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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10 (금)

"76분 대담서 '와우' 연발"… 머스크, 독일 극우정당 '홍보 스피커'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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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억 명 팔로어' 머스크, AfD 대표와 온라인 대담
AfD 주장에 적극 동조... "獨 총선서 AfD 뽑아라"
실시간 접속 최고 21만 명... EU "법 위반 검토"
한국일보

일론 머스크(왼쪽 두 번째) 테슬라 최고경영자가 지난해 12월 미국 워싱턴 국회의사당 내부를 걷고 있다. 워싱턴=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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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전기차 기업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인 일론 머스크가 9일(현지시간) 독일 극우 정당 '독일을위한대안'(AfD)의 알리스 바이델 공동대표와 온라인 대담을 가졌다. '팔로어 2억 명'인 자신의 엑스(X) 계정을 통해서였는데, AfD로선 톡톡한 '홍보 효과'를 누렸다. 최근 유럽 각국 내정 간섭 발언을 일삼던 머스크가 급기야 다음 달 23일 독일 조기 총선에 더 노골적으로 개입하는 모습이다. 도널드 트럼프 2기 미국 행정부 '실세'로 떠오른 뒤 유럽 여러 나라의 극우 정당들을 잇따라 공개 지지하는 등 전 세계에 극우 가치를 확산시키고 있다는 비판도 비등하다.

"정당 소개해 보라"... 'AfD 홍보대사' 자처


9일 오후 X에서 이뤄진 머스크와 바이델의 대담은 두 사람의 첫 공개 대화였다. 이날 대담은 머스크가 X 게시글, 독일 언론 기고문 등 여러 경로로 AfD 지지를 표명해 온 상황에서 이뤄졌다.

'AfD 홍보대사'를 자처한 머스크는 한 시간 넘도록 바이델에게 '정당 및 정책 소개 기회'를 적극 제공했다. "AfD를 모르는 사람에게 AfD를 소개해 보라"고 말하는 식이었다. 대담 동시 접속자 수는 최고 21만 명에 달했다.

바이델은 '극우 이미지 세탁'에 주력했다. 그는 "주류 언론이 우리를 '극단주의 정당'이라고 부정적으로 묘사하지만, 우리는 보수자유주의 정당"이라고 했다. 하지만 정확하지 않은 설명이다. 2013년 창당한 AfD는 강경한 반(反)이민 정책을 내세워 몸집을 불렸는데, 독일 헌법수호청이 '정보기관의 감시'를 허용할 정도로 극우 성향이 강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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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극우 정당인 '독일을위한대안'(AfD)의 알리스 바이델 공동대표가 9일 독일 베를린에서 일론 머스크와의 온라인 대담에 참여하고 있다. 베를린=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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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스크는 바이델이 독일 정부·주류 정치권 비판을 쏟아내도록 분위기를 조성해 줬다. 바이델의 발언에 적극 맞장구치며 힘을 실어 주기도 했다. 일례로 2023년 독일 정부의 모든 원자력발전소 폐쇄 조치에 대해 바이델이 "국가를 싫어해야 내릴 수 있는 멍청한 결정"이라고 하자, 머스크는 "의사결정자의 무능력이 빚어낸 어리석은 일"이라고 호응했다.

이뿐이 아니다. "불법 이민자들이 독일을 찾는 건 우스꽝스러운 국가(독일)에선 추방될 일이 없기 때문"이라는 바이델 언급에 머스크는 "미국도 살인범인지 강간범인지 모를 범죄자들이 유입되는 건 마찬가지"라고 거들었다. 바이델이 "독일은 (정치·사회적으로) 깨어 있는 사회주의적 의제만 제시한다"고 하니, 머스크는 "독일은 '깨어 있는 의식'이라는 바이러스에 심각하게 감염됐다"고 동조했다. 독일 언론들은 "76분간 두 사람은 '예'와 '와우'를 반복했다"(빌트), "기괴한 쇼"(프랑크푸르터룬트샤우) 등 혹평을 쏟아냈다.

"AfD 뽑아라" 유럽 정치 개입 논란 더 확산


독일 총선 국면에서 진행된 이번 대담은 '머스크의 타국 정치 개입'이라는 비판 속에서 진행됐다. 머스크가 독일뿐 아니라 영국 극우 정당도 공개 지지하며 유럽 정치를 주무르려 한다는 지적이 쏟아지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머스크는 아랑곳없이 "AfD만이 독일을 구할 것" "AfD에 투표하라" 등 발언을 대담 중 쏟아냈다.

유럽연합(EU)은 적합성 검토에 나섰다. 마이클 맥그래스 EU 민주주의·정의·법치담당 집행위원은 "대담 자체가 EU 디지털서비스법(DSA) 위반은 아니지만 대담이 불공정하게 확산된다면 문제"라고 말했다. DSA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플랫폼에 허위정보, 불법·유해 콘텐츠 확산 방지를 위한 조치를 의무화한 법이다.


베를린= 신은별 특파원 ebsh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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