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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9 (목)

“일론 머스크, 선 넘네” 유럽 정상들, ‘정치 간섭’에 일제히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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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사진 출처 = 연합뉴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유럽 ‘정치 간섭’에 유럽 주요국 정상들이 일제히 반발했다.

머스크는 지난 2일 엑스(X·옛 트위터)에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가 2008∼2013년 왕립검찰청(CPS) 청장이었을 때 아동 성착취 사건을 은폐했다고 비난하면서 재조사와 스타머 총리 사퇴를 주장했다.

이 의혹은 영국의 극우 운동가 토미 로빈슨이 오랫동안 주장해온 것이다.

머스크는 영국의 극우 정당인 영국개혁당을 공개적으로 지지하기도 했다. 지난 3일에도 영국 찰스 3세 국왕이 의회를 해산하고 조기 선거를 치러 노동당 정부를 몰아내야 한다는 게시물을 엑스에 공유했다.

스타머 총리는 6일 기자회견에서 머스크를 겨냥해 “거짓말과 잘못된 정보를 퍼트리는 사람들은 피해자에 관심이 없다”고 비판했다.

또한 “정치의 치열함과 활발한 토론을 즐기지만 그것은 거짓이 아니라 사실과 진실에 기반해야 한다”며 사건을 은폐했다는 일부 주장에 대해 “선을 넘었다”고 지적했다.

기자회견 이후 머스크는 엑스에 “스타머는 정치적 지지를 확보하기 위해 수많은 어린 소녀와 부모들의 호소를 반복적으로 무시했다”며 “스타머는 비열하다”고 공격했다.

머스크는 다음달 23일 총선을 치르는 독일에도 참견했다.

독일 극우 정당인 독일대안당(AfD)을 공개 지지한 머스크는 지난달 20일 엑스에 “AfD만이 독일을 구할 수 있다”고 밝혔다.

지난달 28일엔 독일 한 주간지에도 같은 취지로 기고했고 오는 9일엔 이 정당의 총리 후보인 알리스 바이델 공동 대표와 라이브 대담도 잡았다.

머스크는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를 향해 “무능한 멍청이이며 사퇴해야 한다”고 비판했고,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독일 대통령은 “반민주 폭군”이라고 했다.

독일 정부 대변인은 6일 기자회견에서 “이 나라의 대다수는 정상적이고 합리적이며 품격 있다”며 “머스크의 거짓말이나 반쪽짜리 진실, 개인 의견이 8400만명이 사는 한 나라(독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보는 건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숄츠 총리 역시 머스크의 정치 개입 논란에 대해 “새로운 일이 아니고 냉정을 유지해야 한다”며 “트롤(troll·관심을 끌려고 일부러 시비 거는 사람)에게 먹이를 주지 말라”고 대응했다.

프랑스의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 역시 불편한 기색을 보였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날 프랑스 대사들과 신년회에서 머스크의 이름을 직접 거론하진 않은 채 “10년 전만 해도 세계 최대 소셜미디어(SNS)의 소유주가 새로운 국제 반동 운동을 지원하고 독일을 포함한 선거에 직접 개입할 것이라고 누가 상상이나 했겠느냐”고 반문했다.

요나스 가르 스퇴르 노르웨이 총리도 이날 현지 공영방송 NRK에 “SNS에 대한 막대한 접근권과 대규모 경제적 자원을 가진 사람(머스크)이 다른 나라 내정에 직접적으로 관여하는 것이 우려스럽다”며 “민주주의와 동맹 국가간 이런 식은 안 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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