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 고양이 등 반려동물을 복제하는 신생기업(스타트업)이 국내에 본격 등장했다. 이전에는 줄기세포 연구 논문 조작으로 문제가 된 황우석 박사가 국내에서 반려견 복제 사업을 했다. 그러나 황 박사가 아랍에미리트로 옮긴 뒤 국내에서 반려동물 복제 사업을 하는 기업은 사라졌다. 일부 대학 연구실에서 반려견 복제 사업을 틈틈이 진행했으나 사업화한 곳은 없다.
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클로젠펫츠는 냉동인간 전문 스타트업 크리오아시아와 손잡고 반려동물 복제 사업을 추진한다. 반려동물 복제는 대상 동물이 살아 있을 때 체세포 일부를 채취해 얼려 놓았다가 반려동물 사망 후 냉동 체세포를 복원해 배아로 발달시켜 대리모 역할을 하는 동물에게 인공 수정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렇게 복제한 반려동물은 외모와 습관이 비슷하지만 예전 기억을 갖고 있지 않다.
이 업체는 개, 고양이 등 반려동물은 물론이고 외국에서 의뢰하는 마약탐지견 등 특수목적견 복제를 주요 사업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또 중동 지역을 대상으로 낙타 복제, 세계적 멸종위기종 동물 복제 사업도 진행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케냐의 시민단체와 멸종위기종 동물 복제 사업을 논의 중이다. 비용은 반려동물 복제의 경우 체세포 보관 비용이 최초 보관하는 첫해 300만 원, 이후 매년 30만 원의 유지 비용이 들어가며 복제 비용이 6만 달러다.
이창호(왼쪽) 클로젠펫츠 대표가 한형태 크리오아시아 대표와 동물복제 사업을 함께 진행하기 위해 제휴를 맺은 뒤 악수를 하고 있다. 크리오아시아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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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업체와 손잡은 크리오아시아는 사망한 사체를 보존하는 냉동인간 사업을 하는 업체로, 황 박사와 함께 반려견 복제 사업도 진행했다. 황 박사는 2022년 아랍에미리트에 아부다비생명공학연구원을 차려 반려견과 낙타 복제 사업을 해왔다. 이 과정에서 크리오아시아는 국내에서 복제를 원하는 반려견의 체세포를 냉동 보관했다가 황 박사에게 전달하는 대리업체 역할을 했다. 그러나 황 박사는 낙타 복제 수요가 몰리면서 최근 반려견 복제 사업을 중단했다.
이에 크리오아시아는 냉동 보관된 반려동물 체세포를 클로젠펫츠를 통해 복원하는 사업을 진행한다. 한형태 크리오아시아 대표는 "반려견 못지않게 반려묘 복제 문의도 많이 들어온다"며 "클로젠펫츠가 여러 해외 복제기업에서 일한 전문 연구원들로 팀을 꾸려 믿을 만하다"고 말했다.
애견인이기도 한 이창호 클로젠펫츠 대표는 기업용 소프트웨어 개발업체를 운영했으나 평소 반려동물 복제에 관심이 많아 회사를 창업해 직접 뛰어들었다. 이 대표는 "동물복제의 종주국인 우리나라가 시장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멸종위기종 복제 등으로 동물 복제 기술이 올바르게 사용되도록 관심을 기울이겠다"고 강조했다.
최연진 IT전문기자 wolfpac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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