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그린란드 최대 희토류 매장지인 탄브리즈를 개발하는 민간기업 탄브리즈 마이닝의 그레그 반스 최고경영자(CEO)는 "지난해 미 당국자들이 자금난에 시달리던 우리 회사를 두 번 찾아왔다"고 밝혔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지난해 덴마크 자치령 그린란드의 희토류 개발기업에 "사업을 중국에 매각하지 말라"고 로비를 벌인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2023년 9월 12일 촬영된 그린란드 풍경. A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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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스는 또 "미 당국자들이 개발 프로젝트를 중국과 관련한 매수자에게 팔아서는 안 된다는 메시지를 반복적으로 전달했다"고 통신에 말했다. 결국 이 회사는 미 뉴욕에 본사를 둔 크리티컬 메탈스에 탄브리즈 프로젝트 지배 지분을 모두 팔았다. 이와 관련, 토니 세이지 크리티컬 메탈스 CEO도 "(탄브리즈 프로젝트가) 중국에 팔려서는 안 된다는 (미국 내) 압력이 높았다"고 통신에 털어놨다.
매각 대가로 현금 500만 달러(약 73억원)와 2억1100만 달러(약 3082억원) 규모 크리티컬 메탈스의 주식이 탄브리즈 마이닝 쪽으로 넘어갔다. 이는 중국 회사들이 제안한 금액보다 훨씬 적었다고 세이지는 밝혔다. 로이터는 "중국 측이 제시한 금액이 컸지만, 중국 측으로부터 돈을 받을 방법 등이 불투명해 거래는 성사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두 CEO는 어떤 미 당국자를 만났는지, 어떤 중국 회사가 투자를 제안했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탄브리즈 마이닝은 해당 광산에서 내년부터 매년 50만t 규모의 희토류를 채굴할 계획이다. 한편 로이터의 이번 보도에 대해 백악관은 논평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덴마크 외무부도 논평을 거부했다.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가 7일(현지시간) 그린란드를 방문해 ‘마가(MAGA)’ 모자를 쓴 주민들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 이언 브레머 유라시아그룹 대표 소셜미디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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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탄브리즈 사례는 바이든 정부 역시 그린란드의 풍부한 희토류에 주목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끌고 있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희토류 생산과 공급을 장악하고 있는 중국도 희토류 잠재력이 큰 그린란드에 손을 뻗치고 있다. 이에 맞서 미국이 물밑에서 그린란드에서의 중국 세력 확장을 견제해왔다는 것이기 때문이다.
트럼프가 국제적인 파문을 일으키면서까지 "그린란드 영토를 사겠다"고 그린란드에 대한 욕심을 드러낸 것도 중국의 희토류 패권을 견제하겠다는 의도라는 풀이도 나온다.
덴마크 자치령 그린란드 그래픽 이미지. |
전문가 사이에선 "희토류에 대한 미국의 관심이 과거엔 매력적으로 여기지 않던 투자처로까지 확대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광물 컨설팅 회사 '프로젝트 블루'의 데이비드 메리먼 연구책임자는 "탄브리즈는 규모는 크지만, 등급과 광물은 크게 자랑할만한 수준은 아니다"며 "상업적 생산에 도달할 가능성은 작다"고 로이터에 말했다. 그럼에도 미국이 나선 건, 그만큼 중국을 견제하려는 의도가 크다는 해석이다.
서유진 기자 suh.yo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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