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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9 (목)

미국이 ‘중국 군사기업’ 지정한 텐센트는 어떤 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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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넘어 글로벌 콘텐츠 제국 야심

미국 스타트업계에도 활발한 투자

중국 정부, 맞대응 후속조치 예고

경향신문

텐센트가 소유한 위챗 메신저. 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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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국방부로부터 ‘중국 군사기업’으로 신규 지정된 텐센트가 중국군의 활동과 관련 없다며 당혹스럽다는 입장을 밝혔다.

텐센트는 7일 성명을 내고 미국 국방부가 자사를 군사기업 명단에 포함시킨 것은 “명백한 실수”라며 “우리는 군사 기업이나 군수 공급업체가 아니다. 제재나 수출통제와 달리 명단에 오른 것은 사업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밝혔다. 텐센트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오해가 없도록 국방부와 협력해 이 문제를 바로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 국방부는 6일(현지시간) ‘중국 군사 기업’ 명단을 업데이트해 관보에 공개했다. 텐센트와 배터리 제조업체 CATL, 메모리 반도체 업체 CXMT(창신메모리), 드론 제조사 오텔 로보틱스, 인터넷 연결 모듈 제조업체 퀙텔(Quectel), 국유 해운사 중국원양해운(COSCO) 등이 포함됐다. 이 가운데 텐센트는 비제조업 기업으로 목록에 올라 눈길을 끈다.

텐센트는 전 세계적으로 12억명 이상이 사용하는 중국의 국민 메신저 ‘위챗’의 모기업이다. 중국 정보통신기술(IT) 중심지 선전에서 1998년 창립했다. 이듬해 인스턴트 메신저 QQ를 개발해 사업이 크게 성장했다. 연매출은 2023년 기준 6090위안(114조 5000억원)이며, 시총은 2022년 기준 5690억달러(약681조원)에 달한다. 지난해 포브스가 집계한 전 세계 기업 시총 규모 19위로 집계됐다.

현재는 ‘개발사’보다는 ‘콘텐츠 플랫폼’ 내지 ‘투자자’에 더 가깝다. 메신저 위챗을 바탕으로 모바일 결제·배송·웹드라마·게임·뉴스 포털 등 다양한 사업영역에 진출했다.

텐센트가 최근 가장 공들이는 분야는 게임이다. 텐센트는 2011년 리그오브레전드 개발사 라이엇게임즈를 시작으로 세계 유수의 게임 회사 지분을 사들였으며 적극적인 인수·합병(M&A)을 단행했다. 지난해 게임시장을 뒤흔들었던 ‘검은 신화 : 오공’에도 투자했다.

텐센트는 라이벌인 알리바바 소유주 앤트그룹이 2020년대 마윈 회장이 당국 눈밖에 나면서 주춤했던 기간 정반대로 다방면으로 성장해 대조를 보였다. 중국 당국의 온라인 콘텐츠 정책에도 적극 협력하고 있을 것이라고 추정된다.

텐센트는 미국 스타트업계에서도 큰 손으로 통한다. 미국 IT 전문매체 테크크런치는 “텐센트는 미국 기술 회사와 스타트업에 대한 주요 투자자이기도 하다”며 레딧, 스냅, 에픽게임즈 등에 활발하게 투자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 군사 기업으로 지정된다고 해서 곧바로 제재나 수출 통제 등의 제한을 받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해당 기업과 거래하는 기업이나 투자자에게 경고 효과가 되며 추후 제재 조치가 따를 수 있다.

류펑위 주미 중국대사관 대변인은 성명을 내고 “미국이 국가 안보 개념을 일반화하고, 각종 차별적 명단을 작성하고, 중국 기업에 대한 부당한 억압을 가하고, 정상적인 중·미 경제 무역 협력을 방해하는 것에 단호히 반대한다”고 밝혔다. 류 대변인은 미국 측의 조치는 시장경제 원리에 맞지 않고 외국인 투자자의 이익을 손상시켜 “결국 스스로에게 역효과를 낳을 것”이라고 말했다.

궈자쿤 중국 외교부 대변인도 정례 브리핑에서 “미국이 잘못된 처사를 즉각 바로잡기 바란다”며 “중국은 필요한 조치를 취해 중국 기업의 합법적 권익과 자신의 정당한 발전 권리를 단호히 지킬 것”이라고 말해, 중국 측의 후속 조치가 있을 것을 예고했다.


☞ 미국 국방부, CATL·텐센트 ‘중국 군사 기업’으로 지정
https://www.khan.co.kr/article/202501070821001


베이징 | 박은하 특파원 eunha999@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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