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엔비디아 AI칩에 연결 예상
19일 공개된 SK하이닉스의 6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4) 12단 샘플. SK하이닉스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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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 개발용 가속 컴퓨팅의 핵심 역할을 하는 초고성능 D램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을 이끌고 있는 SK하이닉스가 6세대 HBM(HBM4) 샘플 제품을 19일 세계 최초로 공개했다. 2022년 업계에서 처음 HBM 대량 생산에 성공한 이 회사가 차세대 AI 메모리 경쟁에서도 또다시 앞서가며 시장 주도권을 놓지 않을 기세다.
SK하이닉스는 이날 "HBM 시장을 이끌어 온 기술 경쟁력과 생산 경험을 바탕으로 당초 계획보다 빨리 HBM4 12단 샘플을 출하해 고객사들과 인증 절차를 시작한다"면서 "양산 준비 또한 하반기 내로 마무리해 차세대 AI 메모리 시장에서의 입지를 굳건히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회사의 HBM4는 AI 반도체 분야의 선두 주자 엔비디아가 2026년 내놓을 AI 칩 '루빈'에 연결될 전망인데 SK하이닉스는 이보다 앞서 올해 하반기 대량 생산 체계를 갖추겠다는 것.
새 제품은 HBM 패키지 1개가 초당 2테라바이트(TB) 이상의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는 대역 폭을 보여줘 5세대 HBM(HBM3E) 대비 60% 이상 빨라졌다. 용량 또한 36기가바이트(GB)로 확대했다. SK하이닉스 HBM의 상징으로 꼽히는 '어드밴스드 MR-MUF1' 공정을 활용해 칩의 휨 현상을 제어하고 방열 성능도 높여 제품의 안정성 또한 보장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전방위 AI 메모리 공급자' 노린다
경기 이천시 SK하이닉스 'M16' 공장. SK하이닉스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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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가 HBM4 샘플을 꺼내놓으면서 이미 공급 중인 5세대(HBM3E)에 이어 6세대 개발 경쟁에서도 유리한 입지를 차지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 마이크론 등 경쟁사들 역시 올해 하반기에 6세대 제품을 양산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며 "SK하이닉스가 고객사들에 샘플을 보내 검증에 들어갔다는 것은 경쟁사들을 멀찌감치 따돌렸다고 볼 수 있다"고 해석했다.
특히 2026년 이후 HBM4 양산을 염두에 뒀던 이 회사는 엔비디아의 요청으로 이를 6개월 정도 앞당겼으며 심지어 엔비디아의 기대보다 더 빠른 속도를 내고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1월 미국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5'에서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와 면담한 후 "최근 하이닉스의 개발 속도를 선제적으로 높여 (엔비디아와) 서로 빨리 만드는 것을 하고 있다"고 공개했다.
1 MR-MUF
반도체 칩을 쌓아 올린 뒤 칩과 칩 사이 회로를 보호하기 위해 공간 사이에 액체 형태의 보호재를 주입한 후 굳히는 공정. HBM의 안정성을 높이고 양산도 용이하게 한다는 강점이 있다.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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