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산불 5건 중 리디아 산불은 75% 진압…팰리세이즈 6%·이튼 0%
건조한 날씨·돌풍 등으로 진압 차질 우려…"미 최악의 산불 전망"
LA산불 ⓒ 로이터=뉴스1 ⓒ News1 이승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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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지완 강민경 정지윤 기자 =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에서 발생한 산불로 최소 10명이 사망했고 최대 83조 원에 달하는 피해가 발생해 미국 역사상 최악의 산불로 기록될 것으로 보인다. 일부 산불에서는 진압 작전에 진전이 보였지만, 강한 바람과 건조한 날씨로 인해 진압에 차질이 빚어지거나 산불이 더 발생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9일(현지시간) CNN 방송, 뉴욕타임스(NYT) 등 현지 언론과 캘리포니아 산림·화재보호부에 따르면 현재 LA 주변에서 발생하고 있는 산불은 총 5건이다.
LA 서북부에서 발생한 허스트 산불은 312헥타르를 불태우고 약 37% 진압됐다. 샌타클라리타에서 발생해 159헥타르를 태운 리디아 산불 진압률은 75%다.
그러나 가장 큰 산불 2건은 진압이 지지부진한 상태다. 5540헥타르를 불태운 이튼 산불은 진압률이 아직 0%다. 팰리세이즈 산불도 가장 넓은 8085헥타르를 불태웠으나 진압률은 6%에 불과하다.
9일 LA와 벤투라 카운티에서는 케네스 산불이 발생해 현재까지 404헥타르를 태웠다. 케네스 산불의 진압률은 35%다. LA 소방국은 두 산불이 발생한 지역 주민들에게 즉각적인 대피 명령을 내렸다.
현재 진압중인 화재로 불탄 면적은 총 1만 4500 헥타르로 이는 여의도 면적(290헥타르)의 50배다.
8일 (현지시간) 이튼 산불이 발생한 캘리포니아주 앨터디너에서 불길과 검은 연기가 솟아 오르는 아파트가 보인다. 2025.01.09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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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후 건조한 날씨와 '산타아나 바람'으로 진압이 지연되거나 새 산불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산타아나 바람은 '악마의 바람'으로 불리는 바람으로, 건조하고 빠르며 뜨거운 특성으로 인해 캘리포니아 지역에서 산불 피해를 키우는 주요인이다.
기상 당국은 9일 밤 LA와 벤투라 카운티의 바람이 최고조에 달하고 산간 지역에는 최대 시속 120㎞의 돌풍이 불 수 있다고 예보했다. 미국 국립기상청(NWS)의 기상학자 캐롤 스미스는 "88㎞ 이상의 바람은 강풍이지만, 이번주에 나타났던 128~161㎞에 달하는 돌풍은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다만 강풍은 11~12일과 그 후에도 다시 불 수 있다.
캘리포니아주 정부 기관 간 관리팀 5의 운영 부문 책임자 돈 프레굴리아도 9일 바람이 불고 건조한 날씨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또 오는 14일까지 "더 강한 바람이 불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아직 정확한 사망자 수는 아직 파악되지 않았다. LA 카운티 검시관실은 9일 저녁까지 총 10건의 화재 관련 사망 신고가 있었다고 밝혔다. 앞서 현지 당국은 이튼 산불로 5명, 팰리세이즈 산불로 2명이 사망했다고 밝힌 바 있다.
LA 카운티 보안관 로버트 루나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아직 정확한 피해를 집계중이고, 산불 잔해를 수색해 사망자를 찾으려는 중이라며 사망자 수에 대해 "솔직히 우리는 아직 모른다"고 말해 사망자가 더 늘어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이번 산불로 생명이 심각한 위험에 처해 즉각적인 대피 명령을 받은 주민은 약 18만 명이고, 대피 경고를 받은 주민은 20만 명이다. 주민들뿐만 아니라 할리우드 셀럽 패리스 힐튼과 영화 '스타워즈'에서 주인공 루크 스카이워커 역을 맡은 마크 해밀 등 유명한 할리우드 스타들도 집을 버리고 대피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의 차남 헌터 바이든이 가족과 사는 말리부의 420만 달러(약 61억 원)짜리 주택도 불에 탔다.
9일(현지시간) 산불로 초토화된 캘리포니아주 퍼시픽 팰리세이즈의 위성사진. 사진은 막사르 테크놀로지스 제공. 2025.01.09 ⓒ 로이터=뉴스1 ⓒ News1 김지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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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 네바다주의 라스베이거스에서도 그 여파가 미치고 있다. 라스베이거스시는 캘리포니아와 네바다를 잇는 연료 파이프가 일시적으로 중단될 수 있다며 장거리 이동을 재고할 것을 요청했다.
산불이 사흘째 이어지면서 지난 8일 발령된 연기주의보는 연장됐다. 남가주대기정화국(AQMD)은 LA의 대기질이 여전히 건강에 좋지 않다면서 연기 주의보를 10일 오후 5시까지로 연장했다.
현재 연기는 LA 카운티 북서부 해안과 산불 펠리세이즈, 이튼, 허스트와 가까운 지역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고 당국은 보고했다.
이번 산불이 미국 역사상 피해액 기준 최악의 산불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산불로 인한 피해액이 보험사 피해액 200억 달러를 포함해 총 500억 달러(약 73조 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되며 이를 미국 역사상 최악의 산불 피해라고 보도했다. 미국 기상업체 아큐웨더는 산불로 인한 경제적 피해가 최대 570억 달러(약 83조 원)에 달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8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 산타 모니카 소방소에서 팰리세이즈 산불과 관련한 브리핑을 받고 있다. 2025.01.10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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캘리포니아주 정부와 연방정부는 산불 진압을 위해 가용 자원을 총동원하고 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9일 400명 이상의 연방 소방관과 30대 이상의 소방 헬기와 비행기, 국방부 C-130 수송기 8대를 캘리포니아 남부에 파견한다고 밝혔다. 국방부도 500명의 산불 진화 인력 투입을 승인했다. 캘리포니아주도 소방관과 주 방위군 등 7500명 이상을 투입해 산불 진압에 나서고 있다.
임기가 11일 남은 바이든 대통령은 재난 극복을 위한 비용을 연방정부가 100% 조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연방정부가 180일간 캘리포니아를 지원할 것이라고도 말했다. 이에 따라 연방정부의 지원을 이어가는 것은 오는 20일 취임 예정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몫이 될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 대통령은 "난 곧 퇴임하지만, 이는 정치의 문제가 아니다"라며 의회에도 캘리포니아에 더 많은 지원을 제공할 것을 요청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연방정부의 지원을 75%에서 90%까지 늘려 달라고 요청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뉴섬 주지사와 민주당 정책 때문에 산불을 진압할 물이 없었다고 비난하고 있다.
gw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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