 오스트리아 정부 구성에 참여했지만 회담을 주도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자유당은 지난 9월 총선에서 약 29%의 지지를 얻어 1위를 차지했지만, 중앙정부를 구성할 파트너를 찾을 수 없었다. 국민당은 26%로 2위, 중도 좌파인 사회민주당은 21%를 얻었다. 자유당은 1950년대 나치 부역자들이 결성한 극우 정당으로, 오랫동안 비주류 세력이었다가 2017년 총선에서 제3당에 오르며 주목을 받았다.
키클 대표도 자신이 미래의 '포크스칸츨러(인민 총리)'가 될 것이라고 발언하는 등 극우주의자들의 표현을 자주 사용했다. '포크스칸츨러'는 나치 지도자 아돌프 히틀러를 지칭할 때 썼던 표현이다.
정부의 결정에 반대하는 시민들은 거리에 나와 항의를 표했다. 오스트리아 수도 빈의 호프부르크 궁전 앞에 나온 수백 명의 사람들은 "나치는 물러가라"고 외쳤다. '우리는 우익 극단주의자들이 오스트리아를 지배하는 것을 원치 않는다'라고 적힌 팻말이 보이기도 했다.
stopyu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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