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3.17 (월)

기업 72%, 개인정보처리방침과 다르게 고객 개인정보 관리

0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개인정보처리방침 평가제 결과 발표…네카오, 알리·테무, 빅5 병원 등 조사

외국계 기업 절반은 '국내대리인 제도' 형식적 운영

연합뉴스

전체회의 주재하는 고학수 위원장
(서울=연합뉴스) 최재구 기자 = 개인정보보호위원회 고학수 위원장이 26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전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5.2.26 jjaeck9@yna.co.kr


(서울=연합뉴스) 이상서 기자 = 빅테크와 온라인 쇼핑몰, 병의원 등 국민생활과 밀접한 기업의 72%가 개인정보처리방침(이하 처리방침)에 기재한 내용과 다르게 고객의 개인정보를 수집하고 관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16일 이런 내용이 담긴 '2024년 개인정보 처리방침 평가제'(이하 평가제) 결과를 공개했다.

처리방침은 수집, 이용, 제공, 위탁 등 개인정보를 처리하는 기준과 안전조치에 관한 사항에 대해 개인정보처리자가 스스로 작성한 문서를 가리킨다.

작년 개인정보위는 인공지능(AI) 등 신기술 발전과 함께 개인정보 처리의 중요성이 부각됨에 따라 '평가제'를 처음으로 도입했다.

평가 분야는 ▲ 빅테크 ▲ 온라인 쇼핑 ▲ 온라인플랫폼(주문·배달, 숙박·여행) ▲ 병의원 ▲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 엔터테인먼트(게임, 웹툰) ▲ AI 채용 등 국민 생활과 밀접한 7개 분야다.

매출액과 처리하는 개인정보 유형, 관련법 위반 여부 등을 고려해 네이버, 카카오, 구글, 메타, 쿠팡, 알리, 테무, 우아한형제들, 삼성서울병원·서울대병원 등 '빅5 병원', 넥슨코리아, 넷마블, 마이다스인 등 49곳을 평가 대상으로 선정했다.

평가 항목은 ▲ 개인정보보호법에서 규정한 처리방침 포함 사항을 적정하게 정했는지(적정성) ▲ 알기 쉽게 작성했는지(가독성) ▲ 정보주체가 쉽게 확인할 수 있는 방법으로 공개하는지(접근성) 등이다.

전문가위원 평가와 이용자평가단 평가를 통한 항목별 점수(100점 만점)는 가독성(69.1점), 접근성(60.8점), 적정성(53.4점) 순으로, 개선이 가장 필요한 분야로 '적정성'이 꼽혔다.

조사 결과 기업의 72%는 처리방침 내용과 실제 개인정보 수집 범위와 처리 목적, 항목, 보유기간이 다른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개인정보위는 기업이 신규 서비스를 도입하거나, 기존 서비스를 변경·폐지할 경우 처리방침에 이를 정확하게 반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부 기업은 '법령에 따라 파기하지 않고 보관하는 개인정보'에 대해 어떤 개인정보를 보관하는지 구체적으로 기재하지 않아 정보주체 입장에선 어떤 개인정보가 언제 파기되는지 알기 어려웠다.

아울러 국내대리인 지정 의무 대상인 10개 외국계 기업 중 5곳은 국내대리인이 실제 개인정보 관련 민원·열람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는 등 제도를 형식적으로 운영하고 있었다.

접근성 분야의 경우 웹사이트 기준으로 이용자가 처리방침 메뉴를 찾으려면 평균 12회의 스크롤 다운을 해야 했고, 일부 온라인 쇼핑 분야 기업은 50회 넘게 스크롤을 내려야만 했다.

연합뉴스

카카오 판교아지트에 전시된 카카오프렌즈 캐릭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반면에 서울성모병원, 롯데관광개발, 홈플러스, 지마켓은 처리방침에 기재된 개인정보 열람부서를 통해 정보주체가 즉시 개인정보 관련 민원을 제기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이들의 권리보장을 위해 노력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네이버와 카카오 등 국내 포털사업자는 개인정보 처리의 목적과 처리하는 개인정보의 항목을 서비스 단계별로 구체적이고 명확하게 기재해 적정성 분야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해외사업자의 경우 가독성, 접근성, 적정성 등 모든 분야에서 국내 기업보다 낮은 평가를 받았다.

연합뉴스

국내외 기업 평가분야 별 비교
[개인정보보호위원회 제공]


개인정보위는 평가 결과를 기업에 통보해 개선을 유도하고, AI·스마트 홈(홈 IoT) 등 국민 생활에 밀접한 분야를 중심으로 한 '2025년 처리방침 평가계획'을 5월 중에 발표할 예정이다.

양청삼 개인정보위 개인정보정책국장은 "평가 결과를 바탕으로 관련 제도를 보완해 처리방침의 실효성을 높여 나가겠다"고 말했다.

shlamazel@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연합뉴스 앱 지금 바로 다운받기~
▶네이버 연합뉴스 채널 구독하기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