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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9 (목)

이슈 공식 출범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2차가 마지막' 각오로… 공수처 '尹체포 집행' 시기 고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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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차 시도 사실상 어렵다" 판단
경호처·보수단체 등과 충돌 대비
재발부 영장 유효기간 안 밝혀
이르면 오늘 나설 가능성 높아
주말 직후 13·14일도 유력 거론


파이낸셜뉴스

'12·3 비상계엄 선포 사태' 내란 혐의를 받는 윤석열 대통령 체포영장 발부 다음 날인 8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정문에 차벽이 촘촘하게 세워져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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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 체포영장을 다시 받아든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달력을 놓고 최적의 집행 시기를 따져보고 있다. 3차 집행 시도는 사실상 어려운 만큼 2차가 마지막이라는 게 공수처의 각오다. 경찰도 여기에 맞춰 경찰특공대 투입 등 고강도 지원을 검토 중이다.

관건은 대통령경호처·보수단체 등과 충돌, 집회 참가 안전 우려를 최소화하면서도 윤 대통령 신병 확보가 그나마 유리한 시점을 찾는 것이다. 이르면 10일 혹은 13~14일이 우선 거론된다.

8일 법조계에 따르면 공수처가 지난 7일 오후 '12·3 비상계엄' 사태 내란 수괴(우두머리) 혐의를 받고 있는 윤 대통령 체포영장을 재발부 받으면서 유효기간을 공개하지 않은 것은 작전 성공을 위한 전략과 동시에 관저 앞 집회 충돌 등 만일의 상황을 염두에 둔 것으로 해석된다.

영장 종료 시점이 알려지면, 상대측인 경호처 등 입장에선 집중 대비할 수 있는 날짜를 특정하기가 보다 쉽다.

경호처는 현재 서울 한남동 관저 정문에 대형버스 7대로 '차벽'을 쌓고 진입·산책로 등 곳곳을 철조망으로 봉쇄했다. 주요 저지선마다 '인간띠' 구축 계획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2차 집행이 이뤄지면 방역과 인력 투입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공수처는 또 탄핵 찬반 시위대에게도 2차 집행 예상 기간을 좁혀줄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윤 대통령 체포영장 재발부 소식 직후 체포 찬반 시위대는 관저로 몰려들었고 이날도 대규모 집회를 이어갔다.

공수처 관계자는 "한남동 관저 앞 대치 상항이 장기화·격화될 것을 우려해 비공개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간 발언 등을 토대로 유효기간을 추정할 수는 있다. 체포영장은 발부된 날로부터 7일 이내에 집행해야 하지만, 법원이나 판사가 '상당하다'고 인정하면 경우 7일을 초과하는 기간을 정할 수 있다. 공수처는 당초 체포영장을 재청구하면서 유효기간을 '7일 내지 그 이상'으로 할 것이라고 언급해왔다. 따라서 단순 대입하면 최소 13일(유효기간 7일)까지 시간을 확보한 셈이 된다.

그러나 1차 때 7일 기간으로 성공을 못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아예 유효기간을 10일이나 20일 등으로 넉넉하게 요청했을 수 있다. 이럴 경우 종료 시점은 16일 또는 20일로 늘어난다.

서울서부지법도 형법 110조와 111조의 적용 예외 문구를 영장에 적시할 만큼 윤 대통령 체포의 필요성을 인정했기 때문에 공수처의 청구 내용을 그대로 받아들였을 가능성이 있다.

이처럼 유효기간이 1차와 비교해 여유롭게 확보했다면 체포는 당장 서두르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급하게 2차 시도에 나섰다가 실패한 뒤 3차 집행에 들어가기보다는 치밀한 전략으로 한 번에 성공시키는 것이 공수처 입장에선 낫기 때문이다.

또 저항하는 경호처 직원을 현장에서 얼마나 체포할지, 경찰특공대를 투입할지, 동원 기동대 수 규모, 특수 레커나 헬기를 비롯한 다른 장비 몇 대를 어떻게 사용할지도 미리 공수처와 경찰은 논의한 뒤 가닥을 잡아야 한다.

이를 위해선 경호처 내부의 실태를 정확히 파악할 시간도 필요하다. 상대의 대응 수준을 능가하는 전략을 꾸려야 해서다.

윤 대통령이 도주했다는 애기가 돌고 있는 만큼 위치도 사전에 파악해야 한다. 자칫 관저 내부까지 들어가 놓고도 윤 대통령을 찾지 못해 영장을 집행하지 못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2차 영장에서 어디까지 수색 가능한지는 비공개다.

종합하면 우선 예상되는 시기는 시위대가 몰리는 주말 11일 이전이다. 시간은 출근 시간을 피한 이른 아침이나 낮 시간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저녁에 투입되면 해가 지기 때문에 충돌 시 사고 우려가 더 높다. 윤 대통령에 대한 '예우'를 지킨다고 했으므로 자정이나 새벽 등은 피할 것으로 보인다.

주말을 보내고 13일~14일도 거론된다.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입건된 박종준 경호처장과 김성훈 차장의 3차 출석요구 기간은 10일·11일 오전이다. 하지만 이들이 응하지 않을 것으로 보여 주말 동안 체포영장을 발부받은 뒤 관저로 들어갈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렇게 되면 박 처장과 김 차장 영장 집행 주체는 경찰이므로 법적 논란도 피할 수 있다. 현장에서 박 처장 등이 체포되는 것을 경호처 직원이 보게 되면 대열이 흐트러질 수 있다는 기대감 역시 공수처 내에선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unsaid@fnnews.com 강명연 장유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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