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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10 (금)

이마트, '정용진 시대' 연다…이명희 지분 전량 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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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진, 사재 2141억원 투입…"책임경영"
이명희, 이마트 지분 '0'…승계 플랜 종료
정유경, 신세계 지분 정리도 이뤄질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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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트 승계 완료

이마트가 본격적인 계열분리에 앞서 '정용진 시대'를 연다. 이명희 신세계그룹 총괄회장이 장남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에게 이마트 보유 지분 전량을 넘기기로 하면서다.

이마트는 이명희 총괄회장이 보유하고 있던 이마트 지분 10%(278만7582주)를 정용진 회장에게 시간외매매로 양도하기로 했다고 10일 공시했다.

이 총괄회장과 정 회장은 2월 10일부터 3월 11일까지 한 달간 주식양수도 작업을 진행한다. 거래 단가는 주당 7만6800원으로 10일 종가(6만4800원)보다 18.5% 높다. 총 거래대금은 2141억원이다. 정 회장은 이번 이마트 지분 매수에 사재를 투입한다.

정용진 회장은 이번 이명희 총괄회장 지분 전량 양수를 통해 이마트 최대주주 지위를 공고히 한다. 그의 지분율은 기존 18.56%에서 28.56%로 늘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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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희 총괄회장은 이마트 지분율이 '0'이 되면서 이마트에서 손을 떼게 된다. 신세계그룹은 현재 이마트부문과 백화점부문으로 나누어져 있다. 이마트는 이마트부문의 정점이다. 이 총괄회장이 정 회장에게 이마트 지분을 넘기면서 사실상 신세계그룹 이마트부문에 대한 승계를 끝낸 셈이다.

특이한 것은 이명희 총괄회장과 정용진 회장 사이의 거래가 증여가 아닌 친족간 지분 양수도라는 점이다. 일반적으로 증여보다 비용이 더 많이 드는 지분 양수도를 택했다는 점에서 정 회장이 책임경영 의지를 드러냈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실제로 신세계그룹은 "이번 주식 매매 계획은 정용진 회장이 이마트 최대주주로서 성과주의에 입각한 책임경영을 더욱 강화하기 위한 조치"라며 "불확실한 대내외 환경 속에서 정 회장이 개인 자산을 투입해 부담을 지고서라도 이마트 지분을 매수하는 것은 이마트 기업가치 제고에 대한 책임 의식과 자신감을 시장에 보여준 것"이라고 강조했다.

저무는 이명희 시대

신세계그룹은 이명희 총괄회장이 삼성그룹에서 독립해 직접 일군 그룹이다. 이 총괄회장은 고(故) 이병철 삼성 회장의 막내딸이자 고(故) 이건희 회장의 동생으로, 1979년 삼성그룹이 운영하던 신세계백화점에 입사하며 백화점 경영에 뛰어들었다.

그는 1991년 삼성그룹으로부터 독립을 선언했고 2년 뒤에는 서울 도봉구 창동에 이마트 1호점을 내며 대형마트 사업을 시작했다. 1997년 계열분리에 성공하며 삼성그룹으로부터 완전히 독립했다.

이 총괄회장은 삼성에서 독립한 이후 30여 년간 경영 일선에 나서며 신세계그룹을 재계 11위의 유통 대기업으로 키웠다. 정용진 회장과 정유경 신세계그룹 회장이 각각 1995년, 1996년 그룹에 합류해 어머니를 도왔으나 그룹 총수직은 현재까지 이명희 총괄회장의 몫이었다.

그러나 이번에 이명희 회장이 이마트 지분을 모두 아들 정용진 회장에게 넘기면서 사실상 그룹 총수직에서도 물어날 것으로 보인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매년 5월 기업집단을 사실상 지배하는 자연인을 그룹 총수(동일인)로 지정한다. 이 총괄회장은 그룹의 실질적 지주사 중 하나인 이마트 지분이 '0'이 된 만큼 자연스럽게 그룹 총수도 바뀔 전망이다.

계열분리 본격화

이번 이 총괄회장과 정 회장의 지분 양수도는 이미 어느 정도 예견된 일이었다. 정 회장이 지난해 3월 회장으로 승진했고, 정유경 회장 역시 같은해 10월 회장에 오르며 '계열분리'를 선언했기 때문이다. 계열분리 선언 당시부터 이미 이명희 총괄회장이 보유한 이마트, 신세계 지분을 두 자녀에게 증여할 것이라는 시각이 팽배했다.

앞서 이명희 총괄회장은 일찌감치 두 자녀에게 그룹을 승계하기 위한 밑그림을 그렸다. 신세계그룹은 2011년 신세계와 이마트를 별도 법인으로 분할하고 이마트 아래에 슈퍼·편의점·호텔·건설 사업을, 신세계 아래에는 백화점·패션·아울렛·면세점을 뒀다. 이마트는 정용진 회장에게, 신세계는 정유경 회장에게 맡기기 위해서다.

이후 신세계그룹 오너일가는 지분 정리를 통해 계열분리 작업을 지속했다. 2016년에는 정용진·정유경 회장이 각자 보유 중이던 신세계와 이마트 지분을 맞교환했다. 이 지분 교환으로 정용진 회장이 가진 신세계 지분과 정유경 회장이 보유한 이마트 지분은 각각 '0'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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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이명희 총괄회장은 2020년 자신의 이마트·신세계 지분 8.2%씩을 정용진·정유경 회장에게 각각 증여해 두 사람을 이마트와 신세계의 최대주주로 만들었다. 이어 지난해에는 두 정 회장이 모두 회장으로 올라섰고 본격적인 계열분리 선언까지 이어졌다.

정용진 회장에 대한 지분 승계가 마무리된 가운데 다음 스텝은 정유경 회장의 신세계 지분 승계가 될 전망이다. 정유경 회장은 현재 신세계 지분 18.56%를 가진 최대주주다. 이명희 총괄회장은 아직 신세계 지분 10%를 보유하고 있다. 신세계는 아직 이명희 총괄회장과 정유경 회장 사이의 지분 매각 계획에 대해 정해진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정용진·정유경 회장이 각각 이마트, 신세계 지분을 넘겨 받게 된 후에는 계열분리 작업이 본격화 할 전망이다. 이미 이마트부문과 신세계부문 사이의 지분 정리가 끝나, 양사가 함께 지분을 보유한 계열사는 SSG닷컴(이마트 45.6%, 신세계 24.4%)이 유일하다. 업계에서는 신세계가 보유한 SSG닷컴 지분을 이마트에 양도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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