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래드 갈링하우스 리플 CEO(왼쪽부터)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 스튜어트 알레로티 리플 최고법률책임자(CLO) / 사진=리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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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임기가 오는 20일로 다가오자, 디지털자산(코인) 시장은 이제 그의 정책과 보폭을 맞출 사람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트럼프는 이미 취임 전부터 금융 관련 요직에 친코인 인사를 연이어 임명, 코인 공약 이행에 대한 강한 의지를 내비친 바 있습니다.
당장 그의 취임 후 정부 차원의 비트코인 비축, 은행의 코인 접근성 보장, 정책을 주도할 코인 위원회 설립, SEC의 코인 증권성 규제 완화 등이 뒤따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이제 일련의 코인 산업 육성책은 트럼프 캠프의 친 코인 인사들이 주도하게 됩니다.
겐슬러 시대 끝...폴 앳킨스의 SEC, 미국 주도 코인시장 룰 만든다
트럼프는 선거운동 기간 내내 '비트코인 전략보유고(Strategic Bitcoin Reserve)'를 공약으로 내세우며, 최대 100만개 가량의 비트코인을 매입하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물론 시장에선 그의 공약 이행 가능성에 대해 희의적인 시각이 많습니다. 비트코인으로 달러 패권을 강화하자는 트럼프의 의견에, 공화당 다수가 환영을 표하고 있지만 정부 차원의 비트코인 매수는 글로벌 자산시장에 다른 시그널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있기 때문입니다.
이에 대해 홍성욱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대통령 행정명령보다, 법안 통과쪽으로 시도할 여지가 있다"며 "이행 가능성이 높다고 보긴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코인에 대한 이해가 깊은 폴 앳킨스 SEC 위원장의 취임은 이제 곧 현실화됩니다. 친코인 성향으로 알려진 앳킨스는 금융 산업 컨설팅 회사 패토맥 글로벌 파트너스(Patomak Global Partners)를 설립한 이로, 고객사에 코인 업체를 둘 만큼 시장과 직접적 관계를 이어왔습니다.
이에 트럼프는 "앳킨스는 현재 디지털상공회의소 공동의장으로 디지털자산에 대한 연구를 거듭하고 있으며 2002년부터 2008년까지 SEC 위원으로 지내면서 투자자보호에도 앞장섰기 때문에 SEC 위원장에 적임이라고 생각했다"며 코인시대의 룰을 짜는 역할을 그에게 맡겼습니다. 당면한 증권성 이슈, 스테이블코인 제도화 등을 여기서 주도할 공산이 큽니다.
특히 게리 겐슬러 전 SEC 의장의 '규제 집행 중심' 접근 방식에서 벗어나 더 명확한 규제 프레임워크를 구축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뿐만 아니라 시장이 기대하고 있는 FIT21 규제 프레임워크 역시 SEC가 밑그림을 그릴 가능성이 커, 연초부터 앳킨스의 입을 통해 코인의 증권성 규제가 명문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데이비드 삭스 백악관 AI-크립토 차르(수석)/사진=크래프트 벤처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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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현재 SEC는 민주당 3명, 공화당 2명의 위원으로 구성되어 있지만, 2025년 트럼프 행정부가 출범하면 공화당 3명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크고, 당연히 친 코인 기조가 더욱 확산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특히 법적 리스크 해소와 동시에 법적 명확성이 확보돼 미국의 코인시장 룰이 글로벌 스탠다드로 자리잡을 공산이 큽니다.
백악관의 AI-크립토 수석 데이비드 삭스 역시 주목해야할 인물입니다. 그는 이른바 '페이팔 마피아' 중 한명으로 COO를 지내기도 했죠. 그는 글로벌 VC 크래프트벤처스의 파트너로 근무하고 있는데 그의 회사가 해시드 포트폴리오로 유명한 디파이 프로젝트 dYdX의 거버넌스 토큰 DYDX에 투자해 주목을 받았습니다. 누구보다 코인에 대한 이해가 깊은 인물이니, 미국발 내러티브가 담긴 디파이 시장이 크게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머스크, 재무장관 이어 상무장관도 코인 마니아...트럼프 차남은 디파이 '공략'
트럼프 2기에는 코인 주무부처, 규제기관 뿐 아니라 유관부처에도 친코인인사들이 즐비합니다. 대표적으로 재무장관을 거머쥔 스콧 베센트 전 소로스펀드매니지먼트 CIO는 유명한 코인 옹호론자죠. 그는 비트코인에 대한 열성 지지자로, "비트코인으로 무엇이든 가능하다"는 입장을 펼치기도 했죠.
상무장관 하워드 루트닉 또한 월스트리트 출신의 대표적인 코인 지지입니다. 부통령이 될 JD 밴스는 이미 50만 달러 이상의 비트코인을 보유하고 있고, 마이크 월츠 국가안보보좌관 등 주요 인사 모두 다수의 비트코인을 보유하고 있다고 공표한 상황입니다. 도지코인의 신봉자로, 은행의 역할에 대해 줄곧 비판적 입장을 견지해온 일론 머스크도 마찬가지죠.
신시아 루미스 상원의원/사진=루미스 의원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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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당장 트럼프 취임 이후 행정부 내 규제 기조는 크게 변화할 것입니다. 대통령 자문 위원회가 발표할 규제 가이던스 역시 관전포인트죠. 앞서 트럼프는 취임 후 100일내에 코인시장의 규제 가이던스를 발표하겠다고 밝힌 상태입니다. 더불어 공화당이 상하원을 장악하며 스테이블코인 법안 등 디지털자산 관련 입법도 원활히 진행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또한 은행의 금융 서비스 제한 조치 철폐, 이른바 오퍼레이션 초크포인트 역시 공화당이 빠르게 풀어낼 것으로 보입니다. 이는 은행이 빠르게 코인시장에 진입할 수 있는 규제안입니다.
정치권에선 신시아 루미스 상원의원과 하원 금융서비스 위원장으로 선출된 프렌치 힐 의원이 키맨입니다. 두사람을 중심으로 공격적인 발의가 이어질 전망입니다. 특히 프렌치 힐 하원의원은 디지털자산 소위원회(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 내 소위원회)에 속해 118대 의회에서 FIT 21 법안과 스테이블코인 법안을 낸 인물이죠. 신시아 루미스 의원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비트코인 전략보유고를 밀어붙이겠다는 의지입니다.
사실 투자시장의 최대 관심사는 입각한 인사들의 행보와 별개로, 트럼프 일가가 어떻게 움직일 지 입니다. 앞서 트럼프의 차남인 에릭 트럼프는 "퇴임 후, 의회 난입 사건 등을 겪으며 주요 금융사들이 우리 가문과 거래를 끊었고, 코인이 우리 가족의 생명줄이 됐다"며 "우리는 이런 공격이 없었다면 코인에 눈을 뜨지 못했을 것"이라며 디파이 시장을 적극 옹호하는 발언을 이어왔습니다. 무엇보다 트럼프 일가가 추진하는 코인 프로젝트 '월드 리버티 파이낸셜(World Liberty Financial, WLFI)'를 통해 코인에 대한 직접 투자도 진행 중이죠.
결국 코인 시장의 육성은 트럼프 일가의 사익 추구와 큰 영향이 있지만, 그보다 미국의 패권을 지키겠다는 강한 의지에서 시작된 기조입니다. 이같은 기조는 올해 정책으로 구현될 것이고, 주요 이벤트는 앞서 살펴본 인물들의 입을 통해 수면 위로 올라올 가능성이 큽니다.
이수호 기자 lsh5998688@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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