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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9 (목)

여인형·박안수 공소장 곳곳에 윤석열…'북한 도발' 핑계로 계엄 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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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인형 공소장에 윤석열 89번 등장
이진우 "의원들 끌고 나오면 길 터라"
윤석열, 곽종근에 "준비되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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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 비상계엄 사태'의 주동자들이 속속들이 재판에 넘겨지고 있다.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이 지난달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보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하고 있다. /국회=이새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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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ㅣ정채영 기자] '12.3 비상계엄 사태'의 주동자들이 속속들이 재판에 넘겨지고 있다.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의 공소장에 대통령이 152번 언급된 데 이어 여인형 방첩사령관과 이진우 수도방위사령관의 공소장에도 대통령이라는 단어가 끊임없이 등장했다.

국방부 검찰단이 국회에 제출한 84쪽 분량의 여 사령관, 이 사령관 등의 공소장에 대통령이라는 단어는 89번이나 등장했다.

◆ 여인형·이진우 함께 재판행…'의원들 끌고 나오면 길 터라'

공소장에는 두 사령관의 혐의와 윤석열 대통령의 지시 사항이 구체적으로 적시됐다. 국방부 검찰단은 윤 대통령은 계엄 선포 전인 2024년 11월9일경 국방부장관의 공관 2층 식당에서 대통령과 김 전 장관, 여 사령관, 이 사령관이 함께 식사하며 비상계엄 선포 시 부대 운영을 논의했다고 봤다. 예하 부대 지휘관들에게 "북한의 도발 가능성이 매우 크다"며 대응 준비태세 강화를 지속적으로 지시했다는 내용도 있다.

또 계엄 당일 대통령실에서 대통령과 김 전 장관이 국무회의를 위해 대기하면서도 오후9시48분경 이전에 이 사령관에게 전화해 부대에서 대기하라고 지시하며 국회 침투 및 봉쇄 계획의 실행을 준비하라는 취지의 명령을 내렸다고 파악했다.

국방부 검찰단은 공소장에 이 사령관이 계엄 당일 '국회의사당에 진입해 있던 육군특수전사령부 소속 병력들이 국회의원들을 끌고 나오면 국회의사당 출입구에 있던 시민들 사이에서 길을 터주라고 지시했다'고 적었다.

이어 제1경비단장은 그 무렵 월담해 국회 경내에 진입한 후 국회의사당 인근에서 대기하고 있던 특임대에 전화해 '이따가 국회의원하고 특전사가 출입문으로 나오니 그 인원들이 안전하게 나갈 수 있게 민간인들 사이에서 통로를 만드는 것을 지원하라'고 지시했다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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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안수 육군참모총장과 곽종근 특수전사령관이 지난달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하고 있다./배정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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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곽종근 '오물 풍선' 언급하며 출동 가능 대대 확인

박안수 계엄사령관과 곽종근 육군특수전사령관의 공소장 내용은 피고인 이름만 달려졌을 뿐 여 사령관의 혐의 내용과 정황은 똑같이 적혀있다. 여기서도 윤 대통령은 100번 넘게 등장했다.

곽 사령관 또한 계엄을 사전에 준비하고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곽 사령관은 계엄 전날인 2024년 12월2일 오전 10시부터 진행된 한빛부대 남수단 파병 환송식 행사에서 공수1특전여단장과 9공수특전여단장을 만나 "다음 주에 북한 오물풍선 증 도발 가능성이 아주 크다는 정보가 있다. 여단별로 출동 가능한 대대가 몇 대 개냐. 대대장에게까지 알릴 필요는 없으나 출동 준비태세를 갖추고 있으라"고 지시했다.

공소장에 따르면 그날 저녁 윤 대통령은 김 전 장관의 비화폰으로 전화를 걸어 '며칠 이후로 준비되면 보자'고 말했고 곽 사령관이 '알겠습니다'라고 답했다. 윤 대통령의 옆에 있던 김 전 장관은 이 전화를 건네받아 곽 사령관에게 '깜짝 놀랐지. 내일 보자'라고 말한 걸로 검찰단은 파악했다. 이후 계엄 당일 곽 사령관은 오후 9시41분경 지휘통제실 앞 전투 집무실로 미리 내려가 비상계엄 선포를 기다리며 출동 준비태세를 유지하도록 했다.

박 사령관이 계엄사령부 구성 과정에 육군본부 참모진을 대거 동원한 내용도 담겨 있다. 검찰단은 박 사령관이 계엄 당일 오후 10시47분께 육군본부 정보작전참모부장 A 소장에게 "합참에 인원이 부족하니 부·실장과 이들을 지원할 차·과장 각 2~3명씩 모아 올라오라"고 지시했다고 했다. 또 다음날 오전 2시30분까지 육본 소속 부·실장 등 34명을 계엄사 참모진으로 구성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검찰 특별수사본부는 지난달 27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을 구속기소했다. 이후 국방부 검찰단은 지난달 31일 여인형 국군방첩사령관과 이진우 수도방위사령관을, 지난 3일 박안수 계엄사령관과 곽종근 육근특수전사령관을 순서대로 재판에 넘겼다.

chaezero@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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