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은행 관계자가 달러화를 정리하고 있다./사진=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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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투자자가 증시에 돌아올 기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외국인 유입과 밀접한 원/달러 환율은 오히려 새해 들어 다시 올라 여전히 높은 상황이다.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관세 정책 전망에 영향 받고 있는 환율은, 전망 변화에 따른 해소 기대감도 있지만 당분간 높게 이어질 요인들이 많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는 지난 3일과 6일 각각 1.79%, 1.91% 상승했다. 지난해 폐장일(12월30일) 2399.49로 2400선을 밑돌고 마친 코스피 지수는 단기에 2488.64까지 솟아 2500선 진입을 시도했고, 이날 오전 진입에 성공했다. 연초 코스피 지수 상승은 그간 국내증시에서 빠져나가던 외국인이 매수세를 나타낸 수급 영향이다.
외국인은 3일과 6일 양일간 코스피 시장에서 주식을 총 6464억원 가량 순매수 했다. 외국인의 투자 종목은 주로 국내증시 대표주인 대형 반도체주에 몰렸다.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인 CES 2025의 개막이 다가오면서, 젠슨 황 엔비디아 CEO(최고경영자)의 발언에 관심이 쏠렸다. 양일간 외국인은 SK하이닉스를 4488억원, 삼성전자를 1312억원 순매수 했다.
그러나 외국인의 국내증시 투자심리 악화 원인 중 하나였던 높은 원/달러 환율은 여전히 유지됐다. 오히려 올해 들어 2일 1466.6원, 3일 1468.4원, 6일 1469.7원(오후 3시30분 종가 기준) 등 지속적으로 상승했다. 달러 대비 원화 가치가 하락하면 환차익을 노리는 외국인 입장에서는 국내증시 투자 매력이 줄어든다. 또 외국인이 투자금을 빼면서 원화 가치가 더 낮아지는 등 악순환이 반복된다.
다만 이날은 달러 강세가 완화되고 있다.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전날 오전 108.75를 웃돌던 미국달러지수는 전날 밤중 급락해 107대 중반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는 트럼프 행정부의 보편 관세 정책이 기존 시장 예상보다 완화된 수준에서 시행될 것이라는 보도가 나왔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에 이날 오전 10시40분 기준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도 전장 대비 2.9원 내린 1457.1원을 보이고 있다.
6일(현지 시각) 워싱턴포스트(WP)는 해당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 3명을 인용해 "트럼프 당선인의 보좌관들은 모든 국가에 적용하되 주요 수입품에만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당초 모든 품목에 관세가 부과될 것으로 예상됐는데, 대상이 줄어들 가능성이 제기된 것이다.
트럼프 당선인의 재집권에 따른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강화는 강달러 현상을 더 심화하는 요인으로 지적된 바 있다. 따라서 보호무역주의의 강도가 시장의 우려보다 낮다면 달러 강세도 현 수준 대비 낮아질 수 있다. 그러나 강달러 현상을 둘러싼 상대요인 등도 여전히 이를 지지하는 만큼, 당분간 원/달러 환율이 급격히 완화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권아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미국 대선 이후 유로존 성장률 전망 하향 조정이 두드러지며, 최근 중국 10년물은 1.6%로 하락해 추가 완화 기대가 확산된다"며 "강달러 연장 국면이 심화되는 양상"이라고 지적했다.
중장기적으로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나 트럼프 행정부도 강달러 현상을 반기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김준영 DS투자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정권은 강달러를 선호하지 않는 입장을 고수할 가능성이 높다"며 "제조업 약화의 주요 원인으로 강달러를 지목하며 제조업 활성화를 목표로 하는 정책 방향과 상충된다는 인식이 깔려있다"고 했다.
홍재영 기자 hjae0@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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