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서울 시내 설치된 ATM기기에서 시민들이 은행 업무를 보고 있다. 국내 은행 점포가 1년 사이 50곳 넘게 사라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말 국내 은행 점포 수(해외 점포 포함)는 총 5천849곳으로, 1년 전(5천902곳)보다 53곳 줄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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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국내 은행 점포가 해마다 줄어들고 있다. 온라인 뱅킹이 대중화되면서 비대면 거래가 점차 일반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말 국내 은행 점포수는 총 5849곳으로, 1년 전보다 53곳 줄었다고 한다. 은행 점포 수는 매년 감소세다. 지난 2012년 4분기 말 7835곳을 정점으로 2017년 4분기 말 7000곳 아래로 꺾이기 시작했다. 2022년 3분기 말에는 6000곳 아래로 떨어진 뒤 감소세가 다소 둔화된 편이다. 지난 십 여년 사이에 약 2000곳의 점포가 사라진 셈이다.
은행 점포의 감소는 온라인뱅킹 활성화에 따른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과거처럼 오프라인 창구를 직접 찾아 거래하는 고객이 줄어들고 있어서다. 비대면 거래가 고객 입장에서도 편리하고 효율적이기 때문일 것이다. 은행들 입장에서도 이런 고객들의 증가에 따라 불필요하게 점포 임차료와 운영비, 인건비를 써가며 기존 점포를 유지할 이유가 없어졌다. 그래서 요즘엔 고객이 줄어드는 점포를 인근 점포들과 하나로 합쳐 대형화하는 추세다.
문제는 이런 오프라인 은행 점포가 사라지면서 은행 서비스에서 소외되는 계층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금융연구원이 최근 발간한 '국내 은행 점포 분포에 대한 분석과 시사점' 보고서는 이런 금융서비스 소외 현상을 짚어내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은행 점포 이용을 위해 소비자가 최소한 이동해야 하는 거리에 지역별 격차가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별로 서울, 부산, 대전은 1km를 넘지 않는 반면, 그 외 지역은 20km가 넘는 지역이 다수로 나타난 것이다. 이 가운데 강원, 전남, 경북은 최대 27km에 달했다.
점포 이동거리가 먼 곳들의 특징은 고령층 비중이 높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방일수록 그리고 고령화가 높을수록 은행 점포에 대한 접근성이 낮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기존엔 이런 디지털 격차 문제를 단순히 접근성의 문제로만 따졌다. 그래서 디지털 금융 활용 방법을 알려주거나 접근성을 높일 수 있는 방안들을 모색해왔다.
지금은 어느 정도 노인층에도 디지털 금융 아이큐가 높아져서 비대면 활용을 위한 장벽이 낮아진 건 사실이다. 그러나 최근 은행 디지털뱅킹 서비스가 더욱 고도화되고 확산되고 있기에 고령층이 모두 그런 서비스에 익숙해지기 힘들다.
이런 속도로 가다간 디지털화에 취약한 고령층의 금융 소외는 더욱 심화할 가능성이 있다. 디지털 서비스에 대한 접근성의 한계는 시간이 흐를수록 계층의 양극화로 이어질 수 있다. 은행의 오프라인 점포 폐쇄가 불가피하더라도 이러한 폐해를 막기 위한 정책적 배려가 요구된다. 특히 금융 서비스에 상대적으로 취약한 지방의 취약 지역과 고령층에 미칠 수 있는 점포 폐쇄 영향을 면밀히 파악해 디지털 소외를 예방하는 정책적 보완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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