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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인텔, 다시 날개 달까…반도체 전문가 새 CEO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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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 케이던스 출신 립부 탄 신임 CEO 임명

'매각 가능성 제기' 파운드리 부문 재건 강조

"TSMC, 엔비디아 등과 파운드리 공동 투자 제안"

[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김상윤 뉴욕 특파원] 미국 반도체 제조업체 인텔이 기사회생할 지 시장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세계 최대 반도체 파운드리 기업인 대만 TSMC를 비롯한 반도체 회사들이 인텔에 공동 투자를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인텔은 이날 이사회의 전 멤버였던 립부 탄(65)을 최고경영자(CEO)로 임명했다. 탄 신임 CEO가 미국 반도체의 상징인 인텔을 위기에서 구해낼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립부 탄 인텔 신임 최고경영자(CEO)(사진=인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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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 CEO “인텔은 승리할 능력 있다”

12일(현지시간) 인텔은 케이던스 디자인시스템 대표를 거친 립부 탄(65) 신임 CEO가 오는 18일부터 인텔을 이끈다고 밝혔다. 그는 이사회에도 다시 합류할 예정이다.

탄 CEO는 “인텔은 강력하고 차별화된 컴퓨팅 플랫폼, 방대한 고객 기반, 견고한 제조 기반을 보유하고 있다”면서 “고객에게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고 주주 가치를 창출하기 위해 사업을 재편하는 등 중요한 기회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인텔의 경쟁력 회복이란 과제를 떠안은 탄 CEO는 이날 직원들에게 보낸 메모에서 “나는 인텔이 승리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굳게 믿는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특히 그는 반도체 설계 부문과의 분리, 혹은 매각 가능성이 제기되는 인텔의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부문을 재건하겠다는 의욕을 내비쳤다. 팻 겔싱어 전 CEO와 같은 목표다. 탄 CEO는 “우리(인텔)는 세계적인 수준의 반도체 제조회사라는 명성을 회복하고, 또 세계적 수준의 파운드리 업체로 자리매김하며 고객들에게 최고의 만족을 제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면서 “새로운 인텔을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때 반도체 시장 강자였던 인텔은 엔비디아 등 인공지능(AI) 칩 제조업체들과 경쟁에서 뒤처지면서 시장에서 설 자리를 잃었다. 개발과 설비 등을 위해 막대한 자금이 필요한 시점에 실적 악화에 따른 재정난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겔싱어 전 CEO는 지난해 대대적인 구조조정 계획을 발표했으나 지난해 12월 사임하면서 인텔은 한동안 임시 CEO 체제로 운영됐다.

월가는 탄 CEO의 임명을 환영하는 분위기다. 이날 시간외 거래에서 인텔은 10% 넘게 급등했다. 투자회사 번스타인의 스테이시 래스곤 애널리스트는 “인텔에 좋은 소식”이라면서 “인텔이 CEO를 선택한다면 탄이 가장 적절한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투자은행 레이먼드제임스의 스리니 파주리 애널리스트는 탄 CEO의 전문성과 오랜 경력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탄 CEO가 파운드리 부문을 분리할지는 불확실하다”고 짚었다. 그는 “그런 움직임이 없다면 인텔은 지금보다 더 나은 칩을 생산할 수 있다는 것을 입증해야 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말레이시아 태생인 탄 CEO는 반도체 설계·파운드리 부문에서 20년 넘는 경력을 자랑한다. 그는 싱가포르 난양대에서 물리학을 전공했으며, 이후 매사추세츠 공과대학(MIT)에서 원자력 공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샌프란시스코 대학교에서 경영학 석사(MBA)를 취득했다. 벤처 투자 분야에서 경력을 쌓은 탄 CEO는 2004년 반도체 설계를 위한 전자 설계 자동화(EDA) 시장 강자인 케이던스 이사회에 합류했다. 2008년 공동 CEO가 된 후 2009년 단독 CEO로 올라섰으며, 이후 10년 이상 회사를 이끌다 2023년까지 이사회 의장을 맡았다. 지난해 8월 물러나기 전까지 인텔 이사회에서도 약 2년 동안 활동했다.

인텔, 경쟁사와 공동투자로 재건 모색

과거의 명성을 되찾으려는 인텔은 경쟁사들과의 협업 또는 투자를 모색하고 있다. 전날 로이터통신은 TSMC가 엔비디아·AMD·브로드컴·퀄컴 등 미국 반도체 업체들에 인텔 파운드리 부문에 대한 공통 투자를 제안했다고 보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미국 산업의 상징인 인텔 파운드리 재건과 관련해 TSMC에 지배 지분 인수 등 도움을 요청한 이후에 이 같은 제안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TSMC는 트럼프 행정부가 인텔 파운드리 부문의 소유권이 외국 기업에 넘어가는 걸 원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고, TSMC가 이미 미국에 대규모 투자를 진행하고 있는 상황에서 재정적 부담을 덜기 위해 미국 기업들과 ‘동맹’을 구축하려는 것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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