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용산구 이촌동 신동아건설 본사 모습.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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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 브랜드 ‘파밀리에’로 유명한 중견 건설사 신동아건설이 연초부터 법정관리에 들어갔습니다. 신동아건설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사업에 대출을 내준 여러 금융사가 갑작스러운 법정관리 소식에 놀란 가운데 캐피털업계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습니다. 캐피털사들이 신동아건설의 법정관리 직전에 400억원 넘는 채권을 다른 금융사에 넘겼기 때문입니다. 금융권 내에선 이번 극적인 채권 이전을 두고 “운이 좋았다”는 후문이 전해집니다.
나이스신용평가(나신평)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연말 기준 캐피털업계의 신동아 건설 부동산 PF 익스포저(위험노출액)는 133억원입니다. 이는 지난해 9월 말(573억원)과 비교하면 440억원 감소한 수준입니다. 나신평은 익스포저가 단기간 내 줄어든 이유에 대해 “리파이낸싱으로 익스포저 잔액이 크게 축소된 것으로 파악된다”고 설명했습니다.
기존 부동산 PF 대출을 새로운 조건으로 갱신하거나 다른 금융사 대출로 갈아탈 때 리파이낸싱이란 표현을 씁니다. 지난해 9월만 해도 3개의 중형 캐피털사가 신동아건설 사업에 대주단으로 참여하고 있었습니다. 시간이 흘러 지난해 4분기 중 2개 캐피털사의 채권이 만기 됐습니다. 이 두 캐피털사는 만기를 연장하지 않고 다른 금융사에 채권을 넘겼습니다. 리파이낸싱이 이뤄진 것입니다. 그리고 올해 1월 6일, 신동아건설은 서울회생법원에 기업 회생 절차(법정관리) 개시 신청서를 냈습니다.
결과적으로 두 캐피털사는 440억원을 온전히 지켜냈지만 신동아건설 부실을 예견하고 채권을 처분한 것은 아닙니다. 지난해 연말까지만 해도 캐피탈업계는 신동아건설에 큰 관심을 두지 않았습니다. 동영호 나신평 수석연구원은 “캐피털업계가 사전에 신동아건설의 부실 조짐을 파악하고 채권을 빼낸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원래 금융사 간 만기 채권 이전은 활발하다”며 “공교롭게도 신동아건설 회생 신청 전에 두 캐피털사가 만기를 연장하지 않고 대주단에서 빠졌다”고 덧붙였습니다.
김태호 기자(teo@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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