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이슈 음주운전 사고와 처벌

음주운전 차량에 반강제로 동승한 사람… 손해배상 책임 있을까? [별별화제]

0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렌터카 회사가 음주운전자의 차량에 반강제로 동승한 사람에게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으나 법원은 동승자의 손을 들어줬다. 동승자가 운전자의 음주운전이나 과속을 방조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다.

5일 대한법률구조공단에 따르면 전주지방법원은 렌터카 회사가 동승자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고의 항소를 기각한다”고 판결했다.

사건 당시 청소년이었던 A씨는 일행과 식사를 하다가 반강제로 B씨가 음주상태에서 운전하는 차량에 탑승했다. A씨는 B씨가 음주상태임을 인지해 탑승을 거부했으나 평소 폭력적인 성향에 동종 전과가 있는 B씨의 일행에게 이끌려 강제로 차량에 탔다.

결국 B씨는 교통섬 경계석을 들이받았고 충격으로 차가 오른쪽으로 넘어졌다. 렌터카 회사 법인은 동승자인 A씨와 B씨 등 일행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원고인 법인은 A씨가 B씨가 음주상태에서 과속으로 운전하는 것을 방조해 차량 수리비를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했다.

공단은 A씨를 대리해 운전자인 B씨가 과거 폭행 등의 전과가 있음을 지적하며 “심리·물리적 강요로 A씨가 원하지 않게 동승하게 됐다”고 항변했다.

법원은 공단의 주장을 받아들여 “A씨가 차량에 동승했다는 사실만으로는 운전자의 음주운전 내지 과속운전을 방조했다고 인정하기 부족하다”며 “원고의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고 판결했다.

사건을 담당한 공단 소속 김용재 공익법무관은 “법원이 단순히 차량에 동승한 자에게는 방조를 근거로 민사적 손해배상 책임을 물을 수 없음을 확인했다”며 “경제적으로 어렵거나 법을 몰라 법의 보호를 받지 못하는 사람에 대한 법률구조의 목적으로 설립된 대한법률구조공단의 설립 취지와 부합하는 판결이다”고 말했다.

김천=배소영 기자 soso@segye.com

ⓒ 세상을 보는 눈, 세계일보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세계일보 주요 뉴스

해당 언론사로 연결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