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EU산 유제품, 대미 수출량 최대
트럼프 대선 승리 작년 11월, 와인 수출 18%↑
유럽 낙농업계 "트럼프 관세, 큰 도전 과제"
유럽와인생산자협회 "신시장 개척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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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유럽연합(EU)과 미국 간 무역갈등 가능성이 커지면서 프랑스산 와인과 아일랜드산 버터 등 유럽산 농식품의 대미 수출이 크게 늘었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1~11월 EU산 유제품 약 23만6000톤(t)이 미국으로 수출됐다. 이는 EU 집행위원회가 2010년 이후 통계를 집계한 이래 가장 많은 수출량이다.
와인 수출도 급증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에서 승리한 지난해 11월에는 EU의 대미 와인 수출량이 전년 동기에 견줘 18%나 늘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상호관세 부과 방침을 공식 발표한 데 이어 이날 상무부와 무역대표부(USTR) 등 연방기관에 다른 국가에서 시행하고 있는 관세 및 비관세 장벽에 맞춰 관세율을 조정하는 방법을 연구하도록 지시하는 행정 명령에 서명했다.
상호 관세는 각국이 미국 상품에 적용하는 관세율만큼 미국도 상대국 상품에 관세를 부과하는 것을 의미한다. ‘눈에는 눈, 이에는 이’처럼 미국의 무역파트너 국가들이 관세 및 세금으로 미국 기업에 불리하게 대응하면 이에 맞춰 똑같이 관세율을 올리겠다는 게 트럼프 대통령의 구상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EU의 자동차 관세를 대표적인 무역 사례로 지적하며 ‘불공정 무역’이라고 주장해왔다. 그간 EU가 미국산 자동차에 10% 관세를 부과하는 반면, 미국은 유럽산 자동차에 2.5% 관세만 부과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기도 했다. 이에 상호관세가 사실상 유럽을 겨냥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부가가치세(VAT·부가세)는 관세보다 징벌적 세금”이라고 지적한 것도 EU를 정조준 한 것으로 보인다. 이달 초 트럼프 대통령이 전 세계 모든 철강 및 알루미늄 수입품에 대한 25% 관세 부과 방침을 발표하자 EU는 “확고하고 비례적인 대응 조치”를 천명했다.
유럽은 최근 불안정한 날씨와 높은 에너지 가격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치즈, 와인 등 고급 상품의 주요 수출 시장인 미국과의 무역 마찰이 빚어지게 되면 더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
앞서 트럼프 1기 정부 당시 스페인 올리브와 독일 와인, 아일랜드 위스키를 겨냥한 타깃을 삼아 무역 거래에 차질을 빚기도 했다.
스톤X의 존 랭커스톤 유럽·중동·아프리카 낙농 및 식품 컨설팅팀장은 “미국의 관세 부과 가능성은 이미 예고됐다”면서 “과거 사례를 보면, 유럽 유제품 생산업체들은 자신들이 관세 부과 대상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알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쥬카 리키탈로 유럽낙농무역그룹 사무총장은 “미국 시장에 많이 노출된 유제품 회사들에게 관세는 매우 큰 도전 과제가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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