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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4 (월)

시골집에 도서관 열자 마음 나눌 이들이 왔다[낙서일람 樂書一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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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나는 숲속 도서관의 사서입니다
아오키 미아코 지음 | 이지수 옮김
어크로스 | 260쪽 | 1만6000원

대학 도서관 사서로 근무하던 저자는 업무와 인간관계 스트레스 등 도시 생활로 얻은 정신질환에서 벗어나고자 나라현 히가시요시노무라로 이주해 도서관 ‘루차 리브로’를 개관한다. 그는 가장 내밀한 공간인 집을 도서관으로 꾸민 뒤 개방한다. 그것은 “혼자 감당할 수 없는 문제를 함께 고민해달라”는 일종의 절박한 초대였다.

간절함에 응답하듯, 휴일이면 버스조차 닿지 않는 곳으로 사람들이 찾아왔다. 책은 도서관을 열기까지의 사연부터 책이라는 창문을 통해 만난 새로운 세계, 함께 책을 읽는 행위가 가져다 준 회복의 경험 등을 따뜻한 문체로 담아냈다.

그가 읽은 책에 대한 감상도 나눈다. 필리퍼 피어스의 <한밤중 톰의 정원에서>, 다니카와 슌타로의 <혼자>, 사사키 마키의 <난 역시 늑대야> 등 그를 사로잡았던 책들의 문장과 의미를 사서가 되어 풀어낸다.

저자는 “<혼자>를 처음 읽었을 때의 충격은 지금도 기억에 생생합니다. ‘엄마는 모두와 사이좋게 지내라지만 나는 나야. 모두와 달라… 혼자여도 나는 외톨이가 아니야. 나는 잠자리랑 친구, 비바람이랑 친구, 하늘이랑 친구, 별이랑 친구, 우라시마 다로도 내 친구.’ 이런 구절을 접하고 어린 마음에도 이렇게 생각해도 되는구나 하며 희망”을 얻었다고 말한다.

시골 도서관에서 보내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우리 안에 흐르는 시간을 무시해야만 살아갈 수 있는” 도시 생활의 기억은 사라진다. 저자는 드디어 자신만의 흐름대로 시간을 산다. 자유는 자신의 시간을 사는 데서부터 온다.

작은 책방을 운영하는 이들의 추천사가 여럿 실렸다.

고희진 기자 goj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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