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3조원’ 역대 최대 국내투자 배경
R&D 분야서 전체 절반 11.5조 투자
울산·화성 공장 등 인프라 구축 가속
로보틱스 등 신사업 다각화 본격 시동
“체질 개선·혁신으로 성장 동력 확보”
현대차 울산 EV 전용공장 조감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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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그룹이 국내에서 역대 연간 최대 규모의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정의선 회장이 그룹 신년회를 통해 대내외 불확실성을 극복하고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핵심 키워드로 변화·혁신·실력을 강조한 지 3일 만이다. 모빌리티 혁신 허브로 자리잡은 국내를 중심으로 선제적으로 미래 경쟁력을 강화해 성장동력을 그 어느 때보다 빠르게 확보하겠다는 복안이다.
9일 현대차그룹은 전년(20조4000억원) 대비 19%(3조9000억원) 늘어난 24조3000억원(연구개발 투자 11조5000억원, 경상투자 12조원, 전략투자 8000억원)을 올해 국내에 투자한다고 밝혔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사상 최대 규모의 투자를 단행한 배경과 관련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위기를 극복하고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선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투자가 필수적”이라며 “올해는 그 어느 때보다 돌발적인 경영환경 변수가 산재해 있어 이를 극복하기 위해 다양한 해법을 모색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차세대 제품 개발 및 전동화·SDV 가속화 등 미래 신사업 분야 집중=현대차그룹의 올해 투자는 중장기 투자 방향성에 따라 차세대 제품 개발, 핵심 신기술 선점, 전동화 및 SDV(소프트웨어 중심 차량) 가속화 등 미래 신사업 분야에 집중된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분야는 전체 투자 규모의 절반을 차지하는 연구개발(R&D) 관련 투자다. 현대차그룹은 차량 등 제품 경쟁력 향상, 전동화, SDV, 수소 제품 및 원천기술 개발 등 핵심 미래 역량 확보를 위해 사용된다.
우선 성능과 연비가 뛰어난 하이브리드 모델과 차세대 하이브리드 시스템, 주행거리 연장형 전기차(EREV) 등을 앞세워 글로벌 전기차 수요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이와 함께 그룹 차원의 전동화 전환도 가속화한다. 이번 투자를 기반으로 현대차는 2030년까지 경제형에서부터 럭셔리, 고성능까지 21개 모델의 전기차 풀라인업을 구축한다. 기아도 2027년까지 다양한 목적기반 모빌리티(PBV)를 포함해 15개 모델의 전기차 풀라인업을 갖출 계획이다.
SDV 분야에서는 소프트웨어 내재화를 통해 2026년까지 차량용 고성능 전기·전자 아키텍처를 적용한 ‘SDV 페이스 카’ 개발 프로젝트를 완료하고 이를 양산차에 확대 적용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이처럼 R&D 분야의 적극적인 투자는 정 회장이 그동안 강조한 ‘혁신 DNA’와 맥이 닿아 있다는 평가다. 정 회장은 6일 현대모터스튜디오 고양에서 열린 신년회에서 “지난 5년간 지속해서 체질을 바꾸며 변화와 혁신을 추구해 온 우리는 어떤 시험과 어려움도 이겨낼 수 있는 현대차그룹의 DNA를 가지고 있다”며 “앞에 놓인 도전과 불확실성 때문에 수세적 자세로 혁신을 도외시하게 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전기차 생산시설 구축 잰걸음…자율주행·SW·AI 등 미래 사업 투자도 가속=전동화 분야 등 빠른 인프라 구축도 주목할 부분으로 꼽힌다. 현대차그룹은 올해도 전기차(EV) 전용공장 건설 등에 대규모 투자를 집행한다.
지난해에는 기아가 ‘광명 에보 플랜트(EVO Plant)’를 가동하고, 이곳에서 소형 전기차 EV3 생산을 시작한 바 있다. 올해 하반기에는 기아의 ‘화성 에보 플랜트’ 완공을 통해 고객 맞춤형 PBV 전기차를 본격적으로 생산할 예정이다.
2026년 상반기 가동을 목표로 건설 중인 현대차 울산 EV 전용공장에서는 초대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시작으로 다양한 차종을 양산할 계획이다.
현대차그룹은 전기차 생산 능력 확대를 위한 투자 외에도 현대차 울산 공장에 하이퍼캐스팅 공장을 신설하는 등 제조 경쟁력 향상을 위한 혁신적인 자동차 생산공법 도입에도 나선다. 하이퍼캐스팅은 차체를 통째로 제조하는 첨단 공법으로 전동화 차량 등 차세대 제품 성능 개선에 이바지할 것으로 기대된다.
올해 국내 투자를 산업군별로 분류하면 완성차 분야 투자액이 전체 투자액의 약 67%인 16조3000억원를 차지한 것으로 집계됐다.
전략투자 분야에서는 자율주행과 소프트웨어(SW), 인공지능(AI) 등 핵심 미래 사업 경쟁력 제고를 위한 투자가 집행된다. 뿐만 아니라 EV, SDV 전환 대응 원천기술 개발에 더욱 속도를 내고, 차세대 연료전지 시스템 및 수소 버스·트럭 개발, 수소충전소 구축 등 ‘HTWO 그리드’ 솔루션을 위한 수소 제품 및 기술 연구와 생태계 구축에도 매진한다.
이 외에도 신규 모빌리티 디바이스 개발, 로보틱스 비즈니스 등 신사업 다각화에도 적극 나설 예정이다.
▶非완성차 분야 투자도 집중…“신사업 발굴·경쟁력 제고”=현대차그룹은 완성차 분야 외에 부품·철강·건설·금융 및 기타 사업 분야에서도 신사업 발굴, 핵심 사업 경쟁력 제고를 위해 8조원의 투자를 단행한다.
세부적으로 부품 분야에서는 전동화 기술 개발 및 설비 투자, 완성차 분야의 신차 대응을 위한 생산 라인 신증설, SDV 전환, EV 및 하이브리드용 차세대 친환경 부품 개발, 전기차 모듈 신공장 구축 등을 추진한다.
철강 분야는 전력비용 감축을 위한 액화천연가스(LNG) 자가발전소 건설, 온실가스 배출 저감을 위한 친환경 소화설비 신설, 안전 강화 관련 투자 등에 나선다. 건설 분야는 수전해 수소 생산 실증사업, 소형모듈원전, 신재생 에너지, 전기차 인프라 구축 등 신사업 발굴을 추진한다.
금융 분야에서는 고객 편의성 제고를 위한 IT 시스템 및 인프라 개선을 추진하고, 물류 거점과 친환경 자동차 용선 확대, 차량 SW 플랫폼 관련 투자, 방산 및 철도 차량 관련 핵심 역량 확보에도 나설 방침이다.
장재훈 현대차그룹 부회장은 신년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판매 볼륨(규모)과 함께 질적 성장도 중요하기 때문에 기술과 원가 측면에서 품질과 더불어 과거와는 또 다른 부분의 성장을 준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서재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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