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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남4구역 ‘래미안 글로우힐즈’ 조감도. 삼성물산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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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군 이래 최대 재개발 사업’으로 불리는 용산구 한남뉴타운의 노른자위 구역인 한남4구역의 시공권이 삼성물산 건설부문에 돌아갔다. 시공능력평가 1·2위인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의 맞대결 속에 파격적인 사업 제안이 잇따라 나와 업계와 시장의 관심을 모았고 결과는 ‘박빙’ 예상을 깬 삼성물산의 압승이었다. 부동산 업계에선 이번 결과가 이후 정비사업 수주전에 끼칠 영향이 적지 않다고 보는 분위기다. 분양을 기다리는 수요자로서는 일반분양 물량이 많은 한남4구역의 주택 공급 일정도 관심사로 떠올랐다.
19일 삼성물산과 부동산 업계 말을 종합하면, 18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교회에서 열린 한남4구역 조합원 총회에서 삼성물산은 조합원 투표자 1026명(전체 조합원은 1153명) 가운데 675표(65.8%)를 얻어 시공사로 뽑혔다. 현대건설은 335표를 확보했고, 기권·무효표가 16표였다. 이에 따라 삼성물산은 총 4개 구역에서 사업이 진행 중인 한남뉴타운 재개발 사업에 ‘래미안 글로우힐즈’ 브랜드를 앞세워 첫 진출하는 데 성공했다. 반면 앞서 수주한 한남3구역에 이어 4구역까지 ‘디에이치(The H) 타운’을 지으려던 현대건설은 계획을 접게 됐다.
한남4구역은 서울 용산구 보광동 일대를 재개발해 총 51개동, 2331가구 규모 아파트를 짓는 사업으로, 조합이 제시한 사업비가 약 1조5700억원에 이르는 대형 프로젝트다. 한남뉴타운 가운데서도 5구역과 함께 한강변에 접해 입지가 좋은 곳으로 손꼽혀 왔고, 일반분양 물량도 최대 1천가구에 달해 사업성도 양호하다. 이에 지난해 11월 입찰 참여 출사표를 낸 두 건설사는 조합원의 수익성 극대화와 공사비 절감, 해외 유명 설계사와의 협업을 통한 한강 조망권 확보, 차별화된 커뮤니티 시설 등을 앞세우며 막판까지 조합원 표심잡기에 총력을 기울였다.
업계에선 책임준공, 공사기간, 공사비 등에선 현대건설 제안이 앞선 반면 금융지원을 비롯해 한강 조망을 최대한 확보한 설계와 조경 등 한남4구역의 차별화 전략은 삼성물산이 양호하다는 평가를 내놓으면서 ‘초박빙’ 승부를 예측해 왔다. 이에 뚜껑을 열었더니 상당한 표차가 난 것은 뜻밖이라는 반응이 나온다. 이름을 밝히길 꺼린 정비업계 한 관계자는 “분담금을 입주 후 4년 뒤에 내도록 한 삼성물산 금융지원책이 먹힌 것 같다”면서 “현대건설이 전통적 방식인 외주용역인(OS) 중심으로 조합원 설득에 나선데 반해 삼성물산은 정직원 중심으로 활동한 것도 영향을 끼쳤다”고 말했다.
삼성물산은 이번 4구역 수주로 현대건설(3구역), 대우건설(2구역), 디엘이앤씨(5구역·유력) 등에 이어 한남뉴타운 재개발에 참여하는 주요 건설사 명단에 이름을 올리게 됐다. 또 이번 수주전이 올해 하반기 정비사업 ‘최대어’로 손꼽히는 압구정3구역 등 서울 주요 재개발 사업의 전초전이었다는 점에서 수주전략상 유리한 고지를 점한 것으로도 평가된다. 한남4구역은 이주와 철거를 거쳐 내후년께 착공에 들어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이며, 일반분양은 2028년 전후로 예상된다. 현행법상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되지만 땅값이 비싼 곳인데다 건축비 상승 요인까지 겹칠 경우 일반분양가는 강북 최고 수준인 3.3㎡당 6천만~7천만원대로 추정된다.
최종훈 선임기자 cjh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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