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프, 우크라 전쟁 등 주요 현황 논의
“불확실한 시기 단결 필요…우크라 지원도 중요”
EU, 트럼프 향해 “민주주의 가치 수호 필수”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좌)과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우)가 9일(현지시간) 잉글랜드 에일스버리에 있는 총리 별장 체커스에서 회담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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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취임을 약 열흘 앞두고 영국과 프랑스 정상이 머리를 맞대 당면한 현안을 논의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우크라이나 전쟁 ‘조기 종전’을 공언한 데 이어 최근엔 덴마크령 그린란드를 눈독 들이는 발언 수위를 높이면서 유럽국가의 우려를 키우고 있다.
9일(현지시간) AFP통신 등에 따르면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는 이날 잉글랜드 에일스버리에 있는 총리 별장 체커스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만찬 회담을 했다. 두 정상은 “불확실한 시기에 단결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영국 총리실과 프랑스 대통령실에 따르면 이날 회담은 우크라이나와 중동을 포함한 다수 현안을 다루기 위해 이뤄졌다. 두 정상은 특히 영국과 프랑스가 올해 우크라이나 영토를 방어하는 데 필요한 장비와 재정 지원을 보장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재확인했다. 또 우크라이나에 대한 ‘안보 보장’의 중요성도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당선인이 빠른 종전을 내세우며 우크라이나에 불리한 종전 협상을 압박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상황에서,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재침공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한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가입’ 등 안보 보장책을 요구해왔다. 다만 나토 가입이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분위기가 짙어지자 지난달 18일 벨기에 브뤼셀 나토 본부에선 프랑스와 영국, 독일 등 유럽 정상들이 모여 평화유지군 배치 등을 논의했다.
두 정상의 만남은 그린란드 영토에 야욕을 드러낸 트럼프 당선인과 더불어 유럽 정치권에 지나치게 간섭하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유럽 지도자들의 심기를 불편하게 하는 상황에서 이뤄지기도 했다. 유럽 국가에선 최근 트럼프 당선인의 노골적인 팽창주의적 면모에 대해 심각하게 우려를 표하는 목소리와 함께 트럼프 2기 행정부 ‘실세’로 떠오른 머스크의 정치 간섭이 “도를 넘었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 A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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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을 휘젓는 트럼프 당선인 측 공세에 뒷짐을 지고 있다는 비판을 받아온 유럽연합(EU) 지도부도 이날 트럼프 당선인을 겨냥한 듯 ‘민주주의 가치 수호’를 강조하는 메시지를 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이날 SNS 엑스(옛 트위터)에 “미국은 우리의 가장 가까운 파트너 중 하나이며, 우리는 대서양 연대를 강화하겠다는 확고한 입장”이라며 “EU로선 우리의 근본적인 민주적 가치를 수호·강화하며 경제를 더 경쟁력 있고 지속 가능하게 만드는 것과 글로벌 파트너십 확장, 안보 투자 확대가 필수적”이라고 밝혔다.
이어 “언제나 우리 시민들과 민주주의 및 자유의 온전한 상태를 보호하려는 EU는 차기 미 행정부와의 긍정적 관계 형성을 기대하고 있다”며 “험난한 세상에서 유럽과 미국은 함께해야 더 강하다”고 덧붙였다. EU 측은 갑작스레 입장을 낸 배경을 설명하진 않았지만, 트럼프 당선인의 거침없는 행보에 우회적으로나마 자제를 촉구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입장은 트럼프 당선인이 그린란드 편입을 주장하며 ‘군사·경제적 강압 수단’까지 거론한 지 이틀 만에 나왔다.
김희진 기자 hj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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