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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9 (목)

그린란드 탐내는 트럼프···'러 차단' 전략적 가치 내세우지만 '희토류 확보' 노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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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막는 전략적 항로에 위치

적대국에 넘어가면 美안보 위협

석유·가스·희토류 등 천연자원 보고

기후변화에 얼음 녹으며 가치 더 올라

북극 차지하기 위한 강대국 경쟁 치열

‘사상최대 부동산 거래 성사’ 과시도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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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덴마크 자치령인 그린란드 매입 의사를 노골적으로 드러내는 가운데 그린란드가 가진 전략적·경제적 가치에 대한 관심이 뜨거워지고 있다.

7일(현지 시간) 주요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가 “그린란드의 소유권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면서 내세운 표면적 이유는 미국의 국가 안보다. 그린란드는 북미와 유럽을 잇는 북서 항로의 핵심 노선이자 그린란드·아이슬란드·영국을 연결하는 전략적 항로, 일명 ‘GIUK갭’의 한 축이다. 미국은 1951년 방위조약에 따라 그린란드 북서부에 공군기지(피투피크우주기지)를 확보했다. 모스크바와 뉴욕의 중간에 위치해 있으며 미사일 경보 시스템을 갖춘 미국 최북단의 전초기지다. 덴마크 국제학연구소의 선임연구원인 울릭 프램가드는 “이 지역은 오랫동안 미국이 러시아의 잠재적 공격을 격퇴하기 위한 핵심 항로로 여겨졌다”며 “적대국이 그린란드를 차지할 경우 미국을 공격하기 위한 주요 거점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전략적 중요성을 고려한 미국의 전임 대통령들이 1867년과 2차 대전 이후 두 차례 그린란드 매입을 시도하기도 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트럼프가 그린란드의 지정학적 중요성보다는 경제적 가치에 더 관심을 갖고 있다고 보고 있다. 그린란드는 석유·가스는 물론 반도체 필수 광물인 희토류를 풍부하게 보유한 천연자원의 보고다. 텔레그래프는 미국이 중요하게 여기는 50개 광물 중 약 37개를 그린란드에서 채굴할 수 있다고 밝혔다. 특히 전 세계 희토류를 장악한 중국이 수출제한을 무기로 휘두르는 상황에서 그린란드를 손에 넣고 싶은 트럼프의 욕구가 커졌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러시아·중국이 북극 개발을 위해 군사적·경제적 협력을 강화하고 기후변화로 그린란드의 얼음이 녹으며 개발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점도 또 다른 배경으로 꼽힌다. 텔레그래프는 “기후변화는 동토 지역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 수 있으며 북극을 차지하기 위한 강대국 간의 경쟁이 치열해질 것임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매체는 또 과시하는 것을 좋아하는 당선인의 성향을 짚으며 “부동산 개발 업자였던 대통령이 사상 최대 규모의 부동산 거래를 성사시키고 싶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트럼프가 줄기차게 그린란드 매입을 주장하고 있지만 덴마크 정부는 “그린란드는 판매 대상이 아니다”라며 선을 긋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그린란드 정부가 2009년 제정된 자치정부법을 통해 독립을 묻는 주민 투표를 진행한 후 미국 영토 편입을 검토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그린란드는 천연자원은 풍부하지만 경제적 자립성이 취약해 정부 예산의 절반 이상을 덴마크의 보조금에 기대고 있다.

김경미 기자 km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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