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지원 기자]
이병헌 / 사진=텐아시아D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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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이 극장에서 본 제 첫 영화가 '광해, 왕이 된 남자'였어요. 그다음이 얼마 전 25주년을 기념해 특별 상영된 '공동경비구역 JSA'였죠. '승부'가 세 번째예요. 아들에게 '재밌게 봤냐'고 했더니 지금까지 본 제 영화들의 순위를 매겨주겠다고 하더라고요. '승부'가 1위였어요. 하하하."
배우 이병헌이 영화 '승부'의 재미를 이같이 귀띔했다. '승부'는 바둑 레전드 조훈현(이병헌 분)이 제자 이창호와의 대결에서 패한 후 타고난 승부사 기질을 발휘해 다시 한번 정상에 도전하는 이야기. 이병헌은 세계 프로바둑 선수권대회에서 한국 프로바둑기사 최초 우승자인 조훈현 역을 맡았다.
'승부' 포스터. / 사진제공=바이포엠스튜디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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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님이 가장 힘들었겠죠. 영화 '보안관'을 찍고 몇 년 만에 정성껏 만든 영화가 혹시나 관객을 못 만나면 어쩌나 우려했을 테죠. 지금 상황에서 가장 힘든 건 그 친구, 유아인 씨일 겁니다. 마음이 많이 다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극 중 조훈현이 이창호에게 진 뒤 망연자실해 거실에서 담배 피는 장면이 있어요. 그 장면 촬영 전날 시상식이 있었는데, 유아인 씨와 같은 부문에 노미네이트됐어요. 상은 유아인 씨가 탔죠. 감독님이 연기 디렉팅을 주길래 '어제 같은 감정인 거죠?'라고 우스갯소리를 했습니다 .하하."
조훈현과 이병헌. / 사진제공=바이포엠스튜디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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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부'는 실화와 실존 인물을 바탕으로 한 작품. 이병헌은 영화를 준비하며 실제로 조훈현 내외를 만나기도 했다. 이병헌은 "국수님의 성격, 심성, 버릇 같은 것들을 관찰하기 위해서 더 애썼다"며 "국수님이 말씀이 많으시더라. 자부심과 자신감이 굉장했다. 저는 그날 거의 말을 못 했고 계속 듣기만 하다가 왔다"면서 폭소를 자아냈다.
극 중 제자에게 패배하고 얼빠진 조훈현. 이병헌은 이 장면 속 인물의 감정이 "이 영화의 가장 핵심적인 감정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조 국수님에게도 당시의 심정을 들었죠. 당신이 질 거라고는 생각도 못 했다고 하더라고요. '제자가 이겼는데 마음이 어떠냐'는 질문을 받는 장면, 대국장을 도망치듯 나와 바깥 공기를 마시며 허탈해하는 장면. 그 상황과 감정이 영화의 핵심이라고 생각했고 잘 표현하고 싶었어요. 여간 만족스럽지 않아서 그 신을 찍고 며칠 뒤에도 감독님한테 '다시 찍으면 안 되냐'고 그랬죠. 틀려서가 아니고 또 다르게 표현해보고 싶어서요. 욕심이 생겼어요."
'승부' 스틸. / 사진제공=바이포엠스튜디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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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밌게 봤고, 감독이 정성스럽게 만든 것 같다고 하셨어요. 워낙 바둑 팬이고 그 시대를 직접 겪었던 분이잖아요. 당시 분위기를 잘 살렸다고, 여러 칭찬을 해주셨어요. 그런데 제 연기 칭찬은 안 해주셨어요. 하하."
이병헌 / 사진제공=바이포엠스튜디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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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헌은 차기작으로 박찬욱 감독의 '어쩔수가없다' 촬영을 지난 1월 마쳤다. 그는 "육체적으로 힘들고 요구하는 사항들이 복잡했지만 재밌고 행복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영화와 극장에 대한 깊은 애정을 표했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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