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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전기 밴·GM 픽업트럭 맞교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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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가 미국 제너럴모터스(GM)와 손잡고 북미 상용차 시장에 진출한다. 추후 차량 개발·공동구매 등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로이터통신은 20일(현지시간) 현대차와 GM이 북미 지역에서 상용차 모델을 공유하는 협상이 마무리 단계라고 보도했다. 현대차는 밴 형태 전기차 모델을 GM에 제공하고 GM은 중형 픽업트럭을 현대차에 제공하는 방식이다.

2024년 11월 20일자 A1·5면 보도

앞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지난해 9월 미국에서 메리 배라 GM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와 만나 "주요 전략 분야에서 상호 협력하며 생산비용 절감, 효율성 증대 및 다양한 제품군을 고객에게 신속하게 제공하기 위한 방안 등을 모색하겠다"며 포괄적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현대차가 조만간 GM에 제공하게 될 모델은 전기 상용차인 'ST1'으로 확인됐다. ST1은 미국에서 물품 배달에 많이 쓰이는 패널 밴 형태로 제작할 수 있다. 북미 소비자를 위한 소형 전기차 상용 모델이 없는 GM 입장에서는 매력적인 카드다. 현대차는 ST1을 반조립 형태로 GM에 수출해 GM이 미국 현지에서 조립·판매하도록 할 방침이다. 2028년부터는 북미에서 생산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며 북미 지역 생산을 위해서는 새 공장 건설이나 기존 시설에 생산라인 추가, 제조 위탁 등의 방안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현대차는 브라질 시장에서 판매할 수 있는 소형 SUV를 GM에 제공하는 방안도 고려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GM은 중형 픽업트럭인 쉐보레 콜로라도와 GMC 캐니언을 현대차 측과 공유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현대차 입장에서 미국 픽업트럭 시장은 아픈 손가락 중 하나다. 픽업트럭은 미국 소비자에게 가장 인기 있는 차종으로 미국 내 판매량이 연 300만대를 넘는다. 하지만 GM, 포드 등 미국 자동차 업체들의 시장 장악력이 워낙 큰 데다 수입산 픽업트럭에 고율 관세를 부과하는 미국 정부 정책 때문에 일찌감치 현지 생산을 택한 일본 자동차 회사를 제외한 업체들은 미국 픽업트럭 시장 진출이 쉽지 않다.

이 때문에 현대차는 GM의 픽업트럭을 자체 딜러망을 통해 판매하는 방식을 택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차는 수익성이 좋은 GM의 대형 픽업트럭도 공유받기를 원하고 있으나 GM 측은 이를 논의 대상에서 제외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다만 픽업트럭 공유와 관련된 협상은 아직 완전한 결론에 이르지 못한 상태로 상황에 따라 변동이 있을 수도 있다.

다만 두 회사의 파트너십은 지속적으로 강화될 전망이다. 현대차와 GM은 제품 공유뿐만 아니라 전기차 등 미래차 관련 기술, 배터리 소재, 자동차용 반도체 칩 연구와 관련해서도 협력할 채비를 갖추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부품 공급처도 공동으로 관리해 부품 조달비용을 줄이는 방법 역시 모색하고 있다. 지난 20일 열린 현대차 정기 주주총회에 참석한 호세 무뇨스 현대차 대표는 "GM과는 차량 개발, 공동구매를 포함한 다양한 측면에서 협력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가 마주한 가장 큰 위협은 싼 가격과 정부 지원으로 무장한 중국 자동차 업체들"이라며 "중국 공세에 맞서 신기술 개발과 생산비용을 낮추기 위해 GM, 도요타 등 글로벌 기업들과 협력을 강화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미국 백악관은 이날 보도 자료를 통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통상정책 성공 사례로 현대차그룹의 대미 투자를 꼽았다. 백악관은 엔비디아가 향후 4년간 미국에 추가 투자할 것이라고 언급하면서 "현대자동차는 미국 내 생산 현지화를 계획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현대차그룹은 이달 말 미국 조지아주에서 연 30만대 이상 차량을 생산할 수 있는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준공식을 열고 아이오닉5 등 전기차(EV)와 하이브리드카(HEV)를 본격적으로 생산할 계획이다.

[김동은 기자 / 최현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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